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돌려줘!
책표지 : 북스토리아이
우리 아빠 돌려줘! (원제 : Give Me Back My Dad!)

글 로버트 먼치 | 그림 마이클 마르첸코 | 옮김 신소희 | 북스토리아이


커다란 물고기를 안은 채로 씩~ 웃으며 작은 물고기를 보고 있는 소녀와 달리 소녀에게 잡힌 물고기는 심드렁하면서도 이 상황이 아주 짜증스럽다는 표정입니다. “우리 아빠 돌려줘!”라는 제목과 표지 그림의 상황을 살펴 보면 작은 물고기가 소녀에게 아빠를 돌려달라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빠가 잡혔으니 애원을 해야 할 상황 같은데, 어째 작은 물고기는 잔뜩 화가 난 표정이네요. 이 셋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것 일까요?

우리 아빠 돌려줘!

스노모빌을 타고 썰매에 잔뜩 물건을 싣고 얼음 낚시를 하러 간 셰릴과 아빠. 얼음 낚시를 하기 전 아빠가 셰리에게 말했어요.

“여기는 말이야.”
“이 세상 최고의 낚시터란다. 하지만 물고기들이 똑똑하거든. 그러니까 네가 여기 물고기들을 잡으려면 무진장 똑똑해야 돼.”

셰릴은 아빠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자신이 세상 어느 물고기보다 똑똑하다고 대답해요. 그럼요. 물고기가 아무리 똑똑해 봤자죠. 그렇지 않나요? ^^

아빠는 낚시를 막 시작하는 셰릴에게 다시 한 번 주의를 주었어요. 여기 물고기들은 무척 똑똑하다구요. 다시 한 번 자신은 세상 어느 물고기보다도 더 똑똑하다고 주장하던 셰릴은 낚시줄을 움직였죠.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열심히 낚시대를 움직이고 있는데, 얼음 구멍 밖으로 초코바가 매달린 낚싯줄이 획~ 올라왔어요. 이게 대체 뭘까요?

우리 아빠 돌려줘!

아빠가 손대면 안 된다 소리치는 순간 이미 셰릴은 초코바를 잡아 버렸고, 그와 동시에 얼음 아래로 끌려 들어가 버렸습니다. 오잉??? 상황파악이 잘 안되는걸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우리 아빠 돌려줘!

아빠가 얼음 구멍에 대고 우리 아이를 돌려달라며 소리쳤어요. 그러자 커다란 물고기가 얼음 구멍으로 머리를 내밀고는 정당한 방법으로 당신의 아이를 붙잡았으니 돌려줄 수 없대요.

아~ 그러니까 낚시를 하러 간 셰릴이 오히려 물고기가 던진 초코바 미끼에 낚인 셈이군요. 아빠 말대로 여기 물고기들 보통이 아닌걸요. 화가 잔뜩 난 아빠의 얼굴을 마주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정당성을 어필하고 있는 물고기 모습에 웃음부터 납니다.

아빠는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었어요. 얼음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워 아빠 역시 작은 아기 물고기를 잡았죠. 그러자 아까 셰릴을 낚았던 아빠 물고기가 자기 아이를 돌려 달라 합니다. 아빠는 협상을 했어요. 우리 아이를 돌려줘야 네 아이를 돌려주겠다구요.

우리 아빠 돌려줘!

그렇게 아빠가 아기 물고기를 돌려주자 아빠 물고기도 셰릴을 얼음 구멍 밖으로 던져 주었습니다.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물고기 가족과 달리 아빠는 꽁꽁 얼어버린 셰릴을 데리고 텐트 안으로 들어가서 불을 쬐어 몸을 녹여주었어요. 얼마나 추웠는지, 얼마나 놀랐는지 셰릴이 놀란 모습 그대로 꽁꽁 얼어버렸네요.

셰릴의 몸이 녹자 아빠가 다시 한 번 주의를 줍니다. 여기 물고기들은 무진장 똑똑하니 얼음 구멍 밖으로 뭘 내밀든 절대로 잡으면 안 된다구요. 이제 셰릴은 물고기보다 자기가 더 똑똑하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저 아빠 말에 “알겠어요!”하고 대답했을 뿐이죠. ^^

셰릴은 낚싯줄을 위로 아래로 다시 움직였고 셰릴을 유혹하기 위해 초코바, 팝콘, 텔레비젼까지 차례차례 미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똑똑한 셰릴은 걸려들지 않았어요.(흠, 텔레비젼의 유혹에도 끄덕하지 않는 셰릴!!!)

우리 아빠 돌려줘!

그런데 어느 순간 5천만 원이 매달린 낚싯줄이 쑤욱 올라옵니다. 아빠가 소리쳤어요. “5천만 원!”하구요. 그와 동시에 돈을 붙잡은 아빠는 얼음 아래로 쏘옥~

아, 5천만 원! 이거이거……(저도 자신 없는걸요. 저 정도 액수면…^^). 이제 상황은 아까와 완전 반대가 되었어요.

“우리 아빠 돌려줘!”

셰릴이 얼음 구멍에 대고 소리치자 이번에는 아기 물고기가 물 위로 머리를 내밀고 네 아빠를 정정당당하게 붙잡았으니 돌려줄 수 없다고 말해요. 그 말에 셰릴은 커다란 미끼를 매달아 아빠 물고기를 잡고 아기 물고기와 아빠를 교환하자 협상을 하죠.

우리 아빠 돌려줘!

그렇게 셰릴은 아빠 물고기를 돌려주고 아빠를 돌려받았어요. 꽁꽁 언 고드름이 된 아빠를 텐트로 끌고 가 몸을 녹여준 셰릴이 아빠에게 물어봅니다.

“아빠, 왜 그 돈을 붙잡았어요? 아빠가 물고기보다는 똑똑한 줄 알았는데요.”

“당연히 내가 물고기보다 똑똑하지. 나는 네가 이 세상 어느 물고기보다 똑똑하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 네가 나를 밖으로 끌어낼 거라고 말이야. 그리고 이 돈은 아직 내가 갖고 있단다!”

마지막 반전까지 너무 재미있네요. 아빠는 정말 알고 있었던 거예요. 자신의 딸이 정말 똑똑하다는 사실을요. 그러고 보니 아빠는 오늘 얼음 낚시에서 물고기가 목적이 아니었군요. ^^ 흠, 그럼 여기 물고기는 정말 똑똑한 걸까요? 정말 멍청한 걸까요? 흠… 거부할 수 없는 진실 하나는 여기 물고기가 진짜 돈이 많다는 점이네요. ^^

두 사람은  5천만원으로 과연 무얼했을까요?

온 몸으로 보여 준 딸에 대한 아빠의 무한 신뢰

얼음 물 속에 딸과 자신을 빠뜨려 버린 아빠가 너무 철 없어 보였나요? 셰릴에게는 유혹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고, 아빠는 큰 액수의 돈을 얻었으니 멋진 도전이라고 할 수 있지않을까요? ^^ 그런 멋진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빠가 가지고 있는 아이에 대한 무한 신뢰 덕분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먼치는 “종이 봉지 공주“,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작가 입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서 어엿한 아빠가 될때까지의 과정을 통해 어머니와 자식간의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는 그림책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가 글을 읽는 모든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이라면, 이와 대조적으로 딸과 아빠의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키득키득 웃으며 책을 읽게 되는 작품이 바로 오늘 소개한 “우리 아빠 돌려줘!”입니다.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는 다르지만 두 책 모두 아이에 대한 엄마 아빠의 무한 사랑을 담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덜덜덜 떨리는얼음판을 배경으로 셰릴과 아빠, 아기 물고기와 아빠 물고기가 벌이는 두뇌 게임, 그 유쾌한 대결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