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장난감
책표지 : 찰리북
소년과 장난감

(원제 : The Boy and The Toy)
소냐 하트넷 | 그림 루시아 마슐로 | 옮김 김선희 | 찰리북


소년과 장난감

어느 날 발명가 아빠는 지상 최고의 장난감을 발명했습니다. 장난감 이름은 토이. 떠나는 아빠에게 손수건을 흔들고 있는 황금색 로봇 장난감이 바로 토이입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스코트와 많이 닮았습니다. 아빠가 없는 동안 토이와 잘 지내라며 발명가 아빠는 어디론가 훌쩍 떠납니다.

소년과 장난감

아빠 말대로 토이는 아주 영리했습니다. 소년이 가르쳐주는 재주들을 금방 배웠고 소년과 함께 지내는 걸 아주 좋아했습니다. 한동안 소년과 장난감 토이는 잘 지냈습니다. 토이는 즐거웠고 소년은 혼자였지만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소년은 토이가 어딘가 좀 이상하다는 걸 느끼기 시작합니다.

소년과 장난감

소년은 자신이 직접 만든 퍼즐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토이와 함께 하기 퍼즐 맞추기를 하는 걸 좋아했죠. 그런데 토이는 소년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퍼즐 맞추기에 낭비하고 싶지 않았나봅니다. 소년이 잠든 사이 소년이 아끼는 퍼즐들을 모두 바다에 던져버립니다.

소년과 장난감

그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소년이 책 읽기에 푹 빠져 자신과 놀아주지 않자 토이는 소년이 열심히 읽던 책을 모두 찢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흠… 이 세상 최고의 장난감이라던 토이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소년과 장난감

퍼즐, 책에 이어서 이번엔 소년이 어려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이 수난을 겪습니다. 소년은 토이와 함께 갖고 놀고 싶었는데 토이는 소년과 마음이 달랐나봅니다. 소년이 다른 장난감들을 갖고 놀며 어릴 적 추억에 젖어들자 토이는 장난감들을 망가트리려고 듭니다. 소년이 그런 토이를 나무라지만 역시나 그날 밤 토이는 소년이 아끼던 장난감들을 내다 버리느라 바쁘네요.

소년과 장난감

소년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토이는 소년과 자기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아빠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토이가 싫어할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결국 소년은 토이가 잠든 사이 지푸라기를 이용해서 자기와 꼭 닮은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소년과 닮은 지푸라기 인형과 어깨동무를 한 채 소파에 앉은 토이에게서 하트가 계속 뿅뿅 솟아나는 걸 보면 기분이 정말 좋은가봅니다. 토이가 퍼즐, 책, 다른 장난감들에게 (지푸라기) 소년을 빼앗기지 않고 혼자서 독차지한 채 행복에 푹 빠져 있는 틈을 타서 소년은 아빠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소년의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돌아온 아빠가 토이의 몸 속을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런, 내가 깜빡하고 중요한 걸 넣지 않았구나.
토이는 너랑 좋은 친구가 될 수 없겠어.”

소년은 서운했습니다. 토이가 불쌍하기도 했구요. 그런 소년에게 아빠는 여행에서 만난 친구를 소개합니다. 아빠가 소년에게 소개한 친구는 과연 누굴까요? 그림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

“소년과 장난감”은 후반부의 이야기 전개가 다소 어색하다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디지털이 대세인 요즘 아날로그적 감성과의 균형과 친구에 대한 생각 거리들을 던져 준다는 점에서 우리 아이들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그림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친구가 필요해

발명가 아빠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드세요? 아들을 장난감 로봇에게 맡겨버리고 자기는 여행을 떠나버리니 말입니다. 심지어 토이가 문제를 일으켜서 돌아왔을 때도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려나 싶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새로운 친구에게 아들을 맡겨 버립니다. 뒷쪽 면지에도 새 친구 강아지와 토이, 지푸라기 소년만 보일 뿐 아빠는 없습니다.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우리 삶에서 엄마 아빠 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있다면 아마도 친구 아닐까요? ‘나를 알아주는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나는 진정 의미 있는 삶을 산 것이다’라고 누군가 말한 것 처럼 삶을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 친구. 죽고 못살 것 같이 굴다가도 어느 날은 심하게 다투고는 다시는 안 볼 것 같이 굴기도 하고,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꼭 붙어다니는 친구.

중요한 건 엄마 아빠는 선택할 수 없지만 친구는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좋은 친구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야만 합니다. 좋은 친구에게만 좋은 친구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있으니까요. 아이들은 그림책 “소년과 장난감”의 소년과 토이의 관계를 통해 어떤 행동이 친구를 행복하게 하고 또 어떤 행동이 친구를 불편하게 만드는지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아빠가 깜박하고 넣지 않은 건?

여행에서 돌아온 아빠는 토이의 몸 속을 살펴보고는 “이런, 내가 깜빡하고 중요한 걸 넣지 않았구나.” 라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토이에게 깜박하고 넣어주지 않은 중요한 건 과연 뭘까요? 그림책 “소년과 장난감”을 다 보고 나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아이에겐 좋은 경험이 될 듯 합니다.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갖춰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해, 배려, 양보, 용서와 관용, 친구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가기, 친구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기……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우리 아이 생각이 얼만큼 자랐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토이가 안드로이드 마스코트를 닮은 이유

소년과 장난감
안드로이드 사진 출처 : android

소년을 독차지하고 싶어했던 토이는 ’21세기의 빅브라더’라고 불리는 Google의 안드로이드 마스코트와 많이 닮았습니다.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스마트폰에 푹 빠져서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 돌아볼 틈 없는 요즘 우리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꼬집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토이는 그대로 버려졌을까요?

소년과 장난감

그림책 “소년과 장난감”의 앞뒤 면지입니다. 앞쪽 면지에서 쓸쓸한 표정으로 걷던 소년이 뒷쪽 면지에서는 새로운 친구와 함께 바닷가를 달리고 있습니다. 활짝 웃는 모습으로 말이죠. 그리고 저기 멀리 모래성을 쌓고 있는 토이가 보입니다. 파라솔 아래 앉아 있는 지푸라기 소년과 함께요.

사실 이야기 후반부에 토이 속을 들여다 본 아빠가 고칠 수 없다면서 새 친구를 소개시켜 줄 때 토이는 그대로 버려지는 줄로만 알고 적잖이 당황했었습니다. 하지만 변함 없이 뒷쪽 면지에서 지푸라기 소년과 함께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제서야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 게임기, 그 밖에도 우리 아이들이 빠져들만한 모든 것들 적당히 쓰면 약이고 과하면 독이 된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소년과 이 세상 최고의 장난감 토이의 관계를 통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삶의 균형을 유지할 줄 아는 지혜와 좋은 친구가 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소년과 장난감”이었습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