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원제 : The Dragon of an Ordinary Family)
마거릿 마이 | 그림 헬린 옥슨버리 | 옮김 황재연 | 현북스

가온빛 추천 그림책
※ 1969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작


헬린 옥슨버리는 1969년에 두 권의 그림책으로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수상했습니다. 한 권은 오늘 함께 볼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또 한 권은 “쾅글왕글의 모자”입니다.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는 2006년에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뉴질랜드 작가 마거릿 마이가, “쾅글왕글의 모자”는 영국 넌센스 문학 작가 겸 화가인 에드워드 리어가 각각 글을 썼습니다.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는 제목 그대로 평범한 벨사키 가족이 반려동물로 용을 키우게 되면서 겪는 일상 탈출과 즐거운 상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이 엄마 아빠에게 얼마나 재미난 일탈을 선물하는지 함께 보시죠.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벨사키 씨, 벨사키 부인, 그리고 아들 올란도, 벨사키 가족은 여느 집들처럼 평범한 가족이었습니다. 벨사키 부인이 벨사키 씨에게 이렇게 말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당신은 너무 고리타분해요!”

벨사키 부인은 남편에게 퇴근 길에 올란도를 위한 애완동물을 사다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벨사키 씨가 집이 좁아서 애완동물을 어떻게 키우냐고 되묻자 벨사키 부인은 올란도가 원한다면 코끼리라도 키울 수 있다면서 남편에게 “당신은 너무 고리타분해요!”라고 쏘아 붙였습니다.

고리타분하다는 말에 화가 난 채 출근한 벨사키 씨는 퇴근 후 애완동물 가게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개, 고양이, 앵무새 등 평범한 동물들을 지나쳐서 아주 싸게 파는 평범하지 않은 애완동물을 유심히 지켜봅니다.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결국 벨사키 씨는 자신을 고리타분하다고 한 아내에게 보란듯이 평범하지 않은 애완동물을 사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올란도는 당연히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다소 황당한 듯한 표정의 벨사키 부인, 그리고  ‘내가 이래도 고리타분해?’라고 따지는 듯한 표정의 벨사키 씨. 지금껏 고리타분할만큼 평범했던 벨사키 가족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지게 될까요? ^^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벨사키 씨가 사올 때만 해도 자그마했던 용은 자라고 또 자라면서 점점 커집니다. 마을 사람들은 신기한 용을 구경하러 놀러 오곤 했죠. “확실히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어. 용이 우리를 평범한 데서 벗어나게 했어.” 라고 말하며 벨사키 부인은 아주 뿌듯해 했습니다.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하지만 점점 커지던 용은 코끼리보다도 훨씬 더 커졌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더 이상은 구경을 오지 않았죠. 너무 커져버린 용이 살짝 무서웠거든요. 어느 날은 마을 시장도 찾아와서 이렇게 큰 용은 주거 지역에서 키울 수 없다며 동물원이나 서커스단 같은 곳으로 보내라고 매섭게 말했습니다.

벨사키 가족은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용이 너무 커서 키울 곳이 마땅치 않은 것도, 먹이를 주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힘든 것도 모두 사실이었지만 그들은 용을 사랑했거든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용이 처음으로 말을 했습니다. “저도 당신들을 사랑하지만, 전 다른 곳에서 살아야 해요. 사실 여기가 좀 좁아지기 시작하던 참이었어요.” 라고 말이죠. 그리고 나서 용은 벨사키 가족에게 아주 멋진 제안을 합니다.

“저와 함께 크리스마스 휴가를 가면 어떨까요?”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용은 높이높이 구름 위로 날아올랐어요.
그리고 한참 뒤 아래로 아래로 내려왔어요.
식구들은 새파란 바다가 펼쳐진 광경을 보았어요.
신비한 바람이 벨사키 가족을 온통 여름 잎사귀 같은
금빛과 푸른빛이 감도는 마법의 섬으로 이끌었어요.

아빠가 용을 사 왔어요

벨사키 가족은 용이 데려다 준 마법의 섬에서 수많은 동화 속 주인공들을 만났습니다. 창가에 앉아 머리를 빗으며 왕자가 구해 주길 기다리는 공주들, 왕의 아이, 대장장이의 아이, 거지 아이들을 만났죠. 어느 날은 해적들과 함께 배를 타고 다니며 섬에다 보물을 묻기도 하고 인어가 부르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또 어느 날은 깊은 숲 속의 잃어버린 도시들을 발견하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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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멋진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낸 벨사키 가족은 마침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용은 원래 자신의 고향이었던 마법의 섬에 남기로 했습니다. 날아다니는 양탄자에 용이 준 선물들을 잔뜩 싣고 벨사키 가족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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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예전 생활로 돌아갈 준비가 된 것 같아.”

멋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벨사키 부인은 남편이 고리타분한 사람이 아니어서 기쁩니다. 신비한 경험과 멋진 추억을 선물한 용에게 고맙기도 하구요. 하지만 무엇보다 기쁜 건 이웃들과 다시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용이 떠나고 다시 평범한 이웃으로 돌아왔으니까요.

다음 크리스마스에 용을 보러 가면 안되냐고 올란도가 묻자 벨사키 부인은 “이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야 한단다.
그런 마법 같은 일은 한 번으로도 충분해.” 라고 말합니다. 벨사키 부인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와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게 더 좋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용이 올란도에게 선물한 검은 새끼 고양이가 올란도의 무릎 위에서 중얼거립니다.

“다시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아마도 이 말은 새끼 고양이의 중얼거림이라기보다는 올란도의 마음 속 다짐이겠죠 ^^

즐거운 상상,
어른들에게는 행복한 일탈,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일상

애완’용’을 키우면서 벌어지는 벨사키 가족의 행복한 일상탈출 이야기 어떠셨나요? 용을 타고 마법의 섬으로 날아가서 보내는 멋진 휴가, 상상만으로도 신이 나지 않나요?

삶의 무게에 짓눌린 엄마 아빠에게 아이와 함께 즐기는 잠깐의 상상은 행복한 일탈을 안겨줍니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이들과 함께 마음껏 웃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여유.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탈출은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청량제와도 같습니다.

엄마 아빠의 짧은 일탈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라면 아이에게 상상은 즐거운 일상입니다. 아이들의 눈동자가 해맑은 이유는 그 안에 무한한 꿈과 상상의 세계가 담겨져 있기 때문 아닐까요? 세상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상상과 현실을 조금씩 동기화 해 가면서 삶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바로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일 테구요.

이번 여름 휴가엔 엄마 아빠가 그동안 숨겨왔던 상상력을 조금만 발휘해 보세요. 꽉 막힌 도로에서, 놀이 기구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서 우리 아이들의 지루함을 한 방에 날려 줄 수 있도록 말이죠. ^^


내 오랜 그림책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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