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 앤서니 브라운
책표지 : 웅진주니어
어떡하지? (원제 : What if…?)

글/그림 앤서니 브라운, 옮긴이 홍연미, 웅진주니어


만약에 파티에 모르는 애가 있으면 어떡하죠?
만약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으면요?
만약에 무시무시한 놀이를 하면 어떡하죠?

처음의 설레임과 두려움을 담은 ‘어떡하지?’

처음으로 친구 톰의 생일 파티에 가게 된 조는 초대장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엄마와 함께 톰의 집을 찾아야 했어요. 하지만 조는 톰의 집을 찾는 일보다 파티에서 맞닥뜨릴지도 모르는 낯선 상황들이 두렵기만 합니다.

이집 저집 창문을 통해 다른 집을 들여다 보면서 톰의집을 찾는 조와 엄마…… 그리고 마침내  생일파티가 열리고 있는 톰의 집을 찾게 되고 친구들의 환영 속에 조는 톰의 집으로 들어가는데, 조가 들어가자 이제 엄마의 걱정이 시작됩니다.조가 괜찮을지, 속상해하고 있지는 않을지…

두시간 뒤 조를 데리러 간 엄마에게 조는 환한 얼굴로 말합니다.

엄마! 정말 재미있었어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 속 그림찾기

명화를 패러디하거나 숨은 그림들을 깨알 같이 숨겨놓아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은연 중 그 주제나 문제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장치를 숨겨놓는 것을 좋아하는 앤서니 브라운, 이 번 그림책에 역시 친구집을 찾기 위해 이집 저집 창밖에서 기웃거리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집, 주변 풍경을 묘사했고, 그 묘사를 통해  아이의 현재 심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처음 기웃거린 집 앞에서 조는 ‘파티에 모르는 애가 있을까’걱정을 하는데, 그런 걱정을 하면서 들여다 본 집에 사는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어딘가 모르게 외계인인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요. 우선 그  집 지붕위에 뜬 달이 외계인의 얼굴 모양이고 구름은 비행접시 모양, 2층 창가에 외계인처럼 보이는 눈, 스탠드에 그려진 혹성, 액자그림 그리고 집 주인 부부의 머리에 돋은 작은 뿔…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애완견의 모습이랍니다. 추측컨데 이 애완견은 맨인블랙에 나와서 말하는 개의 모습을 한 외계인 프랭크를 패러디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번째 집의 묘사를 통해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외계에 홀로 떨어진 듯할지도 모르는 느낌이 두렵기만 한 아이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첫번째 집 거실에 앉아 있는 강아지(머리에 작은 뿔이 나있음)
frank_the_pug_mushu_from_men_in_black
맨인블랙2 외계인 강아지 프랭크

세번째 집 앞에서 조는 ‘파티에 싫어하는 음식들만 있으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그 집의 바깥 풍경에는 지붕위의 모자가 씌여있는 굴뚝 모양, 지붕 위의 토끼, 울타리에 걸린 체셔 고양이가 그려져 있는 걸로 암시가 되어있어요. 다음 페이지를 넘겨보면 그 집에서는  달팽이와 눈알, 파란색 사과를 놓고 파티를 하고 있어요. 이 장면은 루이스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모자장수와 삼월토끼가  다과회를 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네요.

모자장수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과회 장면
어떡하지?
‘어떡하지?’ 네번째 집에서 사람들이 놀이를 하고 있는 장면

네번째 집 앞에서 조는 파티에서 ‘무시무시한 놀이를 하면 어쩌나’ 걱정을 합니다.아이들은 정말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을 걱정하는 군요. 앤서니 브라운의 섬세함이 돋보입니다. 여기서 그는 조의 심리를 나타내기 위해 피터 브뤼겔의 ‘아이들의 놀이’라는 명화의 일부분을 패러디했습니다(아래 그림 참조). 아래에 나오는 명화의 어느 부분을 패러디 했는지 한번 아이와 함께 찾아 보세요(그림을 클릭하면 정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답 표시된 것 외에도 세군데가 더 있습니다. 찾으신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

피터 브뤼겔, 아이들의 놀이
△ 피터 브뤼겔의 ‘아이들의 놀이’ (출처 : Wikimedia Commons)

마침내 걱정이 극에 달한 조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그냥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데요. 그 때 살짝 열린 문 틈으로 쏟아지는 노란 빛…그리고 엄마가 두시간 뒤 조를 데리러 왔을 때의 배경 빛도 역시 환한 노란색입니다.

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일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한 ‘어떡하지?’는 앤서니 브라운이 늘 그래왔던 것처럼 디테일한 묘사와 상징,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 그리고 그 속에 치밀하게 짜여진 앤서니브라운식의 아이들의 마음 읽기가 잘 표현되어 있는 그림책입니다.

처음이 두려운 것은 아이나 어른들이나 모두 비슷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너무 바른 말이나 논리만을 앞세운 훈계보다는 아이들의 생각에 귀 기울여주고 아이들의 마음을 감싸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해요. 작은 경험들이 쌓여서 아이들은 성장하고, 그 경험 속에서 이해 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죠.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작가 앤서니 브라운은 한국 독자들에게 이런 메세지를 남겼어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면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게 되지요. 하지만 늘 우리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 씬 더 즐거운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국 독자들의 열광적인 사랑에 힘입어  국내 원화전을 여러 번 열었던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어떡하지?’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 가장 먼저 소개 된 책이라고 하네요.

함께 읽어보면 좋은 책 ‘처음의 설레임과 두려움을 담은 그림책’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