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원제 : Un Paseo Con El Señor Gaudí / A Stroll With Mr. Gaudi)
글/그림 포 에스트라다 | 옮김 김배경 | 책속물고기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구엘 공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우리에게 가우디 성당으로 잘 알려진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의 삶과 예술 작품과도 같은 그의 건축물을 다룬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입니다. 작가 포 에스트라다 역시 가우디가 만든 구엘 공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키웠고, 지금도 그곳에서 영감을 얻곤 한다고 합니다.

이 책은 가우디와 구엘 백작에게 바치는 자그마한 감사 선물입니다. 두 사람 덕분에 오늘 우리가 구엘 공원이라는 특별하고도 영감이 넘치는 공간을 마음껏 누리고 있으니까요

– 포 에스트라다

그림책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는 하루 동안 가우디의 뒤를 쫓으며 그의 신념에 찬 열정적인 삶과 철학, 그리고 그것이 고스란히 배인 그의 건축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우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들려줍니다.

건축계의 피카소, 가우디의 예술 작품들

‘내 작업실 앞에 있는 나무, 그 나무가 나의 스승이다’ 라고 말하며 자신에게 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자연이라고 생각했던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당시로서는 실험적이고 아주 파격적이어서 오늘날과 같은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는 마치 가우디 건축전의 작품 도록처럼 그림 한 장 한 장마다 예술 작품과도 같은 그의 건축물들을 담고 있습니다.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가우디 하면 떠오르는 그의 완성되지 않은 걸작 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ília). 가우디 성당으로 더 잘 알려져 있죠. 가우디는 그가 죽기 직전까지 약 40 여년간 오로지 이 성당을 짓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쳤다고 합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현재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인데 2026년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1883년에 공사를 시작했으니 공사 기간이 무려 143년이나 되네요.

참고로 가우디는 사후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지하에 묻혔습니다. 원래는 성인들만 묻힐 수 있는 곳인데 로마 교황청의 배려로 자신의 건축물 지하에 안치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성당이 무사히 잘 지어지길 기도하고 있겠죠? 교황청 역시 자신들의 성전이 그의 기도 속에 완성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테구요.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독특한 모양의 이 건물은 카사 밀라(Casa Milá)란 이름의 아파트입니다. 가우디는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 라는 말을 남겼는데 카사 밀라를 보고 있으면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자마자 ‘아, 여기서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당시 사람들은 흉측하다고 생각했다는군요. 그래서 카사 밀라라는 이름 대신 ‘채석장’이란 뜻의 ‘라 페드레라’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렀다고 합니다.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왼쪽 그림엔 세 개의 건물이 있지만 어느 것이 가우디의 건축물인지 쉽게 찾을 수 있겠죠? 맨 오른 쪽의 곡선미가 잘 살아있는 건물이 바로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Casa Batlló)입니다. 카사 바트요는 위에 소개한 카사 밀라와 마주보고 서 있다고 합니다. 카사 델스 오소스(Casa dels ossos)라고도 불리는데 ‘인체의 집’이란 뜻입니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역동감 넘치는 덕분에 붙은 별명일 겁니다.

오른 쪽 그림의 분홍빛이 아주 고운 집은 가우디가 살던 집이라고 해요. 구엘 공원 안에 있고 지금은 가우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카사 밀라보다는 가우디가 살던 집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구엘 공원에 있는 물결이 흐르는 듯한 아름다운 벤치입니다. 가우디는 구엘 공원 안의 건물들과 시설들을 트렌카디스(Trencadis) 기법으로 장식을 했습니다. 깨진 타일을 벽에 붙여서 모자이크처럼 새로운 무늬를 만들어내는 방법인데 그림 속 벤치의 등받이 부분을 보면 이 기법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무늬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햇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또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빛을 반사하면서 환상적인 모습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멀리서 보고 있자면 아주 커다란 보석 같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림 속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가우디 옆에 서서 열심히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구엘 백작입니다. 가우디가 자신의 철학과 예술적 영감을 버리지 않고 자유롭게 창조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후원자이자 친구였다고 합니다. 구엘 공원의 이름은 바로 구엘 백작에게서 따온 겁니다.

그림책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는 가우디가 일을 하러 집을 나서는 장면을 시작으로 하루동안 자신의 건축물들을 돌아보며 산책하듯 바르셀로나 시내 곳곳을 누비는 가우디의 뒤를 따라가며 위에 소개한 다양한 건축물들을 소개합니다. 작가 포 에스트라다는 색감이 풍부한 그림으로 아이들이 가우디와 그의 작품에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가우디의 삶과 철학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그림책 뒷부분에는 위 그림과 같이 가우디의 삶과 건축, 그리고 그의 철학에 대해서 잘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우디의 출생에서부터 그의 주요 발자취들과 그가 남긴 주요 작품들을 연도순으로 정리한 연표도 있어서 가우디의 삶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바르셀로나 시립 건축전문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가 졸업할 때 학장은 그에게 졸업장을 건네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천재에게 졸업장을 주는 것인지, 미친 사람에게 졸업장을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늘날 수많은 관광객들이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기 위해 스페인을 찾고 있고, 지금 우리 아이들도 그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읽게 된 걸 보면 가우디는 미친 사람이 아니라 천재인 게 분명한 셈이죠? 당시 학장님은 자신의 제자에게 왜 확신을 갖지 못했을까요? ^^

Festina Lente! 페스티나 렌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의미의 라틴어라고 해요. 바로 가우디의 좌우명입니다. 오래된 떡갈나무처럼 자연 안의 모든 것은 다 자라기까지 오래 걸리는 법이라고 생각했던 가우디는 자신의 건축물들 역시 서두르지 않고 반드시 거쳐야할 일련의 과정들을 하나씩 하나씩 밟아가면서 예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완벽한 작품들을 설계하고 만들어냈습니다.

건축가로서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 뭔지 아나?
난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건물을 짓고 싶다네.
내 나라는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도 말일세.

자신의 생전에 완성된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벽돌 한 장, 장식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하며 백년이 넘도록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우디 성당.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친구 구엘 백작에게 한 바로 이 한 마디 말에 담겨 있습니다.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건물을 짓고 싶다던 가우디의 바램 말입니다.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나는 항상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한단다. 하지만 우리 시대가 끝나 가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지.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린 과거가 될 거야. 넌 계속 공원을 지켜 주렴. 구엘 공원을 찾게 될 다음 세대를 위해서 말이야. 앞으로 잘 부탁하마.

원래는 자연과 어우러진 멋진 전원 주택 단지를 조성하려던 구엘 마을을 누구나 자유로이 찾을 수 있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구엘 공원으로 바꿔 바르셀로나 시민들에게 선물하기로 결정한 뒤 가우디는 기쁜 마음으로 구엘 공원 입구의 도마뱀에게 인사를 합니다.

아마도 자신의 꿈을 이어 나갈 미래의 꿈나무들,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는 그의 당부 아닐까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고 싶은 자신의 꿈을 계속해서 이어가 달라는 당부 말입니다.

가우디의 삶과 그의 열정이 담긴 건축물들을 한 눈에 보여주는 그림책 “위대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하루”, 이 그림책을 읽은 우리 아이들 중에 또 한 명의 위대한 건축가가 나오길 꿈꾸며 오늘의 그림책 이야기 마치겠습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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