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의 빨간 보자기
책표지 : Daum 책
아리의 빨간 보자기

글/그림 문승연 | 사계절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아리의 빨간 보자기꽃이 예쁘게 수놓인 화사하고 예쁜 빨간 보자기, 끝을 맺은 매듭이 귀엽고 앙증맞게 느껴집니다. 이 보자기의 주인 아리는 빨간 보자기 속에 무엇을 담아 저리도 야무지게 묶었을까요? 보자기 속에 든 무엇인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이네요.

파란 원피스를 입고 빨간 보따리를 든 초록 머리 아리, 그 강렬한 색상들이 대비를 이루며 한 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오늘 아리는 빨간 보자기를 가슴에 안고 친구들을 만나러 숲에 가기로 했어요. 아리가 안고 있는  빨간 보자기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뭔가 신나는 일을 품고 있을 것만 같은 아리의 빨간 보자기 속이 자꾸만 궁금해집니다. 아리를 따라 우리도 숲 속 친구를 만나러 가볼까요?

타박타박 숲으로 걸어가던 아리는 구멍  속으로 쏘옥 들어갔습니다. 땅 속 구멍 속에는 두더지가 살고 있었거든요. 아리를 따라 꽃바람이 땅 속 까지 들어와 어둡고 침침했던 땅 속이 무지개 꽃 동굴이 되었습니다.

아리의 빨간 보자기

두더지는 아리를 보고 반가워 손을 흔들었어요. 그리고 아리에게 향긋한 감귤차를 내어주었지요. 아리는 두더지에게 빨간 보자기에 담아 온 모자를 하나 꺼내주었습니다. 파란 리본을 두르고 어여쁜 꽃장식이 달려있는 멋진 모자였어요.

“멋진 모자야. 꽃마중 갈 때 써야겠어.”

두더지는 아리가 준 멋진 모자 선물을 꽃마중 갈 때 써야겠다면서 좋아했어요.

아리의 빨간 보자기

두더지 집에서 나온 아리는 숲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큰 나무 밑동에 사는 토끼네 집에 놀러갔어요.

“아리 왔구나. 나랑 춤추러 왔니?”

아리와 토끼는 두 손을 맞잡고 깡총깡총 춤을 추며 신나게 놀다가 아리가 빨간 보자기에 싸간 도시락을 나눠 먹었습니다.

나무 밑동 속 토끼네 집에서 춤추고 있는 아리와 토끼는 꼭 마술사 모자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아요. 모자를 뒤집어 놓은 것 같은 무대도 파란색, 아리의 원피스도 파란색, 토끼의 재킷도 넘실넘실 출렁출렁 멋진 파란색입니다.

아리의 빨간 보자기

이제 아리는 높은 나무 꼭대기에 살고 있는 다람쥐를 찾아 갔어요. 다람쥐는 아리를 보고 반가워하며 손을 흔듭니다.

“여기야, 아리야. 이리 와서 놀다 가.”

아리는 빨간 보자기 안에서 이제는 자기에겐 작아진 바지를 꺼내 다람쥐에게 선물로 주었어요.

아리의 빨간 보자기

선물로 가져간 물건들을 모두 나누어주고 이제 물건을 감쌌던 빨간 보자기만 남았어요. 그런데, 머리 깃을 다듬던 후투티는 아리가 가지고 있는 빨간 보자기가 예쁘다며 눈을 떼지 못합니다.

“꽃마중 갈 때 목에 두르면 예쁠텐데.”

아리는 빨간 보자기를 후투티에게 선물했고 후투티는 기쁜 마음에 아리를 등에 태워 집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아리의 빨간 보자기

후투티를 타고 아리는 저녁 때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어요. 그리고 그날 밤, 멋진 꿈을 꾸었습니다.

따뜻한 봄날의 밤, 부드럽고 향기롭고 기분 좋은 단꿈에 빠진 아리의 모습은 세상 모르고 곤히 잠든 우리 아이들 천사같은 얼굴을 보는 것 같네요.^^ 아리의 향기로운 꿈 속을 표현한 듯 노랑, 파랑, 분홍, 보라, 하양 갖가지 꽃들이 벌이는 형형색색 색잔치가 벌어진 그림이 참 곱고 예쁘네요. 그림 속에서 향긋한 향기가 퍼져 나올 것만 같아 그림에 대고 흠~하고  깊은 숨을 들이마셔 봅니다.

아리의 빨간 보자기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아리가 문을 열어보니 아리의 친구들이었어요. 두더지는 아리가 선물해 준 꽃모자를 쓰고, 다람쥐는 아리가 준 바지를 입고, 후투티는 빨간 보자기를 목에 멋지게 두르고  아리에게 줄 꽃왕관과 꽃다발 선물을  들고 찾아와 이렇게 말했지요.

“오월 첫째 날이야. 우리 꽃마중 가자.”

아리와 친구들은 꽃마중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놀았어요. 숲 속에 이들의 꽃마중 노래가 울려퍼지자 꽃들이 하나 둘 깨어났고 앵두 나무는 빨간 앵두를, 딸기네 집에서는 딸기를 가득 내어주었습니다.

햇살 가득한 숲에 즐거운 웃음소리가 메아리쳤어.

빨간 보자기 속에 담긴 예쁜 선물과 함께 담긴 아리의 따뜻하고 정겨운 마음.  그 이야기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질 때마다 우리에게로 봄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리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마지막 글에 ‘즐거운 웃음소리가 메아리쳤다’는 글로 보아서는 숲에 사는 메아리 아닐까요? 아니면, 초록 머리 아리의 모습에서부터 숲 속으로 친구를 만나러 간 아리가 땅 속 두더지 집부터 나무 밑동 토끼네 집과 나무 위 다람쥐 집을 차례로 방문 한 후 후투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자고 나자 멋진 5월의 첫날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봐서는 봄을 불러오는 숲의 요정으로 상상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리가 지나간 자리엔 어김없이 봄이 찾아 왔으니 말이예요.^^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누구에게나 봄은 설레임을 안겨주는 계절입니다. 잔뜩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펼치고 봄바람, 봄햇살 맞으러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는 봄…… “아리의 빨간 보자기”를 읽고나면  어느 숲 속, 어느 작은 공터에서 봄맞이를 하고 있을 아리와 친구들이 눈 앞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곱고 화사한 봄날 같은 그림이 참 아름다운 “아리의 빨간 보자기”는 펼치는 그림마다 새봄을 맞는 설레임과 기쁨이 함께하는 그림책입니다.

※ ‘후투티’는 그림책 “새들아 뭐하니?”에서도 언급되었던 새입니다. 따뜻한 지방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면 다시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철새 후투티는 ‘인디언 추장 새’라고도 불린다고 해요. “새들아 뭐하니?”에서도 5월을 대표하는 새로 그려져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