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의 냉장고

매디의 냉장고 (원제 : Maddi’s Fridge)

루이스 브랜트 | 그림 빈 보겔 | 옮김 제이제이제이 | 씨드북

가온빛 추천 그림책


그림책 소재로 가장 인기 있는 건 어떤 이야기일까요? 아마도 친구에 관한 이야기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친구와 사귀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어려움을 겪는 친구를 도와줄 때 아닐까요? 오늘은 귀여운 꼬마 아가씨 매디와 애나의 우정을 통해 친구의 의미를 생각해볼까 합니다. 그럼 매디와 애나를 만나러 그림책 “매디의 냉장고”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매디의 냉장고

매디와 애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사이랍니다. 하지만 둘은 잘 하는 게 달라요. 매디는 암벽 타기를 잘 하고, 애나는 달리기를 잘 하죠. 암벽 타기를 할 때는 늘 매디가 먼저 올라가고, 달리기를 하면 언제나 애나가 앞서지만 둘은 어딜 가건 꼭 붙어 다니는 단짝 친구입니다.

매디의 냉장고

공원에서 실컷 뛰놀던 애나는 갑자기 출출해졌어요. 그래서 애나는 공원에서 가까운 매디네 집으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간식으로 먹을 게 뭐가 있을까 궁금해하며 애나는 매디네 냉장고를 힘차게 열었습니다. 그런데, 냉장고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우유가 조금 있었지만 매디는 동생을 주려고 아껴둔거라며 애나에게 미안해합니다.

“왜 너희 엄마는 장보러 가지 않으셔?”

“우린 돈이 없거든.”

다짜고짜 뛰어 올라와서는 냉장고 문을 열어젖힌 애나도 매디와의 짧은 대화와 텅빈 냉장고 때문에 미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껏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가장 친한 친구네 집에서는 결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에 당황스럽기도 하구요.

애나는 어색해 하며 자기 집에 가서 먹겠다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매디는 애나에게 텅빈 냉장고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매디의 냉장고

집으로 돌아오기가 무섭게 애나는 냉장고부터 열어봅니다. 평소와 다름 없이 먹을 것으로 가득한 냉장고. 공원에서 매디네 집으로 뛰쳐들어갈 때만 해도 배가 고팠었는데 지금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빈틈 없이 꽉꽉 들어찬 냉장고를 바라보고 있자니 뭔가 꽉꽉 응어리진 듯 마음 한 구석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저녁 먹는 내내 애나는 매디와 매디의 동생 걱정 뿐입니다.

매디와 라이언은 빵 조금과 우유 한 통 밖에 못 먹을 텐데……

매디의 냉장고

그 일이 있고 난 후 애나는 아침마다 친구 매디를 위해 먹을 것을 챙겨서 학교로 향합니다. 어제 저녁에 맛있게 먹었던 생선구이를 매디에게 먹이고 싶었는데 가방을 열어보니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매디의 냉장고

다음 날은 달걀을 챙겨갔는데 이번엔 모두 깨져서 엉망이 되어버렸네요.

매디의 냉장고

그 다음 날엔 브리또를 챙겨갔어요. 브리또는 맛도 좋고 가방에 담기에도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동안 번번이 실패만 했었던 애나는 오늘 드디어 친구 매디에게 맛있는 간식을 먹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매디는 애나가 싸다 준 음식을 다 먹지 못했어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남겼던 겁니다. 그런 모습을 안쓰럽게 지켜 보던 애나는 고민에 빠집니다.

매디의 냉장고

고민 끝에 애나는 엄마에게 모든 걸 말했어요. 절대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매디와 약속하긴 했지만 친구 매디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었던 겁니다. 엄마는 먹을 것을 잔뜩 챙겨서  애나와 함께 매디네 집으로 찾아갑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 때문에 매디가 화를 낼까봐 걱정이 되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약속은 중요한 거야.” 매디가 말했어요.
“나한텐 네가 더 중요해.” 애나가 말했어요.
매디가 미소를 지었어요.
“우리 아직도 친구니?” 애나가 물었어요.
“언제나.” 매디가 말했어요.

친구를 걱정하는 애나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매디의 가족은 오늘 저녁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을 잊지 않고 지켜봐주는 친구와 이웃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 가득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죠. 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베푼 애나의 가족 역시 행복한 저녁을 보냈을테구요.

매디의 냉장고

늘 앞서 달려가던 애나가 오늘은 매디와 속도를 맞추어줍니다. 애나와 매디 두 친구는 서로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계단을 올라갑니다. 애나와 매디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니까요!

다시 위로 올라가서 애나가 매디를 위해 가방 속에 이런저런 음식들을 가져 오는 장면으로 잠깐 돌아가볼까요. 이어지는 세 장의 그림들 오른 쪽엔 애나의 암벽 타기 도전기가 담겨 있습니다. 애나가 번번이 실패할 때마다 매디는 늘 곁에서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애나가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매디. 그리고 마침내 애나가 암벽 타기에 성공했을 때 매디는 애나보다 더 기뻐합니다.

“도와줘서 고마워, 매디. 혼자서는 못 했을 거야.”

매디는 어깨를 으쓱했어요.

“친구 좋다는 게 뭐니.”

친구와 함께 지내며 가장 뿌듯하고 행복한 순간은 바로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때 아닐까요? 친구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내 일처럼 발벗고 나서서 든든한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때 어려움이 해결된 친구보다도 나 자신이 더 기쁘고 뿌듯할테니까요. 그리고 친구가 고맙다는 말을 해 올 때 조금은 어색한 듯 별 것 아니라며 “친구 좋다는 게 뭐니.” 이렇게 말하는 내 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 친구도 알까요?

받는 마음보다 주는 마음이 더 행복함을 알려 주는 그림책 “매디의 냉장고”였습니다.

※ 그림책 “매디의 냉장고” 판매 수익금의 10%는 결식 아동 돕기에 쓰인다고 합니다.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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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k
Oak
2015/06/26 10:03

이젠 꽤 진지하게 친구관계에서 고민하는 유치원 아들에게 좋을 책 같네요.. ^^

이 선주
Editor
2015/06/28 11:13
답글 to  Oak

안녕하세요? Oak님.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유치원 아이 모습이 그려지네요.^^
“우리 집이 더 높아”나, “하늘에서 달님이 뚝 떨어졌어요”도 친구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라면 좋아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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