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화요일
책표지 ; 노란상상
멋진 화요일
(원제 : Nádherné Úterý)

글/그림 데이지 므라즈코바 | 옮김 김경옥 | 노란상상


“멋진 화요일”은 오래 전 한 어린 여자아이가 잃어버린 인형이 작은 연결고리가 되어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준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그림책이에요. 이 이야기는 멋진 날이 되리라 결심하고 하루를 시작한 화요일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멋진 화요일

온 세상을 발갛게 물들이며 시작한 화요일, 잠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창문을 열면서 멋진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요일은 그 말이 좋아 더 멋진 날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기분이 좋으면 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잖아요.
어떤 사람이 좀 착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 사람 마음을 기쁘게 해 주면 돼요.
어렵지 않아요.

화요일은 세상이 모두 잘 돌아가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날아서 흘러갔어요. 그렇게 날아 흘러가던 화요일의 눈에 공원 벤치에 슬픈 표정으로 외로이 앉아 있는 할머니가 보였어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화요일은 할머니 옆으로 날아가 앉았습니다.

멋진 화요일

나이가 많아서 이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렸을 때의 일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할머니는 걱정스런 마음으로 다가간 화요일에게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셨어요.

오래 전 할머니의 엄마는 할머니 생일에 파란색 옷을 입고 검정 실로 머리를 한 실크 인형을 하나 만들어 주셨대요. 할머니는 날씨나 기분에 따라 파란 천사, 길쭉이, 예쁜 땡글이, 사랑이라고 부르며 그 인형을 사랑해 주었죠. 하지만 인형을 오래 갖고 있지는 못했어요. 심부름 다녀오는 길에 그만 인형을 잃어버리고 말았거든요.

할머니는 그 기억 때문에 몹시 슬펐던 모양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화요일이 할머니에게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었어요. 오래전 할머니가 인형을 잃어버렸던 날은 마침 화요일이어서 화요일은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멋진 화요일

할머니가 심부름 다녀오는 길에 뒤를 따라오던 남자애가 몰래 인형을 빼 갔어요. 할머니 잘못으로 인형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남자애의 장난에서 일이 시작된 것이었죠. 하지만 남자애는 미안한 생각이 들어 할머니를 뒤쫓아갔어요. 집으로 찾아가 담 너머로 인형을 던져 넣으려고 했는데, 할머니 집을 정확히 모르는 바람에 그만 다른 집 담장 너머로 인형을 던져버렸어요.

인형을 던진 집에는 여자 아이가 있었어요. 건강이 좋지 않아 늘 병상에서만 지내야 했던 그 여자 아이는 뭔가 특별한 일을 기대했어요. 그리고 셋을 셀 때까지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면 피아노를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죠. 바로 그 때 사랑이가 담을 넘어 날아왔던 거예요. 여자 아이는 자신의 결심대로 사랑이를 옆에 놓고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훗날 연주회까지 열게 되었습니다.

연주회에서 여자 아이의 연주를 들은 한 아빠는 멀리 시골 할머니 집에 있는 어린 아들이 생각나 아들에게 긴 편지를 썼어요. 아빠의 정성 어린 편지를 받은 아들은 너무나 행복해 큰 나무로 올라가 노래를 불렀죠. 그 때 마차를 타고 나무 아래를 지나가다 그 모습을 본 한 소녀는 집으로 돌아와 그림을 그렸어요. 금발 머리 남자아이가 커다란 나무에 앉아 있는 모습을요.

소녀가 그린 그림은 화랑에 걸렸고 지금껏 70년이 넘게 걸려있었어요. 그리고 얼마 전 한 소년은 그 그림을 보면서 커다란 나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나무 한 그루를 살 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 소년은 나무를 샀니?”
“잘 봐요, 할머니, 저기요, 소년이 나무를 들고 오잖아요!”

멋진 화요일

할머니와 화요일 곁으로 갈색 종이로 뿌리를 잘 감싼 어린 나무를 소중하게 들고 오는 한 소년이 지나갔어요. 할머니는 너무 놀라웠어요.

“그래, 그런데 사실 사랑이가 없었다면 저 아이가 나무를 갖지 못했겠지, 그치?”
“맞아요. 사랑이가 없었다면 나무를 갖지 못했을 거예요.”

할머니는 자신의 인형이 어떻게 되었는지 묻자 화요일은 일주일에 한 번만 세상에 나오기 때문에 세상을 다 알지는 못한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사실 저 애를 보니……
사랑이가 계속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을 것 같아…….”

가만 생각에 잠겨 있던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힘차게 말했어요.

“화요일아, 너를 만나서 참 기쁘구나!”

멋진 화요일

저녁 하늘이 될 시간,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셨고 멋지게 하루를 마무리한 화요일도 잠이 들었습니다.

멋진 나무 그림 덕분에 커다란 나무를 갖는 것이 소원이 된 한 소년, 사실 그 소년의 소원은 70년 전 인형을 잃어버린 한 소녀에게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생일 선물로 만들어 주신 소중한 인형을 잃어버린 탓에 할머니의 가슴 한 구석엔 늘 슬픔의 얼룩이 남아 있었지만, 정작 그 인형은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사람들의 삶을 이어주는 멋진 연결 고리가 되어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네요.

세상은 둥글게 돌아갑니다. 우리 삶의 본질 역시 둥글기 마련이죠. 슬픔 속에는 반드시 기쁨도 함께 하고 있으며 기쁨 속에는 슬픔도 같이 존재하기에 우리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요? 나의 슬픔이 더 커다란 기쁨이 되어 돌아 올 수 있으며, 나의 기쁨이 슬픔에 빠진 누군가에게 커다란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그림책 “멋진 화요일”. 화요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매일의 일상이 우리 삶의 가장 멋진 날이며 누군가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날임을 잊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체코를 대표하는 어린이 책 작가 데이지 므라즈코바는 “여러 가지 중요한 일들에 관한 어린이 책”이라 이름 지어 12권의 책을 펴냈고 그 중 “멋진 화요일”이 여덟 번째 책이라고 해요. 화요일을 제외한 월, 수, 목, 금, 토, 일요일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다른 요일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궁금해집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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