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호! 비다

야호! 비다
책표지 : Daum 책
야호! 비다

(원제 : Rain!)
린다 애쉬먼 | 그림 크리스티안 로빈슨 | 옮김 강잎새 | 그림책공작소
(발행일 : 2016/07/01)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물 웅덩이 위에서 폴짝 뛰며 즐거워하는 아이 모습을 보니 하굣길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찰방찰방 물웅덩이 주변을 서성이며 놀던 어린 시절이, 우산살 아래로 똑똑 떨어지던 빗방울을 손바닥으로 가만히 느껴보던 어린 시절이 오랜 기억 저편에서 스물스물 피어올라 미소를 짓게 됩니다. 세상 모든 것이 재미나고 궁금했던 그 시절은 모든게 이유 없이 즐거웠죠. 비가 와서 좋았고, 눈이 와서 좋았고, 바람이 불어서 좋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참 바쁘고 즐겁고 그리고 행복했어요.

“야호! 비다”라고 표현한 그림책 제목에서 아이의 신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파란색 싱그러운 빗방울과 초록색 청개구리 우비를 입은 아이, 웅덩이에 비친 물그림자가 그 신나는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야호! 비다

회색빛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공간 안에서 비를 보고 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창문에 비쳐보이네요. 한 사람은 나이 든 할아버지고 한 사람은 어린아이예요. 둘 다 창 밖을 바라보면서 ‘비가 오네!’라고 똑같이 말하고 있지만 한 사람은 비가 몹시 못마땅한 상태고 다른 한 사람은 비가 몹시 반갑습니다.

야호! 비다

장화를 신고 비옷을 입어야 하고 모자까지 써야하는 할아버지는 이 모든 것이 불편하고 끔찍하고 귀찮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개구리 우비를 입고 외출을 준비하는 아이에게는 이 비가 반갑고 신나는 일이에요.

아이는 신나는 얼굴로 길을 나섰지만 불만으로 가득찬 할아버지에게는 이웃들의 인사 마저 귀찮게 느껴졌죠. 온통 찌푸린 얼굴을 한 할아버지때문에 주변사람들 표정 역시 흐린 하늘처럼 어두워요. 하지만 비오는날이 가장 행복한 개구리처럼 폴짝폴짝 뛰면서 길을 나선 아이 주변 사람들 표정은 아이처럼 모두 밝습니다.

할아버지는 불만 바이러스를 뿌리면서 길을 가고 있고, 아이는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면서 길을 가고 있어요. 왼쪽 페이지에는 이 비가 불편하고 짜증스럽기만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오른쪽에는 비 때문에 신난 아이의 모습을 나란히 배치해 같은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이 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대비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야호! 비다

두 사람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찾아간 곳은 카페였어요. ‘흐린 날 또는 맑은 날 카페’라는 카페명이 참 재미있네요. 두 사람의 마음을 콕 집어 읽어낸 이름 같습니다.  같은 장소 앞에서 할아버지는 이제야 다왔다면서 여전히 인상을 쓰고 있고, 아이는 벌써 다 왔다며 반가워하고 있어요.

비 내리는 똑같은 상황 속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외출한 두 사람은 이제 이 곳 ‘흐린 날 또는 맑은 날 카페’라는 한 공간에서 만나게 됩니다.

야호! 비다

설탕 뺀 커피를 마시는 할아버지와 달콤한 쿠키를 먹는 아이. 등을 맞대고 앉아 정반대의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다 살짝 부딪칩니다. 아이가 먼저 사과의 뜻으로 웃으며 달콤한 쿠키를 건넸지만 할아버지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어요. 할아버지의 불만 바이러스가 아이에게도 전파 된 것일까요? 해맑았던 아이 얼굴이 금새 어두워졌네요.

야호! 비다

잠시 후 아이는 할아버지가 두고 간 모자를 전해주러 할아버지를 뒤따라 갑니다. 그리고는 등 뒤에 감추었던 할아버지의 모자를 쓰고 할아버지의 표정을 그대로 따라했죠. 잠시 깜짝 놀란 표정이 된 할아버지 역시 아이의 개구리 모자를 빌려 썼어요. 두 사람은 마주보고 환하게 웃습니다.아~ 할아버지도 웃을 수 있었구나!

개구리 우비 소년의 초긍정 파워가 할아버지의 뿌루퉁 부정 감정 파워를 완벽하게 물리치는 순간입니다.^^

야호! 비다

비가 그쳤네요. 아이가 건넨 초콜릿 쿠키를 아이같이 해맑은 표정으로 냠냠 먹으며 인사를 건네는 할아버지 얼굴은 아까와는 달리 웃음이 가득합니다. 아이도 할아버지에게 환한 얼굴로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할아버지 곁을 지나는 사람들도 아이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도 이젠 모두 행복한 표정이에요. 어느새 비가 개인 거리도 두 사람의 마음처럼 환하게 빛이 납니다.

린다 애쉬먼의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메시지에 크리스티안 로빈슨의 아기자기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그림이 어우러져 유쾌상쾌하고 정감어린 이야기로 탄생한 그림책 “야호! 비다”. 비 덕분에 할아버지의 마음도 산뜻하게 개었으니 그림책 제목과 딱 어울리는 분위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를 각자 다른 감정으로 풀어내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개구리 우비 소년의 웃음이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주네요. 무심코 쏟아낸 내 감정으로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물들인 적은 없었는지, 그간 나는 어떤 감정 바이러스를 어떻게 풀어내면서 살아가고 있었는지 문득 돌아봅니다. 개굴개굴,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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