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배달

(원제 : Special Delivery)
필립 C. 스테드 | 그림 매튜 코델 | 옮김 이수란 | 국민서관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우편함 안에 누군가 보내온 반가운 소식이 들어있던 시절의 기억 때문일까요? 우표 모양으로 그려진 그림책 표지가 향수를 불러 일으키네요. ^^ 그림책 제목과 표지 그림이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주 특별한 배달’을 위해 어디론가 떠나고 있는 세이디와 코끼리, 비행기가 뒤집어진 그림만 봐도 결코 순탄치 않아 보이는 이들의 멋진 모험 이야기 한 번 들어 보세요.

아주 특별한 배달

커다란 코끼리를 데리고 세이디가 찾아간 곳은 우체국입니다. 세이디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짐 할아버지에게 세이디는 이렇게 말했어요.

“짐 할아버지, 이 코끼리를 저희 고모에게 보내려고요.
조세핀 고모는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살고 계셔서……
친구가 꼭 필요하거든요.”

세이디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처럼 보이는 코끼리를 외롭게 살고 계신 고모에게 보내겠다는 그 마음이 참 예쁘네요. 하지만 코끼리를 우편으로 보낼 수 있을까요? 짐 할아버지는 이리저리 계산기를 콕콕콕 눌러보시더니 우표가 아주 많이 필요할 거라면서 수레 한가득 담긴 우표를 보여주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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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으로 보내긴 힘들다는 걸 알게 된 세이디는 이번에는 메리 아주머니의 비행기를 빌리기로 했어요. 하지만 코끼리가 너무 무거워서 연료가 금방 바닥이 나 버렸나봐요. 비행기는 오래지 않아 강가에 불시착하고 말았어요. 그 바람에 악어가 깜짝 놀랐죠. 세이디는 놀란 악어에게 강 아래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누구하고나 금방 친구가 되는 세이디의 능력이 참 놀랍죠? (흐음… 부럽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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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악어에게 고모에게 도착하면 커다란 풍선껌을 보내주겠다 약속하며 헤어집니다. 그러고 나서 세이디와 코끼리는 기차에 올라탑니다. 그런데, 어째 기차 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이네요. 기차에는 무시무시한 바나나(?)를 든 원숭이 강도단이 타고 있었거든요. 세이디가 이번에도 무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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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대는 바로 세이디……순순히 원숭이 강도단에게 당할 리 없겠죠. 원숭이 강도단에게 모든 걸 빼앗기면 강도단에 들어가서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되니까요. 따뜻한 마음+ 친화력 짱! 자유로운 영혼까지 가진 세이디입니다.

세이디 일행과 원숭이들은 친구가 되어 즐거운 기차 여행을 함께 합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냠냠 꿀꿀 쩝쩝. 함께 먹고 놀면서 즐기는 기차 여행은 보기만 해도 즐거워집니다. 친구는 여럿이 함께 할 때 더 즐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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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먹을거리가 슬슬 지겨워질 무렵 짠하고 나타난 아이스크림차. 다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은 다음 세이디는 원숭이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아이스크림 차를 얻어타고 고모 댁으로 향합니다. 어느 덧 해는 서산으로 지고, 세이디와 코끼리가 탄 아이스크림차는 어둠 속을 달려 조세핀 고모네 집으로 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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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조세핀 고모네 집에 무사히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잉! 세이디가 가족과 떨어져서 외롭게 사는 고모를 여행 내내 하도 걱정을 해서 쓸쓸한 고모 모습만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막상 만나보니 외롭고 슬픈 것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지 않나요? ^^

고릴라가 기댄 커다란 상자의 발신인을 보면 세이디예요. 아마도 다른 상자들도 마찬가지겠죠? 이곳에 모인 동물 친구들은 모두 세이디가 고모를 위해 보내드린 건가봐요. 줄곧 세이디와 코끼리를 따라왔던 햄스터들이 반갑게 달려가는 곳을 보면 고모쪽에 있던 햄스터 가족들이 반갑게 달려오고 있어요. 가족 상봉이라도 하듯이 말이죠. ^^ 엉금엉금 느림보의 대명사 거북이도 세이디를 향해 날쌔게 달려오고 있네요. 모두들 흐뭇한 얼굴로 세이디를 바라보는 것으로 보아서는 다들 세이디의 친구인 모양인가봐요.

세이디는 고모에게 이렇게 많은 가족을 만들어 주고도 여전히 고모가 외로울까봐 걱정이 많았던 모양이네요. 그동안 세이디가 보내 준 친구들도 고마웠겠지만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살고 계시던 고모에게 가장 반가운 선물은 바로 사랑스러운 세이디겠죠? ^^

조세핀 고모는 세이디를 꼬옥 안아주셨어요. 그리곤 모두에게 따뜻한 코코아를 한 잔씩 타주시면서 세이디에게도 물어보셨죠.

“세이디, 따뜻한 코코아 좀 마시겠니?”
“네, 이 편지만 다 쓰고요. 친구가 기다리고 있거든요.”

달콤한 코코아도 미룬 채 세이디는 누구에게 편지를 쓰는 걸까요? 아~ 아까 강을 건너게 도와주었던 악어에게 풍선껌을 보내주겠다던 약속을 잊지 않았군요. 험난한 여정 끝이라 피곤할텐데도 자신을 도와준 친구와의 약속을 꼼꼼히 챙기는 세이디 참 당찬 꼬마 아가씨군요. ^^

“아주 특별한 배달”은 사랑하는 고모를 위해 기꺼이 먼 길을 선뜻 나서는 꼬마 아가씨 세이디의 모습, 좌충우돌 돌발 상황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하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험난한 여정을 헤쳐 나가는 신나는 모험, 그리고  고모와 조카의 따스한 포옹까지 볼거리가 아주 풍성한 그림책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간의 따뜻한 우정 이야기를 담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칼데콧 메달 수상과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의 기쁨을 누렸던 필립 C. 스테드의 이야기 속에는 늘 따뜻한 유머와 가슴 찡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아마도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과 마음 때문이겠죠?

선물은 받는 사람에게도 주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선사합니다. 무엇을 선물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물을 고르면서 오직 그 사람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선물이라는 것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주고 받는 선물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기 마련이죠.

필립 C. 스테드에게 또 한번의 칼데콧 메달을 안겨줄지도 모를 멋진 그림책 “아주 특별한 배달”과 함께 아주 특별한 여행을 떠나 보세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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