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 간단하지만 대단한 24단계 계획

(원제 : How to Bicycle to the Moon to Plant Sunflowers : A Simple but Brilliant Plan in 24 Easy Stpes)
글/그림 모디캐이 저스타인 | 옮김 이정모 | 스콜라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1단계 냉장고 문을 연다, 2단계 코끼리를 넣는다, 3단계 냉장고 문을 닫는다. 너무 오래된 유머인가요? ^^;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처럼,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에서 모디캐이 저스타인은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방법을 아주 간단하면서도 기발한 방법으로 알려주고 있어요. 물론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보다는 조금 더 복잡해서 24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다른 무엇도 아닌 자전거를 타고 달에 갈 수 있다니 귀가 솔깃해지는 걸요. 여전히 신비의 공간인 달, 그 달에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심은 해바라기가 자라고 있다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언제나 커다랗고 슬픈 어릿광대의 얼굴처럼 보이는 보름달, 엄마 아빠는 달에 아무도 살지 않아 외로워서 그럴거라 답해주셨어요.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나 달에 갈래요. 달에 해바라기를 심어서 달이 기운 나게 해 줄래요.”

모든 일은 이렇게 시작되었답니다.

하지만 숙제, 축구, 바이올린 등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 계획을 행동으로 옮길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위해 편지를 써서 알려주기로 했죠.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누구든 내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24단계를 거치면 자전거를 타고 달에 가서 해바라기를 심을 수 있답니다. 한 번 들어보실래요?

우선 가장 중요한 것, 자전거를 준비해야 해요. 그런 다음 달까지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우선 언덕 위 아래 나무에 묶어서 커다란 새총을 만들기 위한 중고 트럭 타이어 고무 튜브 이천 개 , 고모에게 빌린 길이 8미터짜리 국기봉과 그 끝에 매달 배의 닻, 384,403Km 길이로 연결한 호스 노즐을 준비하세요. 달까지의 거리가 384,403Km라 호스는 꼭 이 길이로 준비해야 해요.^^

모든 게 준비되었다면 이제 보름달이 떴을 때 새총 총알을 날리 듯 달을 향해 휘이이이익~ 국기봉을 날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자, 이제 기본 준비가 끝났어요.^^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호스가 날아가는 동안 나사(NASA)에 우주복을 빌려달라는 편지를 보내야 해요. 몇 달만 빌려주면 말끔한 상태로 돌려드리고 달나라 여행에 관한 완전한 보고서도 보내드릴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으로요. 우주복을 기다리는 동안엔 집 정원용 호스를 빨래 건조대 기둥과 나무 사이에 묶고 그 위에서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합니다.

3주 정도 지나 동네에 어마어마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호스가 공중에 팽팽하게 뻗어 있으면 닻이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박혔다는 증거니 엄마 아빠 허락을 받고  해바라기 씨앗, 거름, 모종삽을 챙겨, 달이 노란 크림색일 때 지구 쪽 호스 끝을 수도꼭지에 끼운 후 수도꼭지를 틀고 호스 위에 자전거를 올린 후 떠나세요.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이제 페달을 밟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가는 길에 음식 챙겨 먹는 것 잊지 말고, 달이 거대한 가로등처럼 빛나면 침낭에 들어가 좀 쉬기도 하면서 꾸준히 페달을 밟아줍니다.

수천억 개의 별들이 가득 한 우주에서 달을 가로등 삼아 침낭 속에서 자는 잠, 생각만 해도 낭만적인데요. ^^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중력을 벗어나면 속도계가 금방 시속 800킬로미터를 가리키지만 사실 우주에서는 가만히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질 거예요. 낮도 없고 밤도 없는 그곳에선 피곤하면 자전거에서 내려 둥둥 뜬 채로 휴식시간도 가지세요.

달이 지구보다 더 크게 보이면 이제 달에 거의 다 왔다는 증거랍니다. 거의 다 왔으니까 외롭고 슬퍼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힘 내서 페달을 밟으세요.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드디어 달에 도착! 페달을 멈추고 자전거에서 내립니다.

너는 아마 자전거를 타고 달에 간 최초의 인류일 거야!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드디어 달에 온 목적을 실행할 차례입니다. 작은 구멍을 여러 개 파고 해바라기 씨앗을 하나씩 심고 거름으로 잘 덮어 준 후 호스의 노즐을 열어서 씨앗에 물을 주세요.(지구에서 호스 끝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온 이유를 이제 아시겠죠?^^) 아마도 물은 구슬 아이스크림처럼 떨어질 거예요.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

임무가 끝났으니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돌아가는 길은 훨씬 빠르게 느껴질 거예요. 왜 그런지는 몰라요. 언제나 그랬으니까요. 집으로 돌아가면 방송국 카메라, 인터뷰 기자 등 많은 것들이 맞아줄 거예요. 당신은 최초로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를 심고 온 영웅이니까요. ^^

이제 달에 심고 온 해바라기 씨앗에 계속 물을 주면서 망원경으로 달을 살펴 보세요. 달에 핀 해바라기를 볼 날만 기다리면 됩니다.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늘 슬픈 얼굴이었던 달이 활짝 웃고 있어요. 그건 바로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달에 심고 온 해바라기 때문이겠죠. 이제 더 이상 달은 텅빈 쓸쓸한 공간이 아니니까요.^^

혼자라서 우는 달, 국기봉을 날릴 때 두려워 하는 달, 한밤중 졸음이 쏟아 지는 달, 해바라기가 피어나 웃고 있는 달… 다양하게 변하는 재미있는 달의 표정, 왠지 꽤나 진지하고 과학적이면서도 엉뚱하고 유머러스해서 읽는 내내 몰입하게 만드는 글, 슬퍼 보이는 달에 해바라기를 심어주고 싶은 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달에 가는 방법을 24단계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어 한 단계 한 단계 재미있게 읽게 되는 “자전거로 달에 가서 해바라기 심는 법”은 상상력을 아주 재미있게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상상력, 그 상상력은 꿈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기도 하죠. 우리 아이들은 그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쑥쑥 자라나구요.

앞서 재미있게 읽고 난 뒤에는 그림책 뒤쪽에 이글을 옮긴 서대문자연사 박물관 관장님의 후기를 읽어보세요. 읽다보면 아, 진짜 자전거로 달에가서 해바라기를 심는 것이 아주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은 아니란 걸 알게 됩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 이야기가 와닿네요.

모든 여행은 모험이에요.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9와 4분의 3 승강장을 찾던 해리 포터에게 론 위즐리 엄마가 이렇게 말해요.

“부딪힐까 봐 멈추거나 겁먹지 않는 것, 그게 아주 중요하지. 떨리면 조금 뛰어가는게 좋을 거야.”

맞아요. 뭘 하든지 겁먹지 않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죠. 여러분도 꼭 달나라로 여행하는 꿈을 이루기 바라요.

–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이정모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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