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새 집시
책표지 : 같이보는책
바람의 새 집시 (원제 : Gipsy)

마리-프랑스 슈브롱 | 그림 마틸드 마냥 | 옮김 박정연 | 같이보는책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책을 펼치는 순간 그림에 푹 빠지게 되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바람의 새 집시”가 바로 그런 그림책입니다. 시인의 감성이 느껴지는 따뜻한 글과 참 잘 어울리는 그림을 그린 이는 마틸드 마냥이란 프랑스의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깊은 색감과 섬세함을 지닌 그녀의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어딘가 신비한 느낌이 듭니다.

새로운 만남, 여행의 시작

바람의 새 집시

어린 까치 한 마리가 바람에 떠밀려 둥지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 숲을 지나던 한 아이가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떨고 있는 어린 까치를 발견합니다. 아이는 까치를 조심스레 안아서 집으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정성껏 까치를 돌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처가 아물고 건강해진 까치는 둥지로 돌아가지 않고 아이의 곁에 머물기로 마음 먹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마누, 아이의 가족은 세상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집시입니다. 마누네 가족은 새로운 식구에게 ‘집시’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바람의 새 집시

우리는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였어요.
마누의 가족은 마차에서 살고 있었어요.
그래서 나는 마누와 함께 세상을 두루 돌아다녔어요.

바람의 새 집시는 이렇게 해서 자신에게 유일한 세계였던 둥지를 떠나 자신을 향해 활짝 열린 세상으로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바람의 새 집시

자유도 나의 양식이에요.
어디든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자유.
행복하기 위해 더 필요한 건 없어요.

드넓은 바다, 끝도 없이 푸르른 하늘. 집시는 마누의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무엇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지 깨닫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유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든 한결같은 따스함으로 자신을 안아주는 가족입니다.

내려놓는 삶, 꿈꾸는 삶

바람의 새 집시

집시는 여행 중 지난 날 자신의 모습을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둥지를 빼앗으려는 줄 알고 다짜고짜 달겨들거나 둥지 안에 숨겨 둔 보물을 훔쳐가려는 줄 알고 잔뜩 의심 어린 눈으로 경계하는 다른 새들의 모습에서 작은 둥지가 세상 모든 것인 줄로만 알고 지내던 자신의 옛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집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작은 둥지가 세상 전부가 아님을, 집착과 편견이 우리 삶을 얼마나 척박하게 만드는지를, 내려놓는 순간 우리 삶이 얼마나 자유롭고 풍성해질 수 있는지를 바람의 새 집시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내 삶을 의미있고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둥지나 보물 따위가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아가는 것임을 말입니다.

자유를 아름답게 하는 것

바람의 새 집시

나의 둥지는 마차,
나의 둥지는 마누의 품,
그리고 루나의 머리칼이에요.
나의 둥지는 바로 여행이에요.
나의 둥지……
그건 깃털 속으로 스며드는 바람이에요.

마누의 동생 루나의 머리칼에서 곤히 잠든 집시의 모습은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담고 있습니다. 바람의 새 집시는 여행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배운 듯 합니다. 자유를 꿈꾸는 새 집시는 마누의 가족에게서 자유와 사랑, 그리고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배웁니다. 자유가 아름다울 수 있는것은 언제든 돌아가면 반겨줄 푸근한 가족과 그들의 따스한 사랑이 있기 때문임을 말입니다.

※ 마틸드 마냥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다 갑자기 루나가 부러워졌나봅니다. 바람의 새 집시 모양으로 머리핀을 만들어 꽂은 그림 작가 마틸드 마냥의 모습 보면 여자 아이들은 아마도 ‘엄마, 나도 집시 핀 사줘!’ 이럴 것 같습니다. ^^

가족, 삶의 소중한 의미

바람의 새 집시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물이 있어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마누의 눈,
그 눈 속에서 반짝거리는 보석.
마누가 내게 손을 내밀고
그 손 위로 내가 자랑스레 내려앉을 때도
마누의 보석들은 반짝거려요.
마누가 내 이름을 ‘집시’라고 부를 때,
마누의 눈 속에 담긴
이 보석은 콩닥콩닥 내 심장에서 뛰고 있어요.

“바람의 새 집시”의 마지막 그림을 보고 있으면 책을 덮기가 쉽지 않습니다. 둥지를 떠나 온 세상을 여행하며 꿈꾸는 삶의 자유를 누리는 바람의 새 집시. 그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 준 아이 마누. 둘이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마누의 눈동자에서 집시는 자신의 꿈을 봅니다. 마누는 집시에게 ‘그래! 잘 하고 있어.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라고 말해주는 듯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 마지막 그림에서 과연 무엇을 느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감성 넘치는 글과 빨려들어갈 것만 같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우리 삶의 긴 여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해주는 그림책 “바람의 새 집시”, 올 여름 온 가족이 꼭 함께 읽어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