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아빠
오리 아빠

(원제 : The Odd Egg)
글/그림 에밀리 그래빗 | 공경희 | 푸른숲주니어
(발행 : 2011/11/29)

※ 2009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가온빛 추천 그림책


오리 아빠

다양한 새들이 각자 자기 알을 하나씩 품고 있습니다. 알을 품고 있는 새 여섯 마리, 새들이 품고 있는 알도 여섯 개. 그런데, 그림 왼쪽에 다섯 마리의 새들이 몰려 있고 오리만 혼자서 오른쪽에 따로 있어요. 왼쪽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새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며 혼자 있는 오리와 오리의 알을 놀려댑니다.

이상한 알이야!
아기 새가 나올리 없어!
못생겼어!
히히!
하하!

오리 아빠

다음 장으로 넘기니 이번엔 왼쪽엔 새들이, 오른쪽엔 알들이 놓여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아빠 새들이 오른쪽에 알들을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네요. 오른쪽에 있는 알들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걸 보니 곧 아기 새들이 나오려나 봅니다.

그림을 가만히 보면 이 한 장의 그림 속엔 네 장의 그림이 더 숨어 있습니다. 빨간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들을 차례대로 넘기면 저마다 다르게 생긴 알들을 깨고 아기 새가 나오는 장면들이 하나씩 들어 있거든요.

한 번 볼까요?

오리 아빠

오리 아빠

오리 아빠

오리 아빠

오리 아빠

가장 작은 알부터 순서대로 아기 새들이 알껍질을 깨고 나와 아빠 새들의 품에 안깁니다. 하지만 오리 아빠의 알은 꿈쩍도 안하네요.

오리 아저씨는 아기가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요.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리 아빠의 알이 부화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오리 아빠

이런! 아기 새가 아니라 커다란 악어가 입을 쩌억~ 벌리고는 튀어 나왔어요. 앞서 나온 아기 새들이 알에서 나오자마자 아빠 새에게 달려가 포옥 안기던 모습과는 달리…… 알에서 갓 태어난 악어의 눈빛은 어딘가 좀 사악해 보이는 것도 같고, 오리 아빠는 알 뒷편에 서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왠지 알 뒤에 숨어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하지만…… 세상 모든 아빠의 마음은 다 똑같은 법이죠! 오리 아빠도 역시……

오리 아빠

갓 태어난 아기가 감기에라도 걸릴까봐 알이 부화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짜두었던 따뜻한 목도리를 둘러주고는 양말도 신겨서 아기 악어와 함께 다정하게 걸어갑니다.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알 곁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던 오리 아빠의 모습, 무시무시한 녀석이 튀어나왔지만 자상하게 목도리를 둘러주고 양말도 신겨서 다정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아! 우리 엄마 아빠도 나를 이렇게 기다렸겠구나!’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답니다. 마지막 깜짝 반전이 하나 더 남았으니까 그냥 책을 덮지 마세요! 어떤 반전이냐구요? 그걸 알려 드리면 재미 없죠~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서 확인해 보세요! ^^


그림책 “오리 아빠” 에 관한 자잘한 이야기

오리를 제외한 다섯 마리의 새 중에서 제일 작은 새는 어떤 새일까요? 닭, 올빼미, 앵무새, 홍학 까지는 알겠는데 빨간색의 조그만 새는 모르겠네요.

새끼 악어가 알에서 튀어 나왔을 때 다른 새들은 무사히 도망쳤을까요? 새끼 악어가 오리 아빠를 뒤따라 가는 마지막 장면에 흩날리는 깃털들…… 그리고 만족스러운 듯한 악어의 표정과 웃음을 머금고 있는 커다란 입이 왠지…… ^^

그림책 제목도 “오리 아빠”고, 내용 중에도 ‘오리 아저씨’ 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새끼 악어는 왜 오리 아빠를 ‘엄마’라고 불렀을까요?

실제로 악어 알엔 초록색 반점 무늬가 있을까요? 구글에서 찾아보니 악어 알은 아무 무늬 없이 하얀색이고 달걀보다는 조금 더 길다랗게 생겼더군요.

the odd egg
출처 : Amazon.com

영문판 뒷쪽 면지에는 에밀리 그래빗의 또 다른 그림책 세 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권은 국내에도 출간된 “원숭이랑 나랑”, “네가 좋아”, 나머지 한 권은 “Orange Pear Apple Bear” 입니다.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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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환
차인환
2015/08/30 00:08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제게 보여주며 묻던 책이군요..마지막 그림을 보며 아빠는 이책의 결말이 어때?묻더군요..악어가 오리아저씨가 엄마인 줄 알고 졸졸 따라가는거라고 했더니..아니라네요..악어가 따라가며 엄마라고 하는데 오리 아저씨가 도망치는거라고..깃털이 빠질정도로..그리고 느낌표와 물음표가 있는 건 놀란거라네요..그리고나서 아들이 그러네요..그리고 결정적인 내용이 있다며 책의 뒷표지를 덮으니 꽥!이라는 글자와 깃털 한개가 그려제있더군요..아들왈 꽥이라는 말과 깃털을 남기고 악어한테 꽥 잡아먹혔다는데..왠지 말된다는 느낌이 드네요..아빠 이책 작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잔인한 동화책을 만들었냐며 화를 내는데..참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기 힘드네요..그냥 악어가 오리아저씨 따라서 꽥하고 오리소리내는 거라고 했는데 아들은 죽을 때 꽥 하는 꽥이라고 벅벅우기네요..ㅜㅠ
꽥꽥 두글자를 쓰지 왜 외마디 비명 꽥을 써서..ㅜㅜ
원본책 말고 우리말 번역본 뒷표지 좀 바꿔줬으면 싶네요..

이 선주
Editor
2015/08/31 16:18
답글 to  차인환

안녕하세요? 차인환님
흠, 초1인데 그림까지 아주 꼼꼼하게 보았나보네요.^^
오리 아빠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결말을 상상해 볼 수 있어요. 아드님 생각대로 잡아 먹혔다라는 엄청난 결말로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아빠를 뒤따라 가면서 ‘엄마’라고 부르자 오리 아빠가 ‘?!’를 한 것으로 보아, ‘꽥!’이 아이에게 바르게 가르치려는 아빠의 훈계하는 소리로 볼 수도 있겠죠.
무엇보다 아기를 기다리는 따뜻한 오리 아빠의 마음을 보다보면 어른인 제 입장에서는 우리는 부모님께 모두 악어 아이 같은 존재는 아니었는지를 생각해 보게도 합니다.^^ 그토록 정성스럽게 보살펴 주시고 다정하게 길러주셨지만 늘 내 입장만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 말이죠.

그림책을 읽은 후 아이 스스로 부모님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게다 뒷표지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그런 결론을 내렸다는 것도 대견하구요. 더 많은 생각과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게 도와주세요. “네 생각은 그래? 엄마(아빠) 생각은 이런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나눠 보실 수도 있지요. 그림책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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