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원제 : Trapped! A Whale’s Rescue)
로버트 버레이 | 그림 웬델 마이너 | 옮김 이정모 | 불광출판사
(2015/07/03)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물 위로 번쩍 솟아올랐다 다시 바닷 속으로 첨벙 뛰어들더니 이내 물 밖으로 쑥 머리를 내밀고는 찰싹찰싹 꼬리로 물을 때리고 유유히 헤엄치며 사라지는 고래 한 마리. 바로 혹등고래입니다. 혹등고래는 차가운 북극 바다에서 따뜻한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까지 바다를 누비며 살아갑니다.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거대한 몸집과는 달리 온순한 혹등고래에게 바다는 평화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손길이 머무는 곳은 결코 고래에게 안전하지 못합니다. 고기잡이배가 버리고 간 그물이 떠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가느다란 끈이 몸을 간질여요.
몸을 틀어도 보고, 휙 돌려도 봐요.
몸을 옆으로 비틀자 가늘고 긴 줄이 더 세게 조여들어요.
몸부림을 쳐요.
그물이 살을 파고들어요.
몸을 마구 흔들어요. 가라앉기 시작해요.
숨이 차요.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작은 그물 조각들은 벗어나려는 고래의 몸부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래의 몸에 들러붙어 살을 파고 들고 고래의 거대한 몸을 옥죄여갑니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니 물 밖으로 숨을 쉬러 나갈 수 조차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때마침 구조대가 도착했습니다. 구조대원들이 조심스레 혹등고래에게 접근합니다. 거대한 몸집의 고래가 놀라서 조금만 몸부림을 치게 되더라도 사람에게는 아주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혹등고래는 구조대원들이 자신을 도와주러 온 것을 이해하는 모양입니다. 구조대원들이 자신의 몸에서 그물을 떼어낼 수 있도록 얌전히 기다립니다.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고래가 풀려났어요.
헤엄치기 시작해요.
기뻐하는 구조대원들 사이를 지나며,
한 사람 한 사람씩 톡톡 건드려요.
고맙다는 소리 같아요.

그물을 모두 떼어내자 고래는 서서히 헤엄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구조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조심스레 톡톡 건드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합니다.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혹등고래는 마지막 인사로 물 위로 솟아올랐다 다시 바다로 뛰어들며 철썩 바닷물을 때립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집 평화로운 바다로 돌아갑니다.

그림책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는 실제로 200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처 바다에서 게를 잡을 때 쓰는 그물에 걸렸다 구조된 혹등고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고래에 비해서 작디작은 우리 인간이 무심코 한 행동이 고래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 그로 인해 위험에 빠진 고래를 우리 인간이 구해줘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인간이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 난 아이들은 고래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과 환경을 우리 스스로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을 옭아매던 그물에서 막 풀려난 혹등고래가 자신을 구조해 준 구조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전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인 그림책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최근 입에 그물과 비닐 등 이물질이 낀 고래가 어부에게 다가와서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호주에서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한 그림책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를 보고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마침 이런 뉴스를 접해서 신기한 마음에 공유합니다.

뉴스 보기 : 어부에게 접근한 고래… 애타는 무언의 구조 요청


※ 혹등고래에 대하여

그림책 “고래가 그물에 걸렸어요”는 이야기가 끝난 후 혹등고래에 대한 재미난 정보들도 아이들에게 들려줍니다. 아래에 그 내용 중 일부를 정리해봤습니다.

혹등고래의 평균 수명은 45~50년 정도라고 합니다. 심장의 무게만 해도 200kg이나 된다고 하니 혹등고래가 얼마나 커다랄지 충분히 짐작이 되죠? 커다란 크기만큼 식욕도 엄청나서 하루에 2.3톤이나 되는 플랑크톤과 크릴 새우를 먹어치운대요.

재미있는 건 혹등고래는 아주 다양한 소리를 내서 감정 표현도 하고 서로 의사소통도 한다고 합니다. 짜증날 때는 끙 하는 소리를 내고, 끼익 하고 비명을 지르기도 한대요. 수컷 혹등고래는 무려 1,000가지 이상의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 혹등고래 무리는 ‘거품 그물’로 고기를 잡기도 합니다. 수많은 거품을 뿜어서 먹잇감을 혼란에 빠뜨리죠.
  • 혹등고래는 등과 꼬리 모양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서로서로 구별이 돼요.
  • 어미 혹등고래의 허파 크기는 작은 자동차만 해요.
  • 이누이트 족과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은 고래를 신성한 동물이라고 믿습니다.
  • 혹등고래는 120미터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어요.
  • 고래들이 멀리 찬물과 따뜻한 물 사이를 이동할 때는 한 달에 1,600km 이상을 간대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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