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원제 : The New Small Person)

글/그림 로렌 차일드 | 옮김 김난령 | 국민서관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층계참에 앉아 사랑스런 눈길을 보내고 있는 동생과 달리 조금은 불안한 시선을 던지고 있는 형의 모습이 그려진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표지입니다. 커플룩처럼 입은 줄무늬 옷이며 피부 색깔, 곱슬곱슬한 머리까지 똑같이 닮은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이 그림책은 형의 입장에서 동생을 바라보는 시선을 재미있게 그려낸 책이에요.

맨 처음 엘모어 그린의 집에는
엄마, 아빠, 엘모어
이렇게 셋이 있었어요.
엘모어는 혼자서 방을 썼고,
방 안의 장난감들도 모두 차지했지요.
엘모어는 자기 방이
무척 자랑스러웠어요.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텔레비전도, 장난감도 모두 맘대로 가지고 놀며 행복하게 살고 있던 엘모어, 삼촌이 사 준 젤리를 먹고싶은 순서대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엘모어는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똑똑하고 사랑스런 아이라 생각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어요.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엘모어의 행복한 삶을 바꿔 버린 것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낯선 녀석이었어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쪼그맣고 아무 하는 일 없는 그녀석을 모두 좋아한다는 사실이었죠. 번쩍 안아 방긋방긋 웃어 주고 맛난 것도 주며 그 쪼그만 녀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 녀석을 엘모어 그린 보다 조금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거든요.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그녀석은 엘모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보는데도 방해했고, 엘모어가 소중히 여기는 장난감을 쓰러뜨리고, 엘모어가 가장 아끼는 오렌지 맛 젤리도 마구 핥아댔어요. 하지만 다들 엘모어에게만 이렇게 말합니다. 녀석은 아직 어려서 그러는 거니까 네가 이해해야 된다, 화내면 안 된다구요.

엘모어는 쪼그만 녀석이 왔던 곳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엄마 아빠는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쪼그만 녀석은 점점 자랐고 상황은 자꾸만 더 나빠져 갑니다. 어느 날 쪼그만 녀석은 엘모어 허락도 없이 엘모어가 가장 아끼는 옷을 입고 있었어요.

“그거 내 거야.”
엘모어가 말했어요.
“나 형이랑 똑같아지고 싶어.”
녀석이 말했어요.

쪼그만 녀석과 똑같아지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쪼그만 녀석은 자꾸만 엘모어가 하는 행동을 따라하면서 그림자처럼 엘모어를 졸졸 따라다녔어요. 물론 엘모어는 이런 녀석의 행동이 너무나 싫었지요.

어느 날, 엄마 아빠가 녀석의 침대를 엘모어 방에 옮겨 놓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어요. 엘모어는 이제 쪼그만 녀석한테서 잠시도 도망칠 수 없게 되었죠.

그런데, 어느날 밤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나쁜 꿈을 꾼 엘모어가 고함을 지르며 무서워하고 있는데 쪼그만 녀석이 용감하게 엘모어 침대로 와서 엘모어를 꼭 안아 주었거든요.

“저리 가, 나쁜 괴물!”
녀석이 소리쳤어요.
무서운 괴물들이 돌아다니는
깜깜한 밤에
누군가 옆에 있으니
엘모어의 마음이 든든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쪼그만 녀석때문에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엘모어의 삶, 그런데 그런 엘모어의 삶은 어느 날 밤 쪼그만 녀석으로 인해 다시 변화를 겪게 됩니다.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그날 밤부터 쪼그만 녀석과의 관계가 조금씩 나아졌거든요. 장난감 늘어 놓기를 하고 놀 때 쪼그만 녀석은 모자라는 장난감을 엘모어에게 빌려주기도 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깔깔 웃는 엘모어 곁에서 같이 웃어주기도 했어요. 장난감을 함께 가지고 노니 기분이 참 좋았고, 텔레비전을 보며 둘이 함께 웃으니 훨씬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엘모어는 알게 되었어요.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엘모어는 젤리통을 열고는 쪼그만 녀석에게 말했어요.

“먹고 싶으면 하나 먹어도 돼, 앨버트.”

아~ 엘모어 동생의 이름은 앨버트였군요. 이제야 ‘쪼그만 녀석’이라 부르던 동생의 이름을 불러주는 엘모어.^^ 이제 엘모어는 동생 앨버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일까요? 엘모어는 마음에 드는 맛으로 고르라 말하면서 덧붙여 얘기 했어요.

“…… 단 오렌지 맛만 빼고!”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하지만 앨버트가 고른 것은 오렌지 맛이었네요.^^ 그런 엘모어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텔레비전 속 주인공 고양이가 ‘에휴~’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네요.

완벽하고 행복한 엘모어의 일상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동생이란 낯선 존재, 첫째들이 동생에게 느끼는 불안과 불만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는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는 동생은 가족들의 사랑을 나누어 가져야 하는 경쟁자인 동시에 또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또하나의 가족이라는 이야기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2000년 오빠 찰리와 여동생 롤라 남매를 주인공으로 한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받았던 작가 로렌 차일드는 이 그림책에서 새로운 캐릭터 엘모어와 앨버트 형제를 만들어 냈어요. 국민남매 찰리와 롤라의 뒤를 이어 엘모어와 앨버트도 국민형제라는 명성을 얻게 될까요? ^^ 작가 로렌 차일드 특유의 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세련되고 톡톡 튀는 그림에 웃음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장난기 가득한 글은 이 그림책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에서도 유감없이 발휘 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나의 허락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 나의 모든 것을 바꿔버린 동생이란 존재,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얄미움과 사랑스러움을 형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 책은 세상 모든 형과 누나 오빠와 언니가 보면 좋을 그림책입니다.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

오렌지 맛 젤리는 형 엘모어가 가장 좋아하는 젤리에요. 로렌 차일드는 그림책 “동생이 미운 걸 어떡해!”의 모든 페이지마다 이 오렌지 맛 젤리를 그려넣었어요. 페이지 마다 숨어 있는 조그만 오렌지 맛 젤리도 놓치지 말고 찾아 보세요. ^^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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