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나한테 물어봐

아빠, 나한테 물어봐
책표지 : Daum 책
아빠, 나한테 물어봐

(원제 : Ask Me)
버나드 와버 | 그림 이수지 | 옮김 이수지 | 비룡소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봄에 만나는 늦가을의 풍경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왠지 지난 가을에 찍어두었던 사진을 꺼내 보는 그런 기분이 드네요.

“아빠, 나한테 물어봐”는 버나드 와버가 실제 딸과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글을 이수지 작가가 따스한 색연필 그림으로 재탄생 시킨 그림책입니다(한글판은 이수지 작가가 직접 번역까지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빠가 딸바보가 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과 그런 딸을 바라보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아빠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마음 가득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아빠, 나한테 물어봐

빨간 코트를 야무지게 챙겨입는 딸아이 곁에서 파란 모자를 쓰고 있는 아빠의 밝고 평온한 표정, 딸에게 줄곧 시선을 던지고 있는 아빠의 눈길이 참 따뜻하네요. 어린 딸을 바라보는 세상 모든 아빠의 눈길이 바로 이렇죠.^^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은 세상이 온통 빨갛고 노랗게 물든 가을 날, 산책길에 나섰어요.

아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한번 물어봐.
넌 뭘 좋아하니?
나는 개를 좋아해.
고양이도 좋아하고,
거북이도 좋아해.

꼬마 숙녀의 끊임없는 재잘거림이 귀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고 아름답고 마냥 좋기만 한 아이는 산책길 동행하는 아빠에게 끊임없이 재잘대는 것으로 아빠에 대한 무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어요.

아빠, 나한테 물어봐

아빠 이건 뭐야? 저건 왜그래? 하고 물어보는 대신 아빠에게 자신에게 물어보라 말하는 아이. 그런 아이의 요청에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물어봐 주는 아빠. 함께 길을 걸으며 같은 곳을 바라보기도 하고 마주 보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갑니다.

아빠, 나한테 물어봐

내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지 한번 물어보라는 센스 넘치는 딸의 요구에 아빠는 딸아이를 안고 아이스크림 좋아하는지를 물어봤어요.  그러자 아이스크림을 정말 정말 사랑한다는 아이의 대답에 빵!!! 터졌습니다.(그렇죠, 아이스크림은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사랑이죠…^^)

이 장면이 더욱 재미있는 것은 주연 배우 뒤에 보조로 출연한 아이스크림 트럭 때문입니다. “토끼들의 밤”에서 주연이었던 한밤의 아이스크림 장수 아저씨와 토끼가 오늘 이곳에서 의기투합을 한 모양이네요. (흠… 토끼들의 밤에 나오는 아이스크림 트럭이 궁금하신 분은 click 해서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아빠, 나한테 물어봐

끊임없이 자신이 좋아는 것이 무언지 물어보라는 아이,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듣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 집니다.

나는 모래가 좋아. 모래 파는 게 좋아.
모래 파는 걸 정말 정말 좋아해. 깊이깊이, 아주 깊이 말이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하고 섬세한 눈이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아주 작은 것 하나도 깊이있게 바라볼 줄 아는 눈과 가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빠, 나한테 물어봐

신발까지 벗고 낙엽 더미에 누워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 편안해 보이네요. 공원을 산책하면서 멀리 날아가는 기러기도 보고 가까이에서 나비도 보고 아빠 목말을 타고 정말정말 사랑하는 아이스크림도 맛보고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신나게 밟기도 하고 뿌리며 놀기도 하고 편안하게 낙엽 더미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즐긴 아빠와의 산책 시간. 해가 저물 무렵에야 두 사람은 집에 돌아옵니다.

아빠, 나한테 물어봐

그리곤 함께 나란히 서서 치카치카 양치질을 했죠. 깜찍한 딸은 이번엔 다음 주 목요일이 좋대요. 그 이유는…… 바로 그날이 자신의 생일이거든요.

백만 년이 지나도 네 생일은 안 잊을 거야.
천만 년은?
천만 년이 지나도 안 잊을게.
그게 더 좋다.
그리고 내가 풍선이랑 파티 모자랑 게임이랑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쓴 커다란 케이크 좋아하는 것도
안 잊을 거지?
꼭 기억할게.

똑같이 닮은 두 사람, 나란히 함께 양치질 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네요. 행복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요? ^^ 부대끼고 마주하고 사랑을 표현하면서 작고 소소한 것들로 채워가며 사는 행복한 삶이 그림책 속에 모두 녹아있습니다.

그림책에서 글과 그림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아주 정확하게 보여주는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과 작가 자신이 행복하게 그림책 작업을 한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덕분에 읽는 이의 마음도 이렇게 행복해 질 수 있구요.

아빠와의 행복한 하루가 가을 햇살처럼 반짝이는 그림책, 다양한 각도로 보여주는그림 속에서 아름다운 가을과 진정한 행복을 만날 수 있는 그림책 “아빠, 나한테 물어봐”였습니다.


글을 쓴 버나드 와버는 자신의 글에 어떤 그림이 더해질지 궁금해 했지만 안타깝게도 완성된 책을 보지 못하고 2013년 타계했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이 “Ask Me”라는 제목의 영문판으로 2015년 7월에 나왔으니 참 애석한 일이죠.(참고로 이 책은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 후 비룡소가 한국에 들여온 그림책입니다.) 

책 출간 후 버나드 와버의 딸은 이수지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재미있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분이었어요.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어린 시절에 아버지와 나눈 대화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았죠. 아버지께서 당신의 그림이 담긴 완성된 작품을 보셨다면 분명 아주 기뻐하셨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이수지 작가님.”

출처 : 비룡소 홈페이지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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