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좋아!
책표지 : Daum 책
친구는 좋아!

(원제 : Yo! Yes?)
글/그림 크리스 라쉬카 | 옮김 이상희 | 다산기획

※ 1994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친구는 좋아!”“할아버지 댁 창문”“빨강 파랑 강아지 공”으로 두 번이나 칼데콧 메달을 수상한 크리스 라쉬카에게 처음으로 칼데콧 상을 안겨준 그림책입니다. “할아버지 댁 창문”에서 아이가 그린 그림일기 같은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선보인바 있는 크리스 라쉬카는 “빨강 파랑 강아지 공“에서는 글 없이 부드럽게 그린 선의 변화를 통해 강아지의 감정 변화를 아주 잘 잡아냈죠. “친구는 좋아!”에서는 배경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두 아이가 나누는 짤막한 대화만으로 아이들이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친구는 좋아!

“야!”하고 커다란 목소리로 흑인 소년이 자신을 지나치는 다른 소년을 불러 세웠어요. 그 소리를 들은 소년이 “뭐라고?”하며 돌아보는데 뭔가 좀 기가 죽은 듯한 표정입니다.

그림책의 양 끝에 서 있는 두 아이 모습이 아주 대조적이네요. 다짜고짜 “야!”라며 지나가는 아이를 불러세운 아이는 옷차림이나 표정, 서있는 자세가 자유분방해 보이면서도 조금은 껄렁껄렁해 보이고, 그 아이 곁을 지나치는 아이는 바지 속으로 잘 넣어 입은 셔츠에 가디건까지 단정하면서도 조금은 소심해 보이는 모습으로 현재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어요.

친구는 좋아!

처음 큰 소리로 불러 세웠던 것과 달리 흑인 소년은 재미있는 몸짓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나 좀 봐!”

“누구?”

“너말이야!”

“나?”

하고 단답형의 대화를 이어가던 이들, 그 사이 기 죽어 있던 소년의 표정도 조금씩 풀어졌어요. 그런데 잘 지내냐는 흑인 소년의 물음에 ‘별로’라는 모호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별로라…. 왜일까 궁금해진 흑인 소년이 또 물었죠. “왜?”라구요.

친구는 좋아!

‘별로’인 이유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고 ‘재미가 없는 이유’는 ‘친구가 없기 때문’이래요. 주고 받는 짧은 대화 속에서 어느새 한 아이는 처음 보는 아이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고 다짜고짜 불러세워 질문을 던지던 아이는 그 아이의 속마음을 들으며 진심으로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친구는 좋아!

흑인 소년이 이렇게 제안했어요.

“나하고 친구하자!”

“너하고?”

 ‘친구하자’ 제안하는 아이는 이미 기쁨으로 빵 터질 듯 마음이 부풀었지만 ‘너하고?’ 묻는 아이의 얼굴엔 ‘오늘 처음 봤는데?’하는 의아스러움이 묻어있어요.

“너하고!”

“그래, 나하고!”

“어때?”

“글쎄.”

친구는 좋아

친구가 없어 재미가 없다는 아이가 제안을 받아들일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 조금씩 소심해 지기 시작하는 흑인 소년의 표정 변화도 재미있네요.

친구는 좋아!

그 때 아이가 활짝 웃는 표정이 되어

“좋아!”

라고 커다랗게 외쳤죠. 그렇게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친구는 좋아!

이렇게나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없던 친구가 갑자기 생겨났으니 그 기분은 “야호! 신난다!” 말고 달리 더 멋진 표현이 있을까요? ^^ 손을 맞잡고 이제 한 방향으로 향하는 두 아이 얼굴에 행복이 넘쳐납니다. 두 사람의 모습이 처음과 반대로 어쩌면 이렇게 닮아 보일까요?

우연히 마주친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진 두 아이의 짧은 대화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이 그림책을 작가 크리스 라쉬카는 30여 개의 단어만으로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Yo! Yes?”란 원서 제목 역시 최소한의 단어만으로 두 아이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낸 이 그림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어요. 한글판 제목도 ‘친구는 좋아!’ 보다는 “야! 왜?” 로 했다면 훨씬 더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러고 보니 크리스 라쉬카의 그림책 제목들이 우리말로 원제의 맛을 살려 번역하기 참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빨강 파랑 강아지 공” 리뷰 참고)

※ 크리스 라쉬카의 칼데콧 수상작 한글판 제목

  • Yo! Yes?(1994) : 친구는 좋아(2007)
  • The Hello, Goodbye Window(2005) : 안녕 빠이빠이 창문(2006), 할아버지댁 창문(2015)
  • A Ball For Daisy(2011) : 빨강 파랑 강아지 공(2012)

어린시절에는 그저 밖에서 뛰어놀다 보면 친구가 되곤 했죠. 엄마가 “쟤 누구야?”하고 물으면 “몰라. 그냥 놀이터에서 놀다 친구가 된거야.”라고 답할 만큼 말이에요. 사실 친구 만들기는 나이 먹으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이리 따지고 저리 재고 할 것 없이 그저 “야!”하면서 먼저 손 내밀면 되는 것을……^^

새로운 시작과 만남이 늘 망설여지고 버거운 사람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그림책 “친구는 좋아!” 는 간결하면서도 참 명쾌한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다 읽고 나면 책장을 한손에 모아쥐고 그림을 빠르게 넘겨 플립북(flip book)으로도 한 번 보세요. 동떨어져 서있던 아이가 서서히 다가가며 친구가 되는 과정을 한 편의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즐길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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