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이 되다

투명인간이 되다
책표지 : Daum 책
투명인간이 되다

(원제 : Tonino L’Invisible)
잔니 로다리 | 그림 알렉산드로 산나 | 옮김 이현경 | 파랑새


토니노는 교실 한 가운데에 멀뚱멀뚱 앉아 있어요.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았거든요. 혹시 선생님이 물어보시면 어쩌나 마음이 조마조마했죠.

‘아, 내가 투명인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투명인간이 되다

토니노의 마음이 봄바람처럼 살랑댔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토니노는 정말 투명인간이 되었어요!

선생님은 토니노가 아파서 결석한 게 아닐까 염려하셨어요. 친구들은 아무도 토니노를 알아보지 못했고요. 토니노는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어요. 교실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친구 머리카락을 뽑고, 물병을 건드리고 장난을 쳤지요. 아무도 토니노가 한 짓인 줄 모르고 친구들은 티격태격 싸우기 시작했어요.

투명인간이 되다

토니노는 신이 나서 지하철을 탔어요. 시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가 토니노 위에 앉았는데 “어머! 세상에나! 내가 붕 떠 있잖아! 이 시장바구니도 떠 있고!” 라며 깜작 놀라 소리쳤어요. 지하철 안에 있던 사람들 눈이 동그래졌어요. 아무도 토니노를 볼 수 없었거든요.

투명인간이 되다

토니노는 빵가게에 가서 빵도 잔뜩 먹고 경찰의 다리 사이로 쏙 빠져 나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나오는 친구들을 보러 학교로 다시 돌아가서 친구들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막대 사탕도 내밀었는데 아무도 토니노를 알아보지 못했고 자기들끼리만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투명인간이 되다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토니노는 엄마를 만났어요.

“엄마, 저 왔어요!”

토니노가 크게 소리쳤지만 엄마도 토니노를 보지 못했죠. 토니노는 답답해서 엉엉 울었어요. 더 이상 투명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투명인간이 되다

그 때 한 할아버지가 토니노에게 “얘야, 왜 울고 있니?”하고 물었어요. 할아버지는 어떻게 토니노를 알아볼 수 있었을까요?


안데르센상 수상 작가로 유명한 잔니 로다리의 “투명인간이 되다”는 투명인간으로 변한 토니노를 통해 우리가 평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지나치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요. 우리와 함께 살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이지요. 우리는 매일 그들 곁을 지나고, 보고, 만나지만 정작 그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손을 맞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지나칠 때가 많아요.

투명인간으로 산다는 건 정말 신나고 행복한 일이기만 할까요?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아무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면요?

집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투명인간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알렉산드로 신나의 붓터치가 살아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이 매력적인 이 책은 투명인간이 된 토니노를 점선으로 표현하여 단순하면서도 강한 전달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수채화의 스미는 느낌, 파스텔의 번지는 효과뿐 아니라 가늘고 굵은 선을 조화롭고 리듬감 있게 사용한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여러분도 세련되고 감각적인 그림과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그림책의 맑고 깊은 울림에 듬뿍 빠져보시길 바래요.

오늘이 바로 늘 지나치던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따뜻한 날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도원

도원

객원 필자 | 아프리카에 있는 산 속 공방에서 도자기를 배웠습니다. 현재는 그림책을 쓰고 만들고 나누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2016년 4월 | Facebook | dowont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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