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 올빼미야!

잘 자, 올빼미야!

(원제 : Good Night Owl )
글/그림 그렉 피졸리 | 옮김 김경연 | 토토북
(발행일 : 2016.6.10)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잘 자, 올빼미야!”“수박씨를 삼켰어”, “네가 일등이야”의 그림책들을 선보이며 신선하고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한 작가 그렉 피졸리의 신작입니다. 아이들을 쏙 빼닮은 다양하고 사랑스런 캐릭터를 그려온 그렉 피졸리, 이번 그림책에서는 잠자리에 든 올빼미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잠들지 못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세상에 둘도 없이 효과 만점 수면제인 책을 들고도 눈이 말똥말똥한 올빼미가 단잠에 푹 빠져들 수 있도록 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잘 자, 올빼미야!

올빼미가 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이제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작은 소리가 들려왔어요. 올빼미는 누가 왔나 궁금해 밖에 나가보았지만 아무도 없었어요. 올빼미가 침대에 눕자 그 이상한 소리가 다시 들려옵니다.

찌익 찍찍!

잘 자, 올빼미야!

장식장을 살피던 올빼미는 장식장 선반을 모두 비우고도 소리가 어디서 나는 것인지 찾지 못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올빼미가 ‘이제 괜찮겠지?’하면서 침대로 돌아오기만 하면 그 이상한 소리가 또 다시 시작되었거든요. 올빼미는 소리의 근원을 찾아 장식장을 다 비우고, 마룻바닥을 다 뜯어내 하나하나 다 들춰보기도 하고, 급기야 지붕에서 나는 소리같아 지붕 마저 헐어버렸어요.

예쁘고 단정하고 깔끔했던 올빼미의 집이 엉망이 되고 말았어요. 그래도 올빼미는 지붕이 있던 자리를 대신해 달과 별이 총총 빛나는 밤하늘 아래 잠을 청해보려고 했죠. ‘이제는 정말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서요.

잘 자, 올빼미야!

흠, 그런데 소리를 신경 쓰다 보니 어쩐지 잠이 오질 않았어요. 오히려 이쪽으로 쫑긋 저쪽으로 쫑긋 온 신경을 곤두 세우고 소리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게 되었죠. 밤이 깊어 갈 수록 더욱 똘망똘망 해지는 올빼미의 동그란 눈이 참 귀엽네요. 침대에 누운 우리 아이들 눈동자 같지 않나요? 하루 종일 아이 돌보느라 피곤한 엄마는 이미 반쯤 감긴 눈, 아이들은 말똥말똥 동그란 눈…^^

잘 자, 올빼미야!

올빼미가 다음번에 또 그 소리를 들었을 때 남은 것은 벽 뿐이었어요. 결국 올빼미는 소리를 찾아 벽까지 모두 부숴버렸어요. 베개를 끌어안고 어리둥절한 올빼미 표정이 꼭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이제 정말 괜찮겠지?”

글쎄요, 정말 괜찮을까요? ^^ 그런데 그렇게 말한 순간 올빼미는 보았습니다.

잘 자, 올빼미야!

찍찍 소리의 주인공은 생쥐였다는 사실을요. 올빼미가 인사했어요.

“안녕, 이상한 소리야.”

자신을 알아본 것이 마냥 반가운 이상한 소리의 주인공인 생쥐의 표정과 살짝 허탈해 보이는 올빼미의 표정이 대조되어 더욱 웃음이 나옵니다.

사실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은 첫 페이지부터 금방 알아볼 수 있어요. 찍찍이란 소리도 힌트지만 올빼미 주변에서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생쥐라는 사실을 말이죠. 그래서 자려다 말고 온 집을 들쑤시는 올빼미의 행동이 더욱 우스꽝스럽게 느껴집니다.

잘 자, 올빼미야!한밤 이상한 소리를 찾아 장식장도, 마루도, 지붕도, 벽도 모두 없애버린 올빼미가 찾은 것은 작고 사랑스러운 친구 생쥐였습니다. 그리고 올빼미와 생쥐는 둘이 함께 침대에서 별 총총한 하늘을 지붕 삼아 우거진 수풀을 벽 삼아 달콤하고 깊은 잠에 빠졌대요.^^ 풀벌레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올 것만 같은 깊고 푸른 밤입니다.

잠자리에 들려고만 하면 물이 먹고 싶다던지, 화장실에 한 번 더 가고 싶다던지, 아니면 작은 소리에 놀라 엄마 아빠 방문을 두드리던… 잠 들기까지 다소 험난한 과정(?)을 거쳤던 어린 시절 기억이 나서 그림책을 보며 웃음이 났어요. 어쩌면 올빼미는 소리가 신경 쓰였던 것이 아니라 함께 잠자리에 들 친구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보다는 둘이 있으면 더 안심이 되니까요.

작은 소리에 놀라 벌벌 떨면서 자신의 집을 모두 없애버리게 되는 올빼미가 소리의 실체를 찾자 안심하고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 “잘 자, 올빼미야!”에는 생기 넘치고 사랑스런 유머가 그대로 담겨있어요. 그렉 피졸리 특유의 파스텔톤의 편안하면서도 예쁜 색감도 이 그림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구요. 하지만 그렉 피졸리의 그림책은 별색이 많아 인쇄할 때 참 까다롭다고 합니다.

잘 자, 올빼미야!

마치 ‘나 여기있어!’라고 속삭이는 듯 다양한 찍찍 소리를 내면서 올빼미를 불러댔던 꼬마 생쥐가 올빼미의 집이 점점 엉망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변하는 표정도 세심하게 살펴 보세요.

마지막으로 “잘 자, 올빼미야!”에는 자신의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그렉 피졸리의 선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수박씨를 삼켰어”의 깜찍한 주인공 악어, “네가 일등이야”에 나왔던 우승 트로피와 자동차 등이 올빼미네 집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으니 한 번 찾아 보세요~ 올빼미가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기 전에 말이죠!  😎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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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room
2016/06/27 10:23

‘수박씨를 삼켰어’의 색감보고 홀딱 반해버린 작가의 신작이라니 너무 반가와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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