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팽이라면? 내가 연필깎이라면?

내가 팽이라면? | 내가 연필깎이라면?

후쿠베 아키히로 | 그림 카와시마 나나에 | 옮김 엄혜숙 | 현암사
(발행일 : 2016/05/25)


내가 만약 장난감이 된다면 어떨까? 내가 만약 학용품으로 변신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난감과 학용품을 매개체로 삼아 펼쳐지는 아이들의 기발하고 재미난 상상, 그리고 상상에서 현실로 돌아온 다음엔 평소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내 장난감과 내 학용품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아이들의 순진무구함이 담겨 있는 그림책 두 권을 함께 소개합니다. 바로 “내가 팽이라면?”“내가 연필깎이라면?”입니다.

먼저 “내가 팽이라면?”을 한 번 볼까요?

내가 팽이라면? 내가 연필깎이라면?

장난감은 즐거워 보여.
좋아, 오늘 하루 장난감이 되어 볼까?

팽이가 되어 볼까?

하루 온종일 이것저것 다양한 장난감을 갖고 놀던 아이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장난감이 된다면?” 하고 말이죠. 그리고 아이는 자신이 즐겨 갖고 노던 장난감들로 변신하는 상상을 시작합니다.

내가 팽이라면? 내가 연필깎이라면?

빙글 빙글 도는 팽이로 변신한 아이. 팽이가 되어 신나게 돌던 아이는 결국엔…… 어질 어질 어질…… 눈알이 빙빙 도는 것만 같고 속이 메스껍도록 어지럽기만 합니다.

“팽이도 정말 힘들구나.”

크레용, 색칠 놀이, 죽방울, 메롱 피리, 캐스터네츠, 나무 블럭, 장난감 철도, 풍선 등 이런 저런 장난감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아이는 상상만으로도 지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하는 말……

내가 팽이라면? 내가 연필깎이라면?

후우,
장난감도 정말 힘들구나.
갖고 놀던 장난감은
꼭 제자리에 두어야지.

장난감으로 변신하는 상상에 푹 빠져 있던 녀석은 갑작스레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장난감은 정리 정돈이 제일 중요하다는 깨달음 말입니다. ^^ 귀엽죠? 물고 빨고 이리저리 던져 대던 자신의 장난감들이 자기 자신과 함께 놀아주기 위해 얼마나 고생 하는지를 깨닫고는 장난감을 갖고 논 뒤에는 꼭 제자리에 두겠다 결심하는 아이의 마음이 참 귀엽습니다.

그럼 이번엔 아이의 천진난만한 상상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연필깎이라면?”입니다.

장난감이 되는 것이 그저 신나기만 하는 일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배운 아이는 이번엔 학용품에 도전합니다.

학용품은 똑똑해 보여.
좋아, 오늘 하루 학용품이 되어 볼까?

연필깎이가 되어 볼까?

내가 팽이라면? 내가 연필깎이라면?

학용품은 똑똑해 보인다는 아이. 학용품이 되어 보기로 마음 먹은 아이는 똘똘해 보이는 연필깎이로 변신합니다. “자! 준비 됐어! 뭉특해진 연필들은 모두 내게로 와!” 하고 큰소리로 외칠 것만 같은 자신만만한 표정의 연필깎이. 하지만……

내가 팽이라면? 내가 연필깎이라면?

연필 몇 개 깎고 나니 팔은 뽑혀 나갈 것만 같고 온몸이 부서질 것만 같습니다. 단정했던 머리는 헝클어지고 똘망똘망했던 눈빛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꼬마 연필깎이…… ^^

내가 팽이라면? 내가 연필깎이라면?

이번에도 아이의 상상력은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깨달음으로 끝을 맺습니다.

후우,
학용품도 애쓰는구나.
나도 본받아서,
열심히 공부해야지.

이렇게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는 틀림없이 열심히 공부할 겁니다. 성적도 쑥쑥 오르고 말이죠. ^^

글을 쓴 후쿠베 아키히로는 광고 카피라이터, 그림을 그린 카와시마 나나에는 광고 디자이너라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간단 명료한 글과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그림은 그림책 속 주인공 꼬마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기에 충분할만큼 참신하고 재미있습니다.

단순함 속에 티 한 점 없이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과 그 속에 가득한 즐거운 상상을 담아낸 그림책 “내가 팽이라면?”“내가 연필깎이라면?”,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어지는 그림책들입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내가 원숭이라면? / 내가 로켓이라면?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