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집 태우기
책표지 : Daum 책
 달집 태우기

글/그림 전명진 | 현북스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설,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의 하나로 꼽히는 정월 대보름. 어린 시절 아침 일찍 눈 뜨자마자 제일 먼저 동생에게 더위를 팔았다 툭탁툭탁 다투었던 기억이 선하네요. 부럼에 오곡밥을 먹고 밤이 되면  할머니, 엄마 곁에 서서 두 손 마주하고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던 기억도 선하구요. 오늘은 정월 대보름 행사 중에서도 달집 태우기를 소재로 풍성한 그림과 이야기로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책 “달집 태우기”를 들고왔습니다.

내일은 정월 대보름입니다.

달집 태우기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 둔 밤, 토끼가 밤하늘에 둥실 떠오른 달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대보름날을 하루 앞두고있어서 달이 아직 완벽하게 차오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토끼가 있는 달밤 풍경이 어쩐지 좀 스산해 보이면서 쓸쓸해 보이는 느낌도 드네요. 검푸른 겨울 밤 토끼 홀로 있어서 일까요? 토끼가 무슨 소원을 빌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달집 태우기

정월 대보름 날, 달집 태우기를 하려면 소나무가 필요하지만 손이 닿지 않아 마냥 높은 나뭇가지를 올려다 보고만 있는 토끼를 지켜보던 오소리가 다가와 물었어요.

 

달집태우기?
그게 뭔데?

달집을 만들어서 태우면
달님이 소원을 들어 준대.
나를 도와 주면
너희도 소원을 빌게 해 줄게.

달집 태우기

오소리의 도움을 얻어 소나무 가지를 꺾은 토끼는 딱새의 도움으로 대나무 숲을 찾아갔어요. 대나무 숲에서는 여우의 도움으로 대나무 가지를 얻었고, 해가 지기 전 청둥오리들의 도움을 얻어 짚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달집 태우기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함께 소원을 빌게 해주겠다는 토끼의 말에 선뜻 토끼를 도와주는 동물 친구들의 모습이 꼭 우리 아이들 같습니다.

환한 대낮에 시작한 달집 태우기 준비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재료가 하나 둘 준비되어갈 때마다 서서히 하늘 빛이 물들어 가는 것으로 시간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청둥오리들에게 짚을 구하는 장면에서는 노란색으로 물드는 노을빛으로 이제 막 해가 지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달집 태우기

노오랗던 하늘이 붉게 물들었어요. 이제 곧 해가 집니다. 해가 지기 전 달집을 만들어야 하는 동물 친구들은 달집 태우기를 할 재료를 나눠들고 토끼를 따라 서둘러 길을 갑니다. 실루엣만으로도 모두들 발걸음이 사뿐사뿐 가볍게 느껴지네요.

달집 태우기

자, 이제 시작해 볼까?
먼저 소나무를 세워 잘 묶고
대나무를 가운데 꽂는 거야.
대나무는 불이 붙으면 터지면서
신나는 소리를 내지.
그리고 불이 잘 붙도록 짚으로 나무를 둘러싸면 돼.

달집 태우기에 쓰이는 재료의 용도가 이런 것이었군요.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소원 종이입니다. 소원은 소원 종이에 써서 끈에 엮은 후 보름달이 떴을 때 불을 붙여 함께 태우면 되죠.

달집 태우기

까만 밤 하늘 아래 둥글고 환한 달빛, 붉게 타오르는 달집을 배경으로 신이 난 동물 친구들은 한자락 춤이 절로 나옵니다. 신명난다, 신바람 난다란 말은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겠죠. 화라락 화라락 타다닥 타닥 신나게 불꽃 타는 소리가 들려 오는 것 같네요. 뭐니뭐니해도 놀이 중에 으뜸은 불놀이죠.^^

신나게 달집 태우기를 하고 놀던 친구들은 문득 생각이 났는지 토끼에게 물었어요.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를요.

달집 태우기

글쎄요. 토끼의 소원을 무엇이었을까요? 그림책의 앞 뒤 면지에 힌트가 나와있으니 꼭 확인해 보세요.

소원을 품는다는 것,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 참 멋진 일이죠? 마음 속 깊이 소원이나 바람 하나쯤 품고 산다면 우리 삶이 늘 따끈따끈 할 수 있을테니까요.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먹선, 시간의 흐름에 따른 풍경의 변화, 강렬한 색상 대비로 인상깊은 장면을 연출한 “달집 태우기”는 전통적인 색상을 이용해 우리 고유의 놀이를 풀어내고자 한 작가의 시도가 돋보이는 그림책입니다. 풍성하면서도 아련한 그림과 함께 모두가 한마음으로 달집 태우기를 도와주며 각자의 소원을 비는 예쁜 마음을 담은 이 그림책은 우리 전통 놀이의 하나인 달집 태우기가 다소 생소했을 우리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더없이 좋을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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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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