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신은 강아지

신발 신은 강아지

(원제 : A Dog Wearing Shoes)
글/그림 고상미 | 스콜라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소화전 뒤에 숨은 채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강아지 한 마리가 담긴 책표지 그림과 제목만으로도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 “신발 신은 강아지”는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조카가 신발 신은 강아지를 구조한 후 주인을 찾아 주었던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강아지 같은 반려 동물을 좋아하고 키우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반려 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반려 동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잘 돌봐줘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그림책입니다.

신발 신은 강아지

미니와 엄마가 외갓집에 갔다 돌아오는 길 꽉 막힌 도로에서 갑자기 나타난 강아지 한 마리. 노란 신발을 신은 귀여운 강아지를 보자마자 미니는 집에 데려가서 키우자고 엄마를 졸라댑니다. 하지만 강아지가 노란 신발을 신고 있는 것과 사람을 잘 따르는 걸 보면 누군가 아주 예뻐했던 게 틀림 없습니다. 주인이 있는 강아지를 무턱대고 데려갈 수는 없죠.

신발 신은 강아지

그래서 엄마는 꽉막힌 도로 위에서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보지만 아무리 사방을 둘러봐도 노란 신발을 신은 강아지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예쁜 강아지를 차마 길에다 그냥 두고 갈 수 없어서 엄마는 일단 집에 데려가기로 합니다.

신발 신은 강아지

하지만 길에서 엄마에게 얼른 달려와 안기고 차 안에서도 미니와 곧잘 장난을 치던 강아지는 집에 도착하자 불안해하기 시작했고 집안을 이리저리 맴돌며 짖어대기 시작합니다.

“강아지가 가족을 그리워 하는 것 같구나.”

엄마의 말에 미니는 우는 게 아니라 노래하는 거라고 둘러댑니다.

“주인을 찾아 줘야 해.
신발을 신고 있잖아.
이 강아지에게는 가족이 있을 거야.”

신발 신은 강아지

미니도 강아지가 노래하는 게 아니라 원래 가족이 그리워서 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지내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죠. 그래서 엄마 말은 들은 체 만 체 엄마를 졸라 목줄을 사서는 공원으로 끌고 갑니다. 산책을 하다 보면 강아지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거겠죠.

미니의 이런 마음과는 달리 강아지는 자신의 가족을 이대로 영영 못보게 될까봐 두렵기만 합니다. 아까 도로에서 길을 잃고 무서운 마음에 자신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들에게 엉겁결에 안겨 따라 오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 자리를 떠난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원래 가족을 잃은 곳에서 너무 멀어져 버리는 바람에 자신을 찾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서요.

신발 신은 강아지

억지로 공원에 끌려온 강아지는 그나마 기분이 좀 나아진 것 같아 보입니다. 다른 개들이 있어 그나마 마음이 놓이기도 했을테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니 원래의 가족이 자신을 찾아낼 수 있을 거란 희망이 다시금 생겨났을 수도 있겠죠.

신발 신은 강아지

미니는 사람들이 강아지를 칭찬하는 말에 우쭐해져서는 이것저것 재주 부리기를 시키며 자신이 강아지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의기양양해집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나무 막대기를 멀리 던지며 물어 오라고 시킵니다. 그렇게 목줄을 놓아주는 순간 노란 신발을 신은 강아지는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가족을 찾아서 말이죠.

신발 신은 강아지

엄마와 미니는 강아지를 찾아 공원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지만 결국 찾은 건 노란 신발 한 짝 뿐입니다.

“어디에 있는 거니, 멍멍아?”

미니는 엄마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반려견을 잃은 마음이 어떤 건지 말입니다. 자신의 주인, 아니 가족을 잃어버린 강아지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를 말입니다.

신발 신은 강아지

다행히도 다음날 엄마와 함께 동물보호소에 찾아간 미니는 노란 신발을 신은 강아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은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가긴 했지만 더 이상 자기 강아지라고 우기지는 않았습니다.

미니는 깨달았어요.
누군가가 이 강아지를 그리워하고 있을 거라는 걸요.

그리고 강아지를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찾아나섭니다.

신발 신은 강아지

강아지의 노란 신발은 주인과 커플룩이었네요. 전봇대에서 자신의 강아지를 발견하고 놀라는 모습, 마침내 잃어버린 강아지와 다시 만나게 된 순간 울음을 터뜨리며 기뻐하는 모습, 강아지를 찾아준 미니와 엄마에게 몇 번이고 뒤돌아 손을 흔들며 활짝 웃는 모습, 노란 티셔츠를 입은 아이의 마음을 참 잘 담아낸 그림입니다.

그렇게 좋아했던 강아지와의 짧은 만남, 그리고 다시 이별…… 이제 미니는 다시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걸까요? 설마요. 강아지를 안 키워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키워 본 사람은 없다잖아요~  😎

신발 신은 강아지

미니는 자기만의 강아지를 찾아냈답니다!

미니는 자기만의 강아지에게 노란 발레복을 입혀주었네요. 자기는 노란 꽃잎같은 치마를 커플룩으로 입었구요. 미니는 강아지와 함께 하면서 또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겠죠. 자기만의 강아지가 아니라 ‘강아지만의 나’임을 말입니다. 반려 동물과 함께 하는 이들은 잘 알고 있죠. 우리는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과 가족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림책 맨 뒤에는 미니가 자기만의 강아지를 찾는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반려 동물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버려지는 동물들도 많다는 슬픈 현실 속에서 반려 동물을 찾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겁니다. 책에는 유기 동물 입양하는 법과 입양 신청하기 전 기억해야만 할 주의사항을 잘 정리해 두었습니다.

흑백의 명암만으로 그려진 그림 속에 강아지 옷, 목줄, 그리고 강아지의 옷과 똑같은 색깔로 맞춰 입은 아이들의 옷 처럼 강아지와 사람의 연결 고리에만 노랑과 빨강으로 색칠한 그림이 인상적인 “신발 신은 강아지”, 간단한 이야기 속에 우리 아이들이 반려 동물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들을 잘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신발 신은 강아지”는 지난 해 미국에서 먼저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올해 3월에 출간되었습니다. 2013년 볼로냐아동도서전에 더미로 만들어간 그림책으로 미국 출판사의 눈에 띄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출간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Kirkus Review 에 소개되는 등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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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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