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책표지 : Daum 책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원제 : Jumping Penguins)

글 예쎄 구쎈스 | 그림 마리예 톨만 | 옮김 김서정 | 그림책공작소

가온빛 추천 그림책?


황제 펭귄, 마카로니 펭귄, 그리고  MBC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 덕분에 턱끈 펭귄이나 아델리 펭귄까지는 들어 봤는데, ‘로켓 펭귄’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 봅니다. 그림책 표지에서 코뿔소 다리 아래 위에서 장난치고 있는 펭귄이 ‘로켓 펭귄’ 일까요? 그렇다면 펭귄과 함께 있는 다양한 동물들이 바로 ‘끝내주는 친구들’인 모양입니다.

커다란 판형의 그림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화면 한가득 쏟아지는 환상적인 그림입니다. 커다랗게 펼쳐지는 한 장의 멋진 그림 속에는 각각의 동물들에 대한 짤막하지만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아~~그래?’, ‘세상에! 진짜?’하고 감탄사를 내뱉을 만큼 진기하고 새로운 그런 이야기가요.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뾰족뾰족 고슴도치

고슴도치는 주로 밤에 활동해요.
온몸에 난 가시는 3만 개 정도 되는데,
해마다 모두 빠지고 새로 난답니다.
말하자면 털갈이 대신 가시갈이를 하는 거죠.

고슴도치가 야행성이라는 사실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해마다 3만개나 되는 가시가 모두 빠지고 새로 난다는 놀라운 사실. 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 가시갈이 한 자신의 가시로 집 울타리를 만들고 있는 고슴도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글이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면 그림은 이렇게 유머러스하면서도 머리에 쏙 들어오도록 이야기를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기린에게도 몰랐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목은 사람보다 10배나 길지만 목뼈 수는 사람과 똑같은 기린. 그런데 이렇게 긴 목을 가진 기린은 성대가 없어서 소리를 낼 수 없다고 합니다. 현란한 미러볼 아래 자신의 키만큼이나 길다란 마이크 앞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기린의 눈동자가 너무나 슬퍼 보네요. 그 앞에서 곰 친구들은 안타까움 때문인지, 어서 노래를 불러 보라고 재촉을 하는 것인지 기린을 올려다 보며 소리치고 있어요. 어떻게든 일단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내보라는 듯이요.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그림 오른쪽 위로 해골만 남은 나무늘보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장면 보이시나요? 털에 이끼가 낄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는 나무늘보는 나무에 어찌나 딱 달라 붙어 있는지 죽은 뒤에도 나무에 매달려 있을 정도래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나무늘보가 나무에서 내려오는 유일한 때는 일주일에 한 번 똥, 오줌 눌 때랍니다.

열대 우림의 숲 속에서  변기를 중심으로나무 늘보가 모여있는 장면은 익살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휴지 들고 장난 치고 있는 친구, 뒤가 급해 어쩔 줄 모르는 친구의 모습까지 말이예요.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멋진 가을 밤 숲속 음악회, 귀뚜라미들이 음악을 듣는 방법은? 바로 푹신한 의자에 기대어 다리를 쑤욱~ 내미는 것입니다. 왜냐구요? 귀뚜라미는 고막이 무릎에 있기 때문이래요.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하늘 높이 쑝~ 솟구치며 날아가고 있는 펭귄, 이 녀석들이 바로 로켓 펭귄일까요?

뒤뚱뒤뚱 펭귄은 물속에서 땅으로 나올 때, 획 솟구쳐요.
한 번에 1.8미터까지 뛰어오를 수 있지요.
펭귄은 6천만 년 전부터 살았어요.
그 옛날에 살던 펭귄들 키가 거의 1.8 미터였대요.

로켓 펭귄의 비밀이 풀렸나요? 로켓 펭귄은 바로 물 속에서 땅으로 나올 때 솟구쳐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작가들이 펭귄에게 붙여준 별명이랍니다. 뽐 내듯 날아오르는 펭귄의 모습과 모두들 펭귄을 바라 보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한 곳을 바라 보고 있지만 각양각색의 포즈 를 취하고 있으니 한 마리 한 마리 세세하게 살펴 보세요. 시크하면서도 귀여운 펭귄의 모습을 잘 포착해냈어요.^^ 작가가 오랜시간 동물을 기다리고 관찰한 결과가 아닐까요?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

이 그림책은 동물들을 커다란 지면에 그려넣고 재미있고 짧은 설명과 함께 유머러스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을 통해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위 네 장의 그림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살펴 볼까요?

지구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독을 품고 있는 킹코브라는 독 1그램으로 사람 150명을 죽이고도 남는다고 해요. 붉은 바탕을 배경으로 킹코브라라는 이름답게 임금 옷을 입은 코브라와 그 앞의 여러 명의 사람은 킹코브라가 가진 독의 위험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푸른 색 배경의 고래와 코끼리 그림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 일까요? 푸른 고래 한 마리는 코끼리 30마리만큼 무겁다고 합니다. 푸른 고래의 크기를 코끼리 서른 마리와 나란히 그려 넣음으로써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어요.

키가 1.2 미터인 아이가 하마 배 속에서 똑바로 설 수 있을 정도로 하마의 몸통이 커다랗다는 이야기에는 똑바로 선 아이를 그려넣어 하마 몸통의 크기를 쉽게 상상해 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럼 고기를 먹고 있는 늑대 옆에서 산더미 같은 햄버거를 쌓아 놓고 있는 아이 그림은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 걸까요? 엄청 배고픈 늑대는 한 번에 고기를 20킬로그램까지 먹을 수 있다는데요. 그 양은 열 살짜리 꼬마가 한 번에 고기 80인분을 먹은 후, 햄버거 140개를 더 먹어 치우는 것과 같대요.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정말로 제목 만큼이나 끝내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림책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은 소곤소곤 코끼리, 갉작갉작 비버, 흐늘흐늘 문어, 예술가 북극곰 등 동물들이 가진 저마다의 개성을 잘 살린 키워드를 소제목으로 병기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각각의 동물들의 특성을 잡아내 한 눈에 보여주는 그림을 곁들여 그림책 한 장 한 장 쏙쏙 흡수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쓴 예쎄 구쎈스는 라디오 호스트, 문화 저널리스트,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쓴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그녀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삶에 대한 열정과 애착을 아주 사실적이고 치밀하게 보여주는 작가라고 해요. 사람에 대한 애정은 곧 동물들에 대한 사랑으로까지 연결된 모양입니다.

나무집
로날트 톨만, 마리예 톨만 부녀의 그림책 “나무집”의 한 장면

일러스트를 담당한 마리예 톨만은 그녀의 아버지 로날트 톨만과  함께 작업한 “나무집”이라는 그림책으로 2010년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최우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글 없는 그림책인 “나무집”은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과 비슷한 풍의 그림으로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예요.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그림들을 들여다 보고 있자면 마음까지 따뜻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지구에는 백만 종이 넘는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다고 해요. 누가 우선인가, 누가 우월한가를 떠나 우리는 모두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이며 모두가 소중한 생명입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것, 그것은 작은 관심과 사랑으로부터 시작됩니다.


※ “로켓 펭귄과 끝내주는 친구들”의 네덜란드어 제목은 ‘Springende pinguins en lachende hyena’s’입니다. 우리말로는 ‘점핑 펭귄과 하이에나의 미소’ 정도로 옮기면 될듯 합니다. 영문판 제목 역시 ‘Jumping Penguins’ 인걸 보면 ‘로켓 펭귄’이란 제목은 한글판에서만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점핑 펭귄보다는 훨씬 더 멋지지 않나요? ^^ 하지만 제목은 원제보다 더 멋지게 지어 놓고는 내용은 절반으로 싹뚝 잘라버려서 서운하네요.

※ 이 책에는 개미, 코끼리, 호랑이, 사자, 고슴도치, 킹코브라, 들소, 비버, 기린, 문어, 나무늘보, 북극곰, 푸른 고래, 애벌레, 귀뚜라미, 카멜레온, 펭귄, 하마, 늑대, 박쥐, 치타, 해마, 악어, 거북이까지 모두 스물 네 마리의 동물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문득 다시 표지로 눈길이 갔어요. 표지 그림 속에는 열대어나 개코 원숭이 코뿔소그림도 있거든요. 이 친구들의 이야기는 왜 쏙 빠졌을까 궁금해져서 찾아 보니 네덜란드판 원서에는 50마리의 동물 친구들이 나온다고 하네요. 이 책에 24마리의 이야기가 실려있으니 원서의 절반이 안 되는 동물 이야기가 실려 있다는 것이 좀 서운 합니다. 2편을 기대해야 하는 걸까요?

※ 원저작권사인 네덜란드의 출판사는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로테르담에 있는 동물원에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글판을 들여온 ‘그림책공작소’ 역시 멸종 위기의 동물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수익금의 1%를 서울대공원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그림책과 놀이 : 과자 상자로 동물 인형 만들기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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