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미스터 푸
굿모닝 미스터 푸

글/그림 스티븐 프라이어 | 시공주니어
(발행 : 2015/01/25)


아이들은 똥 얘기를 좋아해요. 똥, 방귀 말만 나와도 꺄르륵 거리는 아이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이 현상이 지속되죠. 그래서 ‘똥’을 소재로 한 아이들 책도 많이 나와있어요. ‘똥’하면 떠오르는그림책 제목들을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음, 우선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부터 시작해서 “똥벼락”“강아지 똥”, “응가하자, 끙끙”, “똥떡”, “똥은 참 대단해”, “입이 똥꼬에게” 등등 창작 그림책부터 전래 동화, 과학 그림책까지 ‘똥’을 소재로 한 정말 여러 종류의 그림책을 찾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똥 얘기를 하냐구요? 오늘 소개하는 “굿모닝 미스터 푸” 역시도 ‘똥’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기 때문입니다. 푸(Poo)는 아이들 말로 응가를 뜻하지요. 표지에도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한 채 변기에 앉아 있는 아이 모습이 보입니다. “굿모닝 미스터 푸“라고 제목을 붙인 걸로 봐서는 아침 응가 중인 모양인가봐요.^^

제목 ‘굿모닝 미스터 푸’ 글자의 자음과 모음에도 모두 동그란 눈이 달려있는 걸 보니 이들이 바로 미스터 푸, 즉 응가들이었네요.^^ 그런데 똥인데 ‘으, 더러워~’라는 느낌보다는 귀엽고 친근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귀여운 미스터 푸 이야기 한 번 들어 보세요.

굿모닝 미스터 푸

매일 아침 8시에 일어나면 토비는 제일 먼저 깨끗이 씻고 정해진 옷을 입은 후 아침을 먹습니다. 오늘 아침은 팬케이크와 우유…… 아침을 먹고 나면 이를 닦습니다.

여느 집의 아침 일상과 비슷한 모습이죠? 조금 색다르게 보이는 것이 있다면 토비가 사는 세상은 모두 사각형 모양으로만 이루어졌다는 점이예요. 동그란 팬케이크도, 컵도 잼병도 모두 사각형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토비도, 토비네 강아지도, 강아지 밥그릇도 모두 사각형예요. 이 모습을 보니 단번에 떠오르는 것이 있죠? 바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레고! 마치 장난감 레고로 만든 세상에 와있는 것 같아요.

굿모닝 미스터 푸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면 배가 사르르 아파옵니다. 그러고 나면 드디어……

굿모닝 미스터 푸

미스터 푸를 만날 시간이 옵니다. “굿모닝!” 하면서 밝게 웃으며 거꾸로 인사하는 미스터 푸의 환한 얼굴을 보니 반가운 기분이 드네요…^^ 아침 볼일을 편안하게 보고 나면 하루가 편안하다는 사실을 미스터 푸의 밝은 얼굴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밝게 웃으며 밖으로 나온 오늘의 미스터 푸에 대해 좀 더 파헤쳐 볼까요?

굿모닝 미스터 푸

미스터 푸는 말이 별로 없어.
단지 소리만 낼 뿐이지.
뽀직!
뿌직!
뿌지직!

미스터 푸에 대한 빈틈없는 예리한 관찰력이 돋보이는데요. 미스터 푸가 내는 소리에 따른 시원함의 차이는 미스터 푸를 생산하는 토비의 얼굴 표정으로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굿모닝 미스터 푸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미스터 푸는 물을 좋아해요. 미스터 푸는 물위에 둥둥 떠있기도 하지만, 물 속 깊이 다이빙을 하기도 합니다. 미스터 푸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다이빙 기술을 살펴 볼까요? 박치기 기술을 구사하면 퍼짐 정도 3, 바닥치기를 하면 퍼짐 정도 6에 이르고, 옆면치기 기술은 퍼짐정도 9까지 이릅니다. ^^

이 정도면 그림책을 쓰기까지 작가가 얼마나 오랜 시간 세세하게 똥을 관찰하고 애정어린 눈길로 살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굿모닝 미스터 푸

미스터 푸는 다이빙 기술도 대단하지만 변신에도 천재입니다. 날마다 모양과 색깔이 달라져요. 어떤 날은 단단하게, 어떤 날은 울퉁불퉁하게, 또 어떤 날은 툭툭 끊어지기도 하고, 부드럽고 미끈하게 쑤욱~빠진 모습으로 나오기도 하지요. 아주 작거나 물기가 많아 질퍽한 날로 변신할 때도 있구요. 다양한 모습으로 나오는 미스터 푸가 내는 소리도 모양만큼이나 다양합니다.

굿모닝 미스터 푸

다이빙 기술에 이어, 변신술까지 미스터 푸가 주는 즐거움은 다양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커다란 선물은 미스터 푸를 볼때마다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입니다!

미스터 푸를 만나기 전과 만날 때, 만난 후의 토비 표정 재미있지요? 마치 응가 할 때의 내 표정을 들킨 것 같은 기분입니다. ^^  X 축은 시원함의 크기로, Y 축은 미스터 푸의 크기를 나타내는 그래프로 미스터 푸의 크기와 아침의 상쾌함이 정비례함을 보여주는 참신함~

굿모닝 미스터 푸

뭐니 뭐니해도 미스터 푸는 아침에 만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원불변의 진리일 거예요.

수세식 변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굿모닝 미스터 푸”는 토비와 미스터 푸를 주인공으로 기발하고 재미있게 똥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요. 똥에게 미스터 푸라는 인격을 부여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레고 모양의 그래픽 그림으로 그린 그림들은 단순하게 그려졌지만 한장한장 디테일함을 잘 담아 보여주고 있습니다.(단순함 속에 살아있는 세심함이라고 할까요? ^^)

‘진정한 의미의 굿모닝은 아침 화장실에서 시작된다!’ 는 진리를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제대로 보여주는 그림책 “굿모닝 미스터 푸”는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똥 이야기입니다. ^^

매일 아침 만나요, 미스터 푸!

굿모닝 미스터 푸

365일 미스터 푸의 색깔표는 마지막까지 깨알 재미를 선사합니다.  매일 아침 미스터 푸의 색깔을 관찰해 기록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네요. ^^ 디자이너들이 쓰는 컬러차트로 미스터 푸의 색깔 변화를 보여준 아이디어도 참 재미있구요. 요즘 심신을 안정 시킨다고 해서 색칠 놀이가 대유행인데  ‘우리 아이 오늘의 미스터 푸 색깔 칠하기 그림책 놀이’는 어떨까요? ^^


※ 참고로 그림책 “굿모닝 미스터 푸”를 만든 스티븐 프라이어는 호주 출신의 디자이너로 네덜란드와 서울을 오가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중이라고 합니다. 그의 책들에 옮긴이 정보가 따로 없고, 아마존에서 같은 책들의 해외판본이 검색되지 않은 걸로 봐서는 어린이책을 만드는 일은 우리나라에서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굿모닝 미스터 푸” 역시 우리나라에서만 출간된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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