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버트

알버트
책표지 : Daum 책
알버트

(원제 :Albert)
도나 조 나폴리 | 그림 짐 라마쉬 | 옮김 조세형 | 작은책방

가온빛 추천 그림책
※ 2001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 “알버트”는 2001년 뉴욕 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세상 밖으로 나가길 두려워했던 알버트에게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홍관조 한 쌍, 그들이 알버트 손바닥 위에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떨구면서 알버트의 마음에 변화가 시작됩니다. 한 사람의 삶을 바꿔놓은 홍관조의 나뭇가지, 그 나뭇가지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알버트

매일같이 알버트는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곤 창가로 다가가 손을 뻗어 그날의 날씨를 확인하곤 하죠. 날씨가 좋으면 산책을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그 순간 듣기 좋지 않은 소리가 들려오면 알버트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창문을 닫고 집 안에서 혼자 지냈어요. 오늘은 너무 춥다거나 너무 습하다거나, 너무 덥다거나 바람이 너무 심하다거나…… 날씨가 좋아지면 산책을 나가리라 생각했지만 마음에 쏙 드는 날씨는 찾아오지 않습니다. 이미 알버트가 마음의 문을 닫았기 때문이죠.

알버트

오늘도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실은 나가지 않을 핑곗거리를 찾기 위해) 쇠창살 밖으로 손을 내민 순간, 알버트의 손바닥 위로 나뭇가지 하나가 떨어졌어요. 곧이어 홍관조 두 마리가 알버트 손바닥 위에 번갈아 가며 나뭇가지를 떨어뜨려 둥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창 밖으로 뻗었던 팔을 당기면 홍관조의 둥지가 쇠창살에 걸려 떨어질 것 같아서 알버트는 어쩔 수 없이 창가에 팔을 뻗은 채 서 있어야만 했어요.

알버트

홍관조가 정성들여 만든 둥지에 알 네 개를 낳아 품고있는 동안 알버트는 줄곧 팔을 뻗어 둥지를 받치고 있는 나무가 되어야만 했어요. 잠도 서서 자야만 했죠. 그렇게 지낸 지 사흘째 되던 날, 암컷 홍관조가 벌레를 잡으러 나간 틈에 처음으로 알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알버트는 둥지로 돌아온  암컷 홍관조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알이 참 예쁘네요.”

자신의 집 쇠창살에 갇힌 신세의 알버트에게 바깥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끈은 홍관조입니다. 안으로만 숨어들었던 알버트의 눈에 창문 밖 홍관조 알이 얼마나 이쁜지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제 자신 외에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알버트

날마다 둥지를 들고 서있는 알버트에게 창 밖 풍경도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날아가는 비행기, 싸우고 나서 등을 돌리고 가버리는 남자와 여자… 평소 같았으면 듣기 싫은 소리에 얼른 창문을 닫아버렸겠지만 새 둥지 때문에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어요. 알버트는 비행기에 탄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 상상을 하면서 미소를 짓게 되었고, 싸우고 등을 돌리며 사라졌던 사람들이 선물을 들고 다시 나타나 화해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게 되었어요.

알버트는 듣기 싫은 소리도, 듣기 좋은 소리도, 모두 세상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알버트

알버트는 홍관조가 둥지를 비울 때면 뜨거운 입김을 불어 알을 따뜻하게 해주었고, 알을 노린 고양이를 쫓아주기도 했어요. 한번은 입을 벌리고  알버트가 삐삐하고 울자 홍관조가 먹을 것을 입에 넣어주는 신기한 일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이제 알버트는 주위에서 들리는 여러가지 소리에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해 알버트의 겉모습은 조금씩 초췌해져 갔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알고 걱정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된 알버트의 표정은 점점 푸근해져 갑니다.

열이틀째 되는 날, 드디어 아기 새가 껍질을 깨고 나왔어요.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 본 알버트는 아기새들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진심으로 축복해주었죠. 무럭무럭 자라난 아기 새들이 둥지를 떠날 무렵이 되자 알버트는 유독 날기를 어려워 하는 막내 새를 응원해주었어요.

“아기 새야, 용기를 내렴.”

이제 막 세상을 향한 날갯짓을 시작한 막내 홍관조에게 던진 알버트의 응원, 그것은 바로 알버트 자신에게 던진 말처럼 들립니다. 막내 홍관조까지 훨훨 날아가고 나면 알버트도 세상을 향해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알버트

막내까지 무사히 둥지를 떠나자 알버트가 들고 있는 둥지는 텅 비었어요. 그제야 쇠창살에서 팔을 빼낸 알버트는 세상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어떤 소리든 이제 모든 소리는 넓고 아름다운 세상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알버트가 산들 바람과 따스한 햇빛을 느끼며 말합니다.

“흐음,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야.”

막내 홍관조가 훨훨 날아 떠난 세상, 그 세상 속으로 이제 알버트가 나갈 차례입니다. 알버트 앞에 눈부신 빛으로 가득찬 세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버트를 꼼짝 못하게 창살에 묶어버린 홍관조 덕분에 세상을 바라보는 진짜 눈과 귀를 얻게 된 알버트의 이야기는 부드럽고 풍부한 색감의 색연필화로 알버트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 짐 라마쉬의 그림과 어우러져 더욱 깊이감 있는 이야기로 완성되었습니다.

알버트가 손을 내민 순간 손바닥에 떨어진 작은 나뭇가지는 세상과의 연결고리였죠. 누군가 내밀어준 작은 손짓 하나가 한 사람의 삶을 바꾸어 줄수도 있음을 이야기하는 “알버트”는  따뜻함 속 유머와 용기, 그리고 사랑을 담고 있는 멋진 그림책입니다.

※ 알버트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홍관조의 출연을 알리는 복선이 그림책 앞 페이지에 담겨있어요. 속표지에 홍관조 한 쌍이 처음 얼굴을 내민 이후로, 알버트가 등장한 첫 번째 페이지에는 벽에 비친 홍관조 그림자로, 다음 페이지에는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날씨를 확인하고 있는 알버트 근처에 날고 있는 모습으로 나온답니다……책을 다 읽고 나면 페이지 구석구석 숨은 홍관조를 찾아 보세요. 홍관조는 그림책 겉표지를 비롯해 거의 모든 페이지에 나오고 있어요. ^^


※ 함께 읽어 보세요.
  • 소풍거칠고 복잡한 세상을 피해 집안에서만 살아가는 205호 아저씨. 그런 아저씨에게 새로운 이웃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이웃 덕분에 아저씨는 세상을 향한 소풍을 나서게 됩니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 세상에 대한 사랑이 담긴 그림책 “소풍”도 함께 읽어 보세요.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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