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아주 작은 친구들
책표지 : Daum 책
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원제 : TINY – The Invisible World of Microbes)

니콜라 데이비스 | 그림 에밀리 서튼 | 옮김 김명남 | 시공주니어

※ 작가 홈페이지 : 니콜라 데이비스 / 에밀리 서튼


엄마 아빠들은 그림책 “아주 작은 친구들”의 표지만 보고도 무슨 내용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겁니다. 아이들이 커다란 돋보기를 들고 서 있는 위아래로 샬레에서 배양된 미생물들을 확대한 그림들이 배열되어 있습니다. 엄마 아빠에겐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단어 ‘미생물’,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미생물이 뭐야?’하고 물으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난감할 뿐이죠? ‘감기는 어떻게 걸려?’, ‘우유로 어떻게 치즈를 만들어?’… “아주 작은 친구들”은 이런 질문들에 대해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들려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긴 그림책입니다.

글을 쓴 니콜라 데이비스는 대학에서 동물학을 전공한 후 영국 BBC 방송국에서 아이들을 위한 야생 동물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 생물학이나 동물과 관련된 책들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책을 만들고 있다고 하는군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작업들로 다져진 경험 탓인지 “아주 작은 친구들”이 주는 정보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설명은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게 재미와 흥미를 유지한 채 지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니콜라 데이비스가 생물학이나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들만 쓰는 건 아닙니다. 얼마전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에서 소개했던 “약속”(2014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 2014년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부문 우수상 수상)은 환경에 대한 이야기지만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진지함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린 에밀리 서튼은 영국 에딘버러 예술대학에서 일러스트를,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서 디자인을 각각 전공했습니다. 그림과 디자인을 모두 공부해서인지 뛰어난 색감과 탁월한 구성력으로 니콜라 데이비스의 지식을 아이들이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해서 보여줍니다. 그림이 하도 맘에 들어서 찾아보니 아쉽게도 국내에 소개된 작품은 이 그림책 한 권 뿐이더군요.

서론이 좀 길었나요?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를 아이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 “아주 작은 친구들”, 함께 보시죠~ ^^

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무슨 그림일까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는 개미 더듬이 속에 작은 생물들이 수백만 마리나 살고 있대요.  그것들을 눈으로 보려면 개미 더듬이를 고래만하게 확대해야만 하구요. 이 작은 생물들이 무얼까요?

니콜라 데이비스는 ‘미생물이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지식의 범위 안에서 이야기를 꺼내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어지는 설명들 속에도 어려운 용어들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과 재료에 재미와 흥미를 골고루 섞어서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작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아이들에게 ‘미생물’에 대해 설명합니다. 하나는 미생물의 특징이고, 또 하나는 미생물의 크기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작은 숟가락에 담긴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의 숫자와 과 인도의 인구 수를 비교한 그림

미생물의 특징

  • 동물도 식물도 아니지만 분명히 살아 있는 생물이다.
  • 우리를 아프게 하기도 하고, 건강하게 지켜주기도 한다.
  • 모든 동물과 식물의 종류보다 더 많다.
  • 미생물은 입이 없어서 온몸으로 영양분을 빨아들인다.
  • 미생물이 먹는 물질은 천천히 다른 물질로 바뀐다.

미생물의 크기

  • 바닷물 한 방울에 사는 미생물 = 약 2천만 마리  > 뉴욕 주 인구
  • 작은 숟가락으로 뜬 흙 속에 사는 미생물 = 인도 인구 = 약 10억
  • 우리 살갗에 사는 미생물 > 지구에 사는 사람들
  • 우리 배속에 사는 미생물 = 우리 살갗에 사는 미생물의 열 배, 어쩌면 백 배
  • 가장 작은 미생물 ‘소아마비 바이러스’와 가장 큰 미생물 ‘짚신벌레’의 크기 차이는 개미와 고래 크기 만큼의 차이

※ 위의 수치는 그림책의 설명을 그대로 옮겼으며 실제 수치와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뉴욕 주 인구는 약 1,900만 명이며, 인도 인구는 약 12억 명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1 등은 중국, 약 13억 명), 지구 인구는 약 70억 명입니다.(모두 2014년 기준)

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소아마비 바이러스와 짚신벌레의 크기를 비교한 그림

최대한 쉽게 풀어내는 설명과 그 설명을 머리에 쏙 들어오도록 시각화 해 준 그림들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아이들은 ‘미생물’이 어떤 존재인지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미생물의 존재를 이해시키고 난 후 작가는 어떤 일을 하는지 들려줍니다.

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미생물은 너무 작아서 입이 없기 때문에
온몸으로 영양분을 빨아들이지요.
그래서 미생물이 먹는 물질은 한입씩 덥석덥석 사라지지 않고,
천천히 다른 물질로 바뀐답니다.

간략한 설명과 그림을 통해 우리가 먹고 버린 음식물 쓰레기들이 퇴비로 바뀌고, 우유가 요구르트로 변하고, 심지어 바위까지도 미생물이 먹고 나면 흙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그 다음엔 미생물이 어떻게 그 숫자를 늘려 가는지 설명합니다.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넷으로, 넷에서 여덟으로 분열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미생물들은 아주 쉽게 늘어날 수 있다는군요. 우리가 잘 아는 대장균 한 마리가 11 시간 30 분만에 얼마나 많아질 수 있는지 한 눈에 보여주는 그림입니다.(참고로 대장균은 20분마다 분열을 한다고 합니다. 11 시간 30 분이면 모두 34.5회 분열을 하게 되니…. 흠.. 수학 잘하시는 분 손 번쩍 들어주세요~ 저는 어마어마할 거라는 말밖에는… ^^)

쉽게 늘어나는 미생물의 특성을 통해 우리가 아프게 되는 이유를 간단 명료하게 설명합니다. 나쁜 병균이 단 한 마리만 우리 몸에 들어오더라도 쉽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아프게 되는거였군요. 그렇기 때문에 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병균이 우리 몸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그래서 항상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미생물은 산을 깎고, 절벽을 만들어요.
바닷물을 붉게 물들이고, 하늘에서 구름을 만들고,
눈송이가 생기도록 하지요.
미생물은 죽은 동물과 식물을 다시 흙으로 바꿔요.
그 흙에서 새싹이 솟아나지요.
미생물은 숨 쉬기 좋은 공기를 만드는 일도 거든답니다.

아주아주 작은 미생물은
지구 어디에서나 먹고 또 먹고 갈라지고 또 갈라지면서
물질을 바꾸어 나가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세상을 바꾸는 존재랍니다.

아주아주 작지만
아주아주 큰 일을 해내는 생명이지요.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아주 쉬운 설명이 이 그림책의 장점이라면, 작가가 그림책을 마무리하며 아이들에게 들려 주는 이야기는 이 그림책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아주아주 작은 미생물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세상을 바꾸는 존재, 아주아주 작지만 아주아주 큰 일을 해내는 생명…. 작가는 아이들에게 미생물의 존재를 일깨워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 속에 위대한 꿈으로 자라날 작은 씨앗을 심어주고 싶었던 거겠죠!

아주 작은 친구들 -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70억이 넘는 인구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동물과 식물들, 그리고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 거대한 지구. 하지만 우주 속에서는 작은 미생물과도 같은 존재임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가슴 속에 담긴 꿈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우주에 가져올 위대한 변화를 꿈 꾸는 그림이기도 하구요.

사실 이런 류의 그림책들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지식을 전해 주고 싶은 마음이 지나쳐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어렵고 재미 없어서 책꽂이 맨구석쟁이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니콜라 데이비스의 “아주 작은 친구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고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 케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간결한 설명,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해 주는 그림들, 그러면서도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사랑의 마음도 잃지 않는 그림책 “아주 작은 친구들”, 놓치지 마세요!


Mr. 고릴라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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