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 발행일 : 2014/01/13
■ 마지막 업데이트 : 2016/11/01


그날 어둠이 찾아 왔어
책표지 : Daum 책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원제 : The Dark)
레모니 스니켓 | 그림 존 클라센 | 옮김 김경연 | 문학동네
(2013/09/26)

※ 2013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 2014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최종후보작


푸른 잠옷을 입고 무표정한 꼬마 아이가 컴컴한 곳을 내려다 보고 있는 표지를 잠시 감상해 봅니다. 아이가 서있는 곳을 제외하고 모두 검은 색으로 처리한 배경 때문에 아이가 어둠 속 어딘가를 바라 보고 있다는 것을 금방 눈치 채게 됩니다.

어두운 복도 끝 계단 아래든, 지하실 계단이든 아이들은 어둠을 두려워 합니다. 불 꺼진 방에 들어가는 것이 무섭고, 컴컴한 창 밖, 계단 아래, 옷장 속 등 어둠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아이들은 이 어둠을 불안해 하고 무서워 합니다.

그림책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의 주인공 라즐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붕이 있고 계단이 많은 커다란 집에 사는 라즐로는 어둠이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라즐로가 무서워 하는 어둠은 라즐로와 한집에 살고 있어요. 라즐로가 사는 집 어디에나 어둠은 함께 존재했지요. 낮 시간에는 지하실에서 지내던 어둠은 밤이 되면 지하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둠이 무서웠던 라즐로는 곁에 손전등을 꼭 쥐고, 작은 수면등을 켜고 잠이 들곤 했습니다.

어둠의 목소리는 지붕이 삐걱거리는 소리 같았어.
창문처럼 매끄럽고 차가웠어.
어둠은 라즐로 바로 곁에 있는데도
목소리는 아득히 멀리서 들리는 것 같았어.

어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 라즐로의 마음을 표현한 구절입니다. 삐걱거리는 지붕 소리 같다, 창문처럼 매끄럽고 차갑다, 바로 곁에 있지만 아득히 멀리서 들리는 소리 같다…… 간결하지만 두려운 존재에 대한 느낌이 피부에 와닿는 듯한 표현들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밤 암흑에 휩싸인 라즐로의 방에 어둠이 찾아와 라즐로를 불렀습니다. 어둠은 보여줄 것이 있다면서 라즐로를 부르고 용기를 낸 라즐로는 어둠을 따라 내려가 어둠이 준 뜻밖의 선물을 받고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됩니다.

“네가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어둠은 너를 내려다 본단다.”

라즐로에게 준 어둠의 선물, 그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궁금하시죠? ^^ 어둠이 준 선물은 어둠과 아주아주 밀착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힌트입니다. 라즐로에게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들도록 해주는 반전의 결말을 가지고 있는 그림책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여기 봐, 불을 꺼서 그렇지…아무 것도 없잖아!”라고 아이들에게 직접 확인해 주는 것보다 훨씬 더 다정다감하면서도 무섭고 두려움의 대상인 어둠에게 직접 도움을 받아 라즐로가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도록  한 작가의 배려가 돋보이는 그림책입니다.

커다란 집에 늘 혼자 있는 라즐로를 표현함으로써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했고, 단순하게 쓰여진 문장과 명암으로 표현된 그림은 그 두려움과 외로움을 겨울날 차갑고 메마른 칼바람처럼 다가오게 표현되어 글을 읽는 아이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둠이 있기에 밝음이 존재한다는 사실, 나의 시각을 조금만 바꿔 그 두려움의 대상을 속까지 파헤쳐 보면  내가 예상하거나 생각했던 것만큼 마냥 두렵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나의 상상으로 인해 더욱 커져있고 비틀어져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는 얼굴 없는 작가로 알려진  레모니 스니켓(Lemony Snicket, 본명: 다니엘 헨들러)의 작품입니다. 우리에게는 ‘위험한 대결’ 시리즈와 짐 캐리 주연의 동명의 영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로 잘 알려진 그는 이 그림책을 통해 어둠을 빛의 부재가 아닌 하나의 인격으로 다루어 시각의 전환을 통한 색다른 시선으로 두려움을 물리치는 방법을  표현했습니다. 사물을 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센스가 돋보입니다.

또한 아이 혼자만 있어 크고 황량해 보이는 집 안을 날카롭고 다양하게  분할된 화면을 통해 읽는 내내 긴장감을 감출 수 없도록 표현한 그림도 눈에 띕니다. 빛과 어둠을 통해 깊이감을 느끼게 해주면서 책 속 주인공 라즐로의 두려운 마음에 감정이 이입될수 있게 그려진 그림과 글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네요.

그림을 그린 화가 존 클라센(Jon Klassen)은 “내 모자 어디 갔을까?”,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를 통해 미국 그림책의 신예로 떠오른 작가입니다. 2013년 존 클라센은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칼데콧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책을 활용한 그림책 놀이 : 어둠을 즐기는 세가지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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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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