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용 아들 용
책표지 : 씨드북
아빠 용 아들 용 (원제 : Dragon Pere Et Fils)

알렉상드르 라크루아 | 그림 로낭 바델 | 옮김 권지현 | 씨드북


아빠 등에 기대어 새랑 장난 치고 있는 아들 용의 순진한 모습과 달리 무언가 잔뜩 못마땅해 보이는 아빠 용… 그림책 표지에 나오는 아빠 용과 아들 용의 모습이 재미납니다. 제목 글자에도 아빠 용에는 뿔이 달려 있네요.^^ 부자지간에 과연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아빠 용 아들 용

산골짜기 동굴에서 아빠 용과 살고 있는 아들 용 스트로쿠르. 어느 날 아빠 용은 아들 용 스트로쿠르에게 말했어요.

“아들아, 너도 다 컸구나. 이제 용다운 용이 되어 우리 집안을 빛내렴. 내일 날이 밝으면 산 너머 마을에 가서 집을 불태우고 오너라.”

왜 그래야 하는지 묻는 스트로쿠르에게 아빠 용은 그것이 바로 용들의 전통이라 말해주었습니다.

아빠 용 아들 용

이제까지 불을 뿜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스트로쿠르는 밤새 뒤척이다가 잠을 설치고 다음 날 인간 마을로 날아갔어요. 그리고 그 곳에서 나무로 지은 작은집을 한 채 발견하고 불을 뿜으려고 공기를 아주 힘껏 들이켰어요. 그 때 마침 스트로쿠르를 본 남자 아이가 집에서 뛰쳐나왔어요. 진짜 용을 봐서 너무 신이 난다며 좋아하는 아이에게 스트로쿠르는 자신은 집 안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이 곳에 온 것이라며 집을 불태워야 한다고 말했죠. 스트로쿠르의 말을 들은 남자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어요.

“좋은 생각이 났어. 따라와. 불태워 버리기 좋은 곳을 알고 있거든.”

아이가 용에게 강력하게 추천해준 불태워 버리기 좋은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아빠 용 아들 용

그곳은 학교였어요.^^ 마침 오늘이 시험일인데 남자 아이는 공부를 못했대요. 학교에 불을 질러주면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말에 스트로쿠르가 불을 뿜으려고 공기를 아주 힘껏 들이마신 순간, 이번에는 학교 선생님에게 딱 걸리고 말았네요. 마음이 약한 스트로쿠르는 이 번에도 학교를 태우지 못했어요. 선생님은 이곳의 아이들은 용을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며 용 그림을 선물로 주시기까지 했거든요.

아빠 용 아들 용

용을 무서워해야 하는데 어째 분위기는 점점 용이 환영 받는 그런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네요.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인 스트로쿠르. 그 와중에 가방으로 몸을 숨기고 조심조심 도망을 치고 있는 아이를 찾으셨나요? 학교를 불태워 달라 부탁했던 바로 그 아이입니다. ^^

선생님은 스트로쿠르에게 집을 꼭 불태워야만 한다면 강가 버려진 오두막에 가보라 말씀해주셨어요. 인간들의 집을 불 태워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왔는데 어째 스트로쿠르가 인간들의 말을 너무 잘 들어주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스트로쿠르가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요?

아빠 용 아들 용

스트로쿠르가 강가의 버려진 오두막을 막 불태우려는 찰나 낚시를 하던 할아버지가 스트로쿠르에게 말을 걸었어요.

“오, 마침 잘 왔다.
내가 통통한 연어를 열두 마리나 잡았는데 말이야. 성냥개비가 하나도 없잖니.
불 피우는 걸 도와주면 맛있는 연어구이를 먹게 해주마.”

마침 배가 고팠던 스트로쿠르는 할아버지를 도와 연어를 구웠고 모두 강가에 발을 담그고 앉아 맛있는 연어 구이를 먹었어요.

아빠 용 아들 용

결국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온 스트로쿠르. 아빠에게 집을 못 태웠다고 말하자 아빠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어요. 모두들 저한테 얼마나 잘해줬다고요!”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아빠 용에게 스트로쿠르는 선생님이 선물로 주신 용 그림을 보여주었어요. 아빠는 그게 뭔지 물었고, 스트로쿠르는 꾀를 내어 아빠의 초상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오늘 인간을 만나서 배운 것이었죠.

아빠 용 아들 용

스트로쿠르의 선물을 받은 아빠는 마음이 뿌듯해졌어요. 뿌듯해진 아빠 용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스트로쿠르가 건넨 그림을 액자에 넣어 잘 보이도록 세워놓은 아빠 용, 아들이 건넨 선물이기에 마음이 풀어진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초상화라고 생각한 그림 속 용의 모습이 만족스러웠던 걸까요? ^^

스트로쿠르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새와 뛰어 놀고 있습니다.

간식인 애벌레를 구워먹을 때도 나뭇가지로 작은 불을 피워 구워먹었던 스트로쿠르는 불을 한 번도 뿜어 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오늘 집 안의 전통을 지키키 위해 인간들 마을로 내려갔다가 불을 뿜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네요. 언제였냐구요? 바로 연어를 구워 먹을 때! ^^ 이렇게 스트로쿠르는 자신이 가진 것을 진정 필요한 곳에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통 역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 아빠 용, 가문의 전통과 양심 사이에서 적절한 해답을 스스로 찾아내 아빠를 설득 시켰을 뿐 아니라 다른 이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까지 배워 온 신세대 아들용 스트로쿠르, 이만하면 스트로쿠르의 성인식은 성공한 것이겠죠? ^^

술술술 읽히는 재미난 이야기 속에 오묘한 철학적 메세지를 담은 그림책 “아빠 용 아들용”은 주변 풍경이며 인물들을 익살스럽게 표현해 그림 보는 재미까지 선물하는 책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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