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안에 든 게 뭐야?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글/그림 김상근 | 한림출판사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고 편안한 그림, 겨울밤의 풍경을 두더지와 다른 동물 친구들의 감정 변화에 따라 그려낸 서정미 가득한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 “두더지의 고민”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던 김상근 작가가 이번 여름에는 빨간 가방을 들고 달려가는 개구리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어딘가 다급하게 달려가는 개구리,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빨간 가방, 개구리는 어디를 저리도 급하게 달려가는 것일까요?

그림책 “가방 안에 든 게 뭐야?”의 이야기는 속표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손바닥만한 물웅덩이를 들여다 보던 개구리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립니다.

큰일이야. 서둘러야겠어!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개구리는 가지고 있던 빨간 가방 안에 무언가를 잔뜩 꾸려 넣고 달리기 시작했어요. 그 모습을 누렇게 말라가고 있는 선인장 뒤에서 다람쥐가 지켜보며 궁금해합니다.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가방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다람쥐 눈이 왕방울만 해졌네요. 개구리를 뒤따르던 다람쥐가 상상을 합니다. 왠지 도토리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생각한 다람쥐는 나도 좀 달라며 개구리를 따라갔어요.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그 광경을 토끼가 보게 됩니다. 토끼 역시 개구리가 짊어진 빨간 가방 안에는 분명 홍당무가 들었을 거라 생각하고 개구리를 뒤쫓았어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원숭이는 개구리의 배낭 안에 맛있는 바나나가 들었을 거라 생각해서 뒤쫓기 시작했고, 커다란 곰은 최고급 연어 냄새가 난다며 개구리를 뒤쫓기 시작했어요.

“나도 줘!”

하고 외치면서 말이죠.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빨간 가방을 맨 개구리, 개구리를 쫓는 다람쥐와 토끼, 그리고 원숭이와 곰. 개구리의 가방 안에 든 것을 얻기 위한 추격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개구리는 바빠요. 잠시도 쉬지 않고 뛰어가고 날아가고 줄을 잡고 건너서 급하게 어디론가 가느라 친구들이 “나도 줘!” 하며 아무리 따라와도 뒤돌아 볼 시간이 없나 봐요.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모두들 자신이 개구리를 잡았다며 흥분해 소리를 질렀어요. 그 순간 언덕에서 그만 개구리의 가방이 떨어지고 맙니다. 원숭이의 바나나도 다람쥐의 도토리도 토끼의 홍당무도 곰의 연어도 모두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 순간!(동물들의 실감나는 표정 좀 보세요.^^)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급하게 달려왔던 동물들도 개구리와 개구리의 가방과 함께 모두 떨어지고 말았어요.

으아아아아!

그 순간 개구리의 빨간 가방이 열리며 그 속에서 무언가 산산히 흩어졌어요. 초록 물방울 같은 저것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개구리의 가방 한가득 들어있던 것은 바로 초록 올챙이였어요. 다들 떨어지면서도 올챙이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 와중에 개구리의 가방을 발가락으로 잡은 원숭이, 가슴 한가득 올챙이를 안은 곰의 비명, 장난 스럽게 웃으며 올챙이와 눈을 마주치고 웃고 있는 토끼, 마주보며 웃고있는 개구리와 올챙이. 동물들 제각각의 표정과 올챙이들의 표정이 참 재미있네요. 비록 상상했던 먹을거리는 사라졌지만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동물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참 예쁘죠?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모두 함께 퐁당! 푸우우웅덩! 팡당! 풍덩! 이들이 함께 떨어진 곳은 커다란 강이었습니다. 저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상상 속의 맛난 걸 쫓던 추격전은 순식간에 올챙이 사수 대작전이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마음씨 착한 동물들의 갑작스런 미션은 대성공이었구요. ^^

어디 그 뿐인가요? 처음 메마른 땅에 살던 동물들은 개구리를 따라 뛰면서 새 보금자리를 찾게 되었어요.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원숭이는 바나나가 주렁 주렁 달린 나무를 찾았고, 다람쥐는 도토리가 가득 달린 나무를 찾았어요. 올챙이가 사는 강에는 싱싱한 연어가 뛰놀고 있어요. 신나게 연어를 쫓는 곰 좀 보세요. 토끼는 자기 몸통만한 당근을 뽑고 있네요. 모두가 함께 외칩니다.

찾았다, 우리 집!

해피엔딩이 가져오는 잔잔한 감동의 마지막 장면을 들여다 보며 아이처럼 웃습니다. 🙂

첫장면으로 돌아가서 찬찬히 주변을 살펴보면 처음 올챙이를 구출했던 작은 웅덩이 근처는 모든 것이 메말라 있었어요. 그러니 다른 동물 친구들도 먹을 것이 부족해 배가 고파 있었겠죠. 그들이 가방을 맨 개구리를 따라 뛰고 또 뛸때마다 그림책 배경이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는 푸르른 숲과 만나게 되지요. 밝고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곳, 그곳이 바로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곳 아닐까요?

생동감 넘치는 동물 친구들, 간결한 문구의 되풀이되는 반복이 주는 재미, 그리고 마지막 장면이 주는 깜찍한 반전과 훈훈함까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모든 요소를 두루 갖춘 그림책 “가방 안에 든 게 뭐야?”. 예쁜 색감으로 동물들의 털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그려진 그림책 속에는 우리의 소중한 환경에 대한 메세지도 담겨있습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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