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책표지 : Daum 책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원제: The Remarkable Christmas Of The Cobbler’s Sons)

글 루스 소여 | 그림 바버러 쿠니 | 옮김 이진영 | 시공주니어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는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에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로 크리스마스가 되면 요정 왕 로린이 가난한 집을 딱 하나 골라 그 집 아이들에게 선물을 한아름 안겨준다는 옛 이야기를 루스 소여가 재미난 이야기로 재구성한 그림책입니다.

민속학을 전공한 작가 루스 소여는 여러나라에서 전해내려오는 민간 설화를 재구성해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드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나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작품 속에 많이 다뤘다고 합니다. 그림은 따뜻하고 섬세한 묘사, 우아한 화풍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바버러 쿠니가 맡아서 오래 묵은 옛이야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만나 새롭게 탄생시킨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담은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홀로 사내 아이 셋을 키우는 신기료 장수는 방이 딱 하나 뿐인 작은 오두막에서 어쩌다 들어오는 헌 신발을 고치는 일을 해서 세 아이들과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었어요. 하지만 먹을 거리가 생기면 신기료 장수는 아이들에게 즐겁고 신나는 요리를 만들어 주곤 했어요. 특히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을 담은 ‘스니츨 스노츨 스누츨’이라는 스튜를 만드는 날이면 가족 모두가 행복했습니다. 그런 날이면 그저 평범한 스튜도 아버지의 웃기는 이야기 때문에 더 맛있었답니다.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그런데 평화롭던 마을에 전쟁이 터지면서 생활이 더 고달파집니다. 모두들 신발 밑창이 덜그럭 거리고 뒷굽이 닳고 신발 끈이 떨어져도 질질 끌면서 더이상 신발을 고치지 않았고 더불어 신기료 장수는 일감도 떨어지고 말아요.

그럭저럭 버티며 살아가던 신기료 장수의 집에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자 먹을거리가 똑 떨어지고 말았어요. 신기료 장수는 마을로 돌아오고 있는 군인들의 군화를 고쳐 돈을 벌어 오겠다며 세 아이들만 집에 남기고 길을 떠납니다.

아버지가 떠난 뒤 추위와 무서움에 떨고 있는 세 아이들은 바람소리인지 노크소리인지 모를 소리를 듣습니다. 첫째인 프리츨이 창가로 가보니 작은 남자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어요. 아버지가 집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 당부했지만 바깥 날씨가 너무나 춥다는 것을 안 프리츨은 작은 남자를 오두막에 들입니다.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집 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난로에서 타고 있는 조그만 불길, 텅 빈 식탁과 텅 빈 솥을 들여다 보더니 화를 내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너희들이 죄다 먹어 치운 게로구나. 돼지들 같으니라고. 나를 위해 음식을 남겨 두지 않았다면, 적어도 나를 따뜻하게 해 줄 수는 있겠지?”

그 남자는 침대를 차지하고 앉아 추위에 떨고 있는 프리츨에게 그렇게 추우면 물구나무나 서보라고 했어요. 프리츨은 몹시 화가 났지만 어느새 작은 남자가 말한 대로 물구나무 서기를 하며 방을 돌고 있었어요. 그런데 프리츨이 돌 때마다 주머니에서 오렌지와 사탕이 떨어집니다. 작은 남자가 둘째 프란츨에게 물구나무 서기를 하라고 하자 프란츨의 주머니에서는 크리스마스 쿠키와 열매들이 떨어졌구요. 막내에게서는 금화와 은화가 떨어져 내렸어요.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춤을 추기 시작했고 침대를 쳐다 보며 작은 남자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말하려고 보니 어느새 그 작은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아이들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정리하고 나니 아버지가 먹을거리를 가지고 돌아오셨어요. 아이들은 차례로 그 날 밤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들이구나. 나는 그 이야기가 할아버지들이 손자에게 들려 주는 옛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로린 왕이 해마다 크리스마스에 딱 오두막 하나만, 딱 한 식구만 골라 찾아와 마법을 부려 자기가 가진 보물을 나누어 준다는 옛이야기가 있단다.”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가족이 모두 함께 모인 풍성하고 행복한 저녁 식사, 커다란 트리, 행복한 웃음, 반짝이는 불빛, 그리고 무엇보다 착한 아이에게 찾아 올 산타 할아버지가 떠오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넉넉한 몸매(?)의 산타 할아버지…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요정왕 로린은 굶주린 아이들에게 못되게 굴고 심지어 침대까지 빼앗으며 아이들에게 물구나무 서기를 하라 강요하죠. 산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어주는 대목입니다.(^^ 아마도, 세상 모두가 가장 행복해야 할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렇게 춥고 굶주린 이웃이 있다는 사실에 로린왕이 화가 난 건 아닌지…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신기료 장수 막내 아들이 말한 대로 아주 못생기고 작고 침대를 혼자만 차지하려고 아이들 옆구리를 쿡쿡 찔러 쫓아내는 난폭한 성격에 옷도 허름하고 외모도 보잘 것 없는 로린왕, 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로린왕의 이야기는 세계 각 나라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착한 아이들을 찾아가는 산타 할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이겠죠.

물질적으로는 부족하지만 작은 것에 감사하고 작은 것을 나누며 함께 기뻐할 줄 아는, 마음만은 풍족한 신기료 장수 아이들에게 찾아온 기적. 올 크리스마스에는 곳곳에 그런 기적을 경험 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바로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에서처럼요. 물론, 그런 작은 기적조차 필요 없는 모두가 넉넉한 세상이길 바라는 기도와 함께 말이죠 ^^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스니츨 스노츨 스누츨’이라 부르는 맛난 스튜를 온 가족 함께 끓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흠… 어떻게 끓이냐구요? 가족 모두 좋아하는 음식에 사랑하는 마음만 담아내면 그게 바로 세상에서 가장 맛난 ‘스니츨 스노츨 스누츨’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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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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