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책표지 : Daum 책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글/그림 마루야마 아야코 | 옮김 엄혜숙 | 나는별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동생이 태어나고부터는 엄마가 동생편만 드는 것 같고 동생만 예뻐하는 것 같아 엄마를 배신자라 생각해 한동안 미운짓을 일삼는 아이들이 있어요. 물론 엄마 마음은 안 그런데, 좀 더 손길이 가야하는 아기 곁에서 이것저것 바쁜 마음에 전처럼 대해주지 못 했을 뿐인데 말이에요.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는 그런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다룬 그림책입니다. 내 마음도 알아줬으면, 나도 바라봐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엄마에게 이별을 고한 별이 이야기 한 번 들어보세요.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동생을 돌보느라 바쁜 엄마는 그림책 읽어 달라는 별이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잠깐만 기다려. 지금은 좀 바쁘거든.”

안 그래도 서운했던 차에 별이가 접은 색종이 하트를 망가뜨린 동생 봄이, 별이가 색종이를 빼앗자 동생이 우는 바람에 별이는 엄마에게 혼나기까지 했어요.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잘못은 동생에게 있는데 별이만 나무라는 엄마. 엄마도 잃고, 혼자 열심히 접은 하트도 망가져 버리고…… 새까맣게 타버린 별이 마음처럼 배경도 까맣게 변했네요.

동생 밖에 모르는 엄마에게 잔뜩 화가 난 별이는 집을 나가 버리기로 결심했어요.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아끼는 가방에 그림책, 인형, 반짝이 스티커, 향기 나는 휴지, 먹을 것도 조금 챙겨 넣고 외투를 입고 양말 신고 장갑에 모자까지 눌러 썼죠. 참 야무진 별이네요.^^ 꼬물꼬물 고사리 손으로 엄마에게 집 나간다는 편지를 쓰고 외투 단추를 채우고 결연한 표정으로 모자까지 눌러 쓰는 별이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달려가 꼬옥 안아주고싶은 마음까지 생겨납니다.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창문에 편지를 붙여놓고 팔랑팔랑 눈이 내리는 마당으로 들어섰어요. 마당까지 나선 별이는 문득 엄마가 편지를 봤을지 궁금해집니다. 부엌이 보이는 마당 쪽으로 걸어간 별이는 생각했죠.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별이는 열을 세면서
한 발짝 한 발짝 걸었어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하지만 엄마는 오지 않았어요.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처음 마음과 달리 천천히 걸었는데도 어느새 마당 끝까지 왔네요. 동생이랑 놀고있을 엄마를 생각하니 코 끝이 찡해진 별이, 마침 옆집 아이가 엄마랑 즐겁게 눈사람을 만드는 모습을 본 별이는 혼자 노래를 부르며 눈사람을 만들었어요.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그 때 엄마가 별이에게 밥 먹자며 별이를 데리러 나오셨어요. 엄마에게 단단히 토라진 별이는 배가 고팠지만 아닌 척 말했죠.

“엄마는 봄이만 좋아하잖아. 봄이랑 먹으면 되겠네.”

그토록 기다렸던 엄마였건만 막상 엄마가 다가오니 오히려 잔뜩 화난 표정이 된 별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엄마에게 쏟아버리네요.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별이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던 엄마는 색종이로 접은 하트 네 개를 별이 손에 올려놓았어요. 그리고는 손바닥을 펼치며 편지를 읽는 것처럼 별이를 향해 빨리 돌아와 달라고 말했어요. 별이는 엄마에게 첫 번째로 소중하고 소중한 보물이라구요(아이들에게 첫 번째라는 것은 참 의미가 크죠).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별이는 엄마에게 달려갔어요.

“엄마도 별이의 소중한 보물이에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는 별이를 꼭 안아 주었어요.
“엄마도 별이를 사랑해.”

그렇게 별이의 가출 소동은 끝이 났답니다. 엄마 손을 잡고 별이가 제일 좋아하는 엄마표 오무라이스를 먹으러 집안으로 들어가는 길, 혼자 걸어오던 춥고 쓸쓸해 보였던 길이 참 포근해보이네요. 별이 또래의 아이에게 세상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엄마, 그 엄마에게 첫 번째로 소중한 보물이라는 것을 확인한 별이 마음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

하얀 눈이 내리는 작은 마당에서 토라진 별이 마음을 풀어주기 위한 엄마의 소박한 이벤트에 엄마 사랑을 확인한 별이가 엄마에게 달려가 안기는 장면이 참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뭉클합니다.

집을 나가겠다는 깜찍한 선언과 달리 마당 한구석에서 엄마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부드러운 색감의 그림과 정겨운 이야기로 풀어간 “열까지 세면 엄마가 올까?”. 이 그림책을 보며 슬며시 웃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림책 속 별이에게 어린 시절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던 과거 나의 모습이, 그리고 지금 내 아이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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