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친구 어디 있어요? /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내 친구 어디 있어요?
책표지 : Daum 책
내 친구 어디 있어요? /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그림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 그림책공작소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위에 써놓은 그림책 제목이 평소와 조금 다르죠? 보통 한글 제목과 원제를 함께 표시하곤 했는데 오늘은 한글 제목만 두 개나 됩니다. ^^

내 친구 어디 있어요?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의 제목은 앞에서부터 본다면 “내 친구 어디 있어요?”고, 뒤에서부터 본다면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입니다. 앞에서부터 읽어도 되고, 뒤에서부터 거꾸로 읽어도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기발한 그림책입니다.

이미 “엄마의 가슴”,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두 권의 그림책을 통해 소개했던대로 베르나루드 카르발류는 포르투갈 사람입니다. 오늘은 그림책 이야기에 앞서서 포르투갈어와 영어 공부 좀 해볼까요? 제목이 두 개나 되는 그림책의 포르투갈어와 영어 제목은 어떤지 한 번 찾아봤습니다.

구분 앞표지 제목 뒷표지 제목
한국어 내 친구 어디 있어요?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영어 Follow the Firefly Run, Rabbit, Run
포르투갈어 Olhe, Por Favor, Não Viu Uma Luzinha A Piscar? Corre, Coelhinho, Corre!

그리고, 한 가지 더! “내 친구 어디 있어요? /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는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한 권에 두 가지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속에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지 함께 보시죠~ 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여러분들만의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새로 만들어 보세요.


첫 번째 이야기 : 내 친구 어디 있어요?

내 친구 어디 있어요?

한밤의 숲 속. 동물 친구들이 모닥불가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딧불이만 홀로 외로이 나뭇잎 위에 앉아 있네요. 자기 자신만 혼자라는 사실을 불현듯 깨달은 반딧불이. 동그랗게 뜬 두 눈에 담긴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내 친구 어디 있어요?

반딧불이의 동그랗게 뜬 두 눈에 담긴 의미는 바로 “그래! 결심했어!” 였나봅니다. 반딧불이는 친구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고요한 숲 속에서부터 시작된 반딧불이의 친구 찾기 여행은 휘황찬란한 도시로까지 이어집니다.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친구를 찾아 나선 반딧불이 뒤를 따라가다 보면 아주 멋진 풍경과 친절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요.

자신의 친구를 찾는 반딧불이가 여행 중 만나는 모든 이웃들은 한결같이 친절합니다. 무당벌레, 악어, 고릴라, 심지어 사람들까지도 친절하게 반딧불이의 친구가 있는 곳을 가르쳐줍니다. 반딧불이가 만나는 다양한 친구들도 재미나고, 반딧불이에게 친절히 방향을 가르쳐 주는 그림이 계속 반복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이 푹 빠질만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습니다.(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베르나르두 카르발류의 멋진 그림 속에서 자신만의 볼거리를 찾아내는 것도 이 그림책을 즐기는 재미 중 하나랍니다.)

내 친구 어디 있어요?

알록달록 그림이 아주 멋지죠? 이제 드디어 반딧불이가 친구를 찾았나봅니다. 반딧불이의 눈동자도 하트, 반딧불이의 엉덩이에서 빛나는 불빛도 하트네요! ^^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것 처럼 벅찬 감동에 잔뜩 흥분한 반딧불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 삶에서 ‘친구’가 갖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다음 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반딧불이의 친구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세요~ 재미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 힌트를 살짝 드릴까요? 반딧불이가 만난 건 또 다른 반딧불이가 아니라 전혀 다른 누군가랍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죠. 바로 노란 불빛을 반짝이고 있다는 점.

반딧불이는 자신과는 많이 다르지만 자기처럼 노란 불빛을 반짝일 수 있는 친구를 만나서 기뻐합니다. 그리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날아가서 꼭 껴안아줍니다. 두 팔도, 마음도 모두 활짝 열고서 말이죠.

반딧불이가 주는 친구에 대한 교훈

작가는 반딧불이가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을 무려 10 장의 그림을 통해 보여줍니다. 반딧불이가 멋진 친구를 만나는 장면은 딱 2 장 뿐인데 반해서 엄청 많은 그림을 반딧불이의 여행에 할애한 이유가 뭘까요?

첫 번째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고, 오랜 시간과 오랜 기다림,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 아닐까요? 두 번째는 친구를 찾는 반딧불이에게 친절을 베푼 그들 모두가 이미 반딧불이에게 좋은 친구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구요.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언제나 나를 지켜봐 주고, 늘 관심 가져주는 내 주변 사람들, 이웃들 모두가 좋은 친구임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말이죠.


두 번째 이야기 :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동물 친구들이 우리에 갇힌 채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습니다. 트럭을 몰고 있는 아저씨의 표정이 아주 음흉해 보입니다. 그리고, 조수석에 앉아 빙그레 웃고 있는 개의 웃음이 아주 고약스럽습니다. 친구들이 우리에 갇혀 있는데 저렇게 웃다니 말예요.

그런데 갑자기 도로가 혼잡해지더니 아수라장이 됩니다. 앞에서 무슨 사고라도 난 걸까요?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토끼 한 마리가 잽싸게 탈출에 성공합니다.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조수석에 앉아 있던 개가 도망친 토끼를 죽기살기로 쫓아 갑니다. 도망치는 토끼와 쫓는 개의 추격전은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 숲으로 이어집니다. 개의 날카로운 이빨이 무시무시하네요~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그런데, 숲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무시무시하던 개의 표정이 조금씩 겁먹은 듯 한 얼굴로 바뀝니다. 날카로운 이빨로 으르렁거리며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던 기세는 엄청나게 크고 시커먼 고릴라 앞에서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뒤로 주춤거리며 심지어 꼬랑지는 가랭이 사이로 쏘옥 말려들어가 버렸습니다.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처음 토끼를 쫓아 차에서 뛰쳐 내릴 때만해도 자신감 넘치던 개는 이제 나무 밑둥에 웅크린 채 훌쩍이기까지 합니다. 우리에 갇힌 채 어디로 가는지 조차 모른 채로 끌려가던 동물 친구들의 심정을 이제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뒤에 토끼가 내려다 보고 있지만 개는 더 이상 쫓을 의지가 없습니다. 그저 컴컴하고 무시무시한 동물로 가득한 숲 속이 무섭기만 합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잔뜩 겁에 질린 채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개에게 토끼가 손을 내밀었어요! 어두컴컴하고 무시무시한 숲 속에서 친구 하나 없이 두려움에 떨던 개에게 토끼는 친구가 되어주었고, 친구가 생겨 든든한 개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토끼를 따라 숲 속 친구들과 모닥불가에 모여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대요~(맨 위로 올라가서 반딧불이가 자신만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을 다시 한 번 보세요. 모닥불가에 앉아 있는 동물 친구들 중에 울보 개가 끼어 있었답니다~ ^^)

토끼와 개가 주는 친구에 대한 교훈

쫓기던 토끼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와 자신을 쫓던 개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모습에서 굳이 거창한 의미를 꺼집어 내기보다는 단순히 어른들과 아이들을 비교해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해관계도 복잡하고 머리속도 복잡한 우리 어른들이야 용서와 화해가 쉽지 않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죠. 아무것도 아닌 일로 토라지고 쌈박질도 하지만, 잠깐 뒤에 다시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깔깔거리고 재잘대며 사이좋게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아마도 작가는 이런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그리고, 어른들은 싫어도 좋은 척, 배고파도 배부른 척, 몰라도 아는 척…… 자신을 숨기고 가식적인 모습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친구 앞에서만큼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맘 편하게 숨통이 탁 트이도록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할 수 있죠. 아무런 꾸밈 없이 본디 내 모습 그대로 나를 대면할 수 있게 해 주는 사람, 바로 소중한 나의 친구, 우리에게 친구란 그런 의미임을 작가가 되새겨 주는 것 아닐까요?


한 권에 두 가지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책을 덮고 나면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림책 “내 친구 어디 있어요? / 친구야, 친구야, 따라와!” 재미있게 보셨나요?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이야기 아닐까요?

작가는 친구란 어떤 것인지 보다는 친구가 되는 바로 그 순간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나와는 전혀 달라 보이지만 사소한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마음을 열어 주는 바로 그 순간, 누군가 나의 도움이 필요할 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주저 없이 손을 내밀어 주는 바로 그 순간 소중한 친구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앞에서부터 보고 나서 다시 거꾸로 뒤에서부터 보면서 재미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반딧불이의 여정을 따라 갈때는 반딧불이만 신경을 쓰다 보니 개와 토끼 사이에 벌어지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거꾸로 읽으면서 토끼와 개의 추격전을 따라가다보니 이번에는 반딧불이가 안보이지 뭡니까.

‘아, 우리는 보려고 하는 것만 보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때로는 바빠서, 때로는 이기적이어서 꼭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살다 보면 정작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한 채 놓치고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


Mr. 고릴라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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