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책표지 : Daum 책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원제 : W Kieszonce)
글/그림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 옮김 이지원 | 사계절
(발행일 : 2015/09/21)


한 무리의 아이들이 앞 친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줄을 지어 어디론가 가고 있네요.  앞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에서 귀여움이 물씬 풍깁니다. 뒤표지를 함께 펴 보니 뒤로 두 명의 아이가 더 오고 있네요. 맨 마지막에 오는 아이는 꽃 한 움큼을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야외 활동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일까요? 아이들의 얼굴에서 생기가 느껴집니다.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표현한 아이들의 모습과 모두 다른 모양의 주머니를 가진 것이 독특합니다.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첫 장을 넘기니 작은 주머니 속에 길고 뾰족한 토끼 귀 같은 것이 삐죽 솟아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고 있네요.

“오늘, 얀은 주머니 속에 무얼 갖고 있을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다음 장으로 넘기자 귀여운 뒷모습을 보이며 고개를 돌리고 우리를 바라보는 토끼 한 마리가 있습니다.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깡충깡충 뛰는 게 있어”

아~ 그렇군요. 역시 삐죽 솟아나온 것은 토끼의 귀였어요. 그럼 다음 장에도 또 깡충깡충 뛰는 토끼가 있을까요?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링링도 깡충깡충 뛰는 걸 갖고 있을까?”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아니, 노래하는 게 있어.”

그렇군요. 다음 장에 등장하는 동물은 바로 노래 부르는 새였어요. 부리를 세우고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즐거워 보입니다. 새는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요? 그 노래가 궁금해지는 그림이네요. 하지만 곧 다음 질문이 이어집니다.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기욤도 노래하는 걸 갖고 있을까”

이쯤 되면 여러분은 이 책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짐작이 가시지요? 책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다음에 등장하는 주머니 속 주인공이 누구냐고요. 앞에서 본 그 주인공과 같은 주인공인가 하고요. 하지만 다음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늘 앞에서 본 것과는 다른 새로운 주인공입니다. 그것은 향기 나는 것일 수도 있고, 춤출 때 쓰는 것일 수도 있고, 와작와작 먹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무지무지 무서운 것일 수도 있고, 아주아주 맛있는 것일 수도 있고요.

이렇게 작가의 질문과 주머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차례로 만나다보면 이 책의 마지막 주인공을 만나게 됩니다. 마지막 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오늘, 세미는 주머니 속에 무얼 갖고 있을까”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

“글쎄….. 무얼까”

작가는 여러분에게 커다란 선물 상자 하나를 놓아 주었네요. 이 상자 안에는 들어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이 책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주머니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질문합니다. 아이들은 같은 모양을 보고도 여러 가지 다른 사물을 떠올려 볼 것입니다. 이것은 “학교 가는 길”에서 발자국 모양 하나로 뼈다귀를 물고 있는 강아지, 뾰족한 가시가 많은 선인장, 편안한 소파, 연못에서 헤엄치는 오리 등 다양한 사물을 표현해 낸 그녀 특유의 상상력이 살아있는 구성입니다.

재미있고 귀여운 주머니 속 주인공들만큼이나 이 책에 다양하게 등장하는 것은 아이들의 이름입니다. 링링, 기욤, 소피아, 심바, 압둘, 코바야시, 파블로, 흐엉….. 그리고 지민이까지! 국적도, 종교도, 생김새도 모두 다를 것 같은 이 다민족 교실이 저는 어쩐지 마음에 드네요.

개인적으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업이 뛰어나게 느껴지는 점은 그녀의 생활과 작품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엄마나 할머니가 손수 바느질한 작은 주머니, 삐뚤빼뚤 연결이 잘 되지 않지만 그 안에 손맛이 있고 정이 있는 작업,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면서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상상력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어 하는 작가의 배려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책입니다.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는 주머니 속에서 뾰족 솟아오른 모양을 통해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맞춰보는 상상력 게임 같습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수수께끼 같기도 하고 아이가 즉석에서 만들어낸 퀴즈 같기도 합니다. 상상력은 재미있습니다. 상상력은 즐겁고, 상상력은 우리를 웃게 만들고, 상상력은 우리를 자라게 합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고, 어른이 되면서 문득 조금 무뎌진 게 아닌가 느껴지는 분들에게 동심을 찾아 줄 책, “주머니 속에 뭐가 있을까”입니다.

▶ 북트레일러를 보며 작가의 작업과정을 보며 더 큰 재미를 느껴보세요!


도원

도원

객원 필자 | 아프리카에 있는 산 속 공방에서 도자기를 배웠습니다. 현재는 그림책을 쓰고 만들고 나누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2016년 4월 | Facebook | dowont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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