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책표지 : Daum 책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원제 : Sophie Scott Goes South)

글/그림 앨리슨 레스터 | 옮김 엄혜숙 | 천개의바람


이 그림책은 작가 앨리슨 레스터가 직접 경험한 6주간의 남극 기지 체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앨리슨 레스터는 6주 동안 전 세계의 많은 학교와 가족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고, 아이들은 그 이야기에 대한 답장으로 그림을 그려서 보내줬다고 해요. 앨리슨 레스터는 그 그림들을 모아 ‘어린이들의 남극 그림’ 이라는 전시회를 열었고 수익금은 호주 멜버른에 있는 국립아동병원에 기부했답니다. 이 그림책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에 사용된 많은 그림들도 그 전시에서 나온 거래요. 이 책의 수익금 역시 아동병원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그럼 전 세계 아이들이 함께 만든 그림책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엔 어떤 내용들이 들어 있는지 한 번 볼까요?

남극엔 누가, 어떻게 갈까?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소피 스코트가 남극에 갈 때 탄 배는 오로라 오스트랄리스(Aurora Australis. ‘남극광’이라는 뜻) 호예요. 이 배는 다른 배와 조금 달라요. 얼음을 깨트려 헤치고 갈 수 있습니다. 이런 배를 ‘쇄빙선’이라고 한답니다. 얼음으로 가득한 남극에 갈 때는 이런 쇄빙선을 타고 가야 합니다. 그런데, 겨울이 되면 이런 쇄빙선으로도 얼음을 뚫고 나올 수가 없다고 해요. 남극은 1년 내내 겨울인 줄 알았는데 늘 춥지만 조금이나마 덜 추울 때가 있고 훨씬 더 추울 때가 있나봅니다.

추워서 꽁꽁 얼어붙은 남극에 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요?

이번 여행을 위해 오로라 오스트랄리스 호에 오른 사람은 모두 62명입니다. 배를 모는 승무원이 23명이고(그림 하단에 승무원들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재미있는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모슨 기지에 방문하는 모슨 탐험대 대원이 39명입니다.

모슨 탐험대는 대장과 부대장, 1년동안 모슨 기지에 머물 사람 16명(이 사람들이 도착해야 모슨 기지에서 지난 1년을 보낸 대원들이 임무를 교대하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답니다), 방문 과학자 12명, 보트 운전사 6명, 크레인 기사 2명, 화가(아마도 작가인 앨리슨 레스터겠죠?) 1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남극에 가서 볼 수 있는 건?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남극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그림 속에 그 답이 있네요. 고래와 물범, 펭귄, 그리고 빙산들을 볼 수 있어요. 북극곰도 볼 수 있냐구요? 아니요! 북극곰은 북극에만 살아요! ^^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남극에서 만난 빙산들은 모양이 정말 다양합니다. 오른 쪽의 빙산 사진들과 작가가 그린 빙산 그림이 얼마나 닮았는지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그리고, 오로라도 볼 수 있습니다. 태양에서 오는 작은 입자가 극지방의 대기에 부딪쳐서 만들어지는 오로라는 북극에서는 북극광(Aurora Borealis)라고 하고, 남극에서는 남극광(Aurora Australis)라고 한대요.

남극 기지는 어떻게 생겼을까?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드디어 남극에 있는 모슨 기지에 도착했습니다. 기지 안에 있는 건물과 건물 사이는 모두 밧줄로 연결되어 있대요. 눈보라가 심해지면 바로 코앞도 안보일 정도라서 이렇게 연결된 밧줄을 붙잡고 다녀야 한다는군요. 물론, 바람이 하도 세서 날아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밧줄을 꼭 붙잡고 다녀야 한답니다.

남극 기지엔 이 밖에도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이 각자의 용도 맞게 자리잡고 있어요. 눈보라와 얼음 뿐인 남극에서 안전하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해글런드’라는 이상하게 생긴 차를 타고 다녀야 해요.

함께 간 과학자 중 한 명인 조지 아줌마는 남극 기지 근처의 메이시 섬에 있는 사과 오두막(위 그림 우측 상단의 빨간색의 동그란 집)에 머물면서 황제 펭귄에 대해서 연구할 거래요. 그곳엔 황제 펭귄이 2만 마리나 살고 있대요.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남극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남극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노르웨이의 로알 아문센이었습니다. 영국의 스콧보다 한 달 먼저 도착했대요. 아문센이 남극을 탐험하기에 앞서 아일랜드의 어니스트 섀클턴이 남극 탐험에 도전했지만 식량 부족으로 포기하고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함께 간 대원 모두를 무사히 데리고 돌아와서 유명해졌답니다.

주인공 스코트가 다녀 온 모슨 기지의 이름은 남극 탐험에 도전했다 죽은 오스트레일리아 탐험가의 이름에서 따온 거였군요.

남극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의 앞쪽 면지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의 앞쪽 면지는 소피 스코트가 모슨 기지에 다녀온 경로를 보여줍니다. 그림 오른쪽 아래에 보면 오스틀레일라이의 호바트 항에서 남극 대륙의 모슨 기지까지의 여행 경로가 화살표로 표시되어 있어요. 호바트 항에서 모슨 기지까지의 거리는 5475Km나 된다고 합니다. 배로 약 2주 정도가 걸린대요.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의 뒷쪽 면지

그 밖에도 앞뒤 면지를 통해 전 세계 약 50여 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남극조약에 대한 설명, 남극 대륙의 크기와 기후, 남극의 대륙빙하에 대한 정보들, 남극 기지에 있는 과학자들이 하는 일 등이 메모가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앞쪽 면지와 뒷쪽 면지의 지도의 모양이 전혀 다른데, 우리 아이들은 여기서 재미난 지도 이야기를 또 한 가지 배울 수 있습니다. 앞쪽 면지의 지도는 로빈슨도법으로, 뒷쪽 면지의 지도는 극도법으로 각각 그려졌습니다. 로빈슨 도법은 실제 지형의 모양과 면적의 왜곡이 적다고 합니다. 극도법은 지도 상의 특정 두 지점 간의 최단 거리를 알 수 있어서 항공 및 항해를 위한 지도에 많이 사용됩니다.(그림책엔 도법 이름만 나오니 엄마 아빠가 간단히 설명을 해 주면 좋을 듯 합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나중에 사회나 지리 시간에 연관된 내용이 나오면 그림책 보며 들었던 내용이 생각나서 아이들 머리에 쏙쏙 들어오겠죠? ^^)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는 실사 사진과 그림, 그리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간결하고 쉬운 설명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남극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너무 세세하고 어려운 부분까지 다루기보다는 남극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적당히 건드려주는 정도에서 선을 지켰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마치 친구의 여행담을 듣는 것처럼 말이죠(아이들은 재미없으면 안 보잖아요~)


※ 아쉬운 점 : 출판사와 도서관에 바라는 점

이 그림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본 뒷쪽 면지 이미지를 보면 도서관 표시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물론 도서 관리를 위한 규칙이 있기야 하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남극에 대한 다양한 설명들이 있는 부분말고 아무 내용 없는 좌측 상단 쪽에 붙였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출판사의 아쉬운 점은 단순히 번역해서 한글로 옮겨놓기만 했다는 점입니다. 이 그림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남극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렇다면 번역만 해서 끝낼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내용들을 추가 보완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원작에 없는 내용을 추가하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호주 아이들에게 맞춰서 쓰여진 내용을 우리나라에 맞게 추가 설명을 붙여줬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겁니다.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

앞쪽 면지에 보면 남극 조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위 그림에서 빨간색으로 밑즐 그은 부분들처럼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한 내용뿐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작가가 만든 그림책이니 당연히 그 나라에 대한 이야기뿐일 수밖에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 보라고 번역을 해서 출간을 했다면 출판사가 우리나라에 대한 설명도 추가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우리나라는 영유권 비주장 자문회원국으로 1989년에 남극조약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남극 대륙의 크기는 약 1300만 ㎢, 오스트레일리아는 약 774만 ㎢, 우리나라는 약 10만 ㎢ 입니다. 남극 대륙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두 배, 우리나라의 약 130배 크기네요.

위 내용을 찾는데는 10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읽을 책이니만큼 아이들을 위한 출판사의 조금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또 다른 남극 이야기 : 어니스트 섀클턴 – 위대한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