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원제 : Rufus Goes To School)
킴 그리스웰 | 그림 발레리 고르바초프 | 옮김 김유진 | 국민서관
(발행 : 2014/09/30)


그림책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의 일러스트레이터의 이름이 낯이 익습니다. 발레리 고르바초프, 혹시나 우리가 알고 있는 고르바초프의 딸이 아닐까 싶어서 찾아보니 죄송스럽게도 남자분이었습니다. 그 고르바초프와는 무관해 보이기도 하구요. 우크라이나 사람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흐류샤’라는 꼬마 돼지 캐릭터로 어린이책 분야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작가라고 하는군요. 현재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꼬마 돼지 캐릭터에 일가견이 있어서인지 이번 그림책의 주인공 루퍼스 역시 귀여운 아기 돼지입니다. 꼬마 돼지 루퍼스가 학교에 간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꼬마 돼지 루퍼스 리로이 윌리엄스 3세한테는 좋아하는 책이 있어요. 루퍼스는 늘 그림책을 들여다봤어요. 그림들을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구요. 하지만 루퍼스는 글을 읽을 줄 몰랐대요. 루퍼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 속에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는지 궁금했어요.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그래서 루퍼스는 학교에 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글 읽는 법을 배우려구요. 하지만, 활짝 열려 있을 줄만 알았던 학교에 들어가기가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아요. 교장 선생님이 루퍼스가 학교에 다니는 것을 허락해 주지 않았거든요.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왜냐구요? 그거야 물어 보나마나죠. 아이들이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는 교실에 돼지 한 마리가 들어가서 할 수 있는게 뭐겠어요? 꼬마 돼지도 골치지만 덩달아 아이들까지도 장난을 쳐대서 수업이 엉망진창이 될 게 뻔하잖아요.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하지만, 루퍼스가 교장 선생님의 이런 걱정을 알리 없죠. 글 읽는 법이 너무나 배우고 싶은 루퍼스는 자신에게 부족한게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교에 있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과 어떻게 다른지 유심히 관찰하죠. 다른 아이들에게는 있는데 자신에게는 없는 것이 무엇인지 가만히 보고 있자니 도시락 가방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도시락 가방을 준비해서 다시 교장 선생님을 찾아 가 보지만 이번에도 역시 퇴짜를 맞습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루퍼스가 아니죠. 이번엔 낮잠 자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답은 바로 담요였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로 담요 때문이었을까요? 당연히 아니죠. 담요를 준비해 갔지만 역시나 교장 선생님은 루퍼스를 받아 주지 않습니다.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루퍼스는 교장 선생님에게 절대로 말썽 피우지 않겠다고 맹세를 합니다. 친구 얼굴에 손도장도 안 찍을 거고, 낮잠 시간에 물구나무서기도 안 하고, 창문에 돼지 코 자국도 안 남기겠다고 말이죠. 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꿈쩍도 하지 않아요. 오히려 루퍼스에게 이렇게 다그칩니다.

“겨우 그게 다냐?”

루퍼스는 곰곰이 생각합니다. 도대체 학교에 다니려면 뭐가 필요한 걸까요? 한참을 생각한 끝에 루퍼스는 자신이 학교에 다니고 싶은 이유를 말합니다.

제게는 이 책이 있어요.
저는 여기에 있는 글을 읽고 싶어요.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바로 그거야!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구나!”

자신의 책에 담긴 글을 읽고 싶다는 루퍼스의 대답이 교장 선생님의 마음에 쏙 들었나봅니다. 교장 선생님은 흡족한 웃음을 지으며 루퍼스를 데리고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교실로 데려갔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친구를 소개합니다. 바로 꼬마 돼지 루퍼스 리로이 윌리엄스 3세 말입니다.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루퍼스는 ㄱ, ㄴ, ㄷ을 배우는 걸 좋아했어요.
1, 2, 3 을 배우는 것도 좋아햇어요.
또 점심시간이랑 낮잠 시간도 좋아했어요.

하지만 루퍼스는 그중에서도 이야기 시간을 제일 좋아했어요.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껏 꿈꿀 수 있었거든요.

교장 선생님이 원한 건 배움에 대한 열정

교장 선생님은 루퍼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은 바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멋진 가방, 예쁜 도시락통, 포근한 담요 따위는 없어도 학교 다니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학교에 갈 때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닌 ‘배움에 대한 열정’입니다. 이런 건 아무리 말로 설명을 해 준들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가슴에 와닿지 못합니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은 루퍼스의 애를 태우면서도 왜 학교에 다니려고 하는지,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달을 시간을 줬던 것 아닐까요?

가장 좋은 동기부여는 절실함

요즘 우리 아이들 배우는 게 엄청 많죠. 한글, 영어는 기본이고 과학, 미술, 음악 등등 어려서부터 시작되는 조기 교육의 열기 탓에 말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하고 싶은 건지 아닌지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엄마에게 등 떠밀려 다니며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다 보니 정작 자신을 위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엄마 아빠에게 위세를 떨거나 히스테리를 부리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다 너를 위해서 이러는 거야!’라는 말이 귀에 들어올리 없죠. 그런 말은 엄마 아빠 입장일 뿐 아이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모처럼 엄마 아빠의 허락을 받아 게임을 할 때 아이들을 한 번 가만히 지켜 보세요. 아이들이 얼마만큼 몰입해 있는지 말이죠.

내가 좋아서, 나에게 필요해서 하는 것 만큼 좋은 동기부여는 없지 않을까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스스로 필요함을 느껴서 할 때 아이들은 쉽게 몰입할 수 있고, 억지로 할 때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공부건 독서건 피아노건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지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고의 동기부여입니다.

아이들이 절실함을 느낄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어느 세월에 스스로 공부하냐구요? 그러게요… 기다릴 것이냐 몰아 세울 것이냐는 분명 엄마 아빠의 선택에 달린 문제겠죠. 그 선택은 엄마 아빠의 몫입니다.

책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주는 가치

꼬마 돼지 루퍼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배움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의 꿈을 찾고,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이다.” 라고 말입니다.

루퍼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아는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의 꿈으로 삼았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글을 읽는 것을 배우는 것이었죠. 루퍼스는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되었구요. 이 모든 과정이 바로 배움의 과정이고, 자신의 꿈을 이뤄 가는 과정이었던 것 아닐까요?

수채화의 부드러우면서도 풍성한 색감의 그림은 꼬마 돼지 루퍼스와 꿈 많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예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제 곧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게 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생활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을 전해 주는 그림책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놓치지 마세요!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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