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책표지 : Daum 책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글/그림 미야니시 타츠야 | 옮김 김숙 | 북뱅크
(발행일 : 2016/04/30)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을 전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작가 미야니시 타츠야는 이번 그림책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에서 저승사자를 그림책 속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매개자 역할을 하는 저승사자의 눈에 비친 고 녀석들의 사랑과 우정은 어떤 모습일까요?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어린시절 전설의 고향 때문일까요? 저승사자 하면 검은 두루마기에 커다란 갓, 핏기 없는 하얀 얼굴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림책 속 저승사자 말로는 저승사자는 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필요에 따라 꽃이 될 수도 있고, 풀이나 나무, 구름이나 하늘이 될 수 있다는 저승사자를 이 장면에서 찾아보세요.(너무 쉬웠나요?^^ 흠, 어떤 모습이든지 간에 저승사자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만큼은 그대로군요. )

작고 귀여운 꼬마돼지가 쓰러진 곳 근처에서 나무로 변신한 저승사자는 이렇게 예언했어요.

“여기, 내 곁에 있는 꼬마 돼지 좀 보아라.
그렇다. 이 돼지는 병이 들었다. 가엾게도 앞으로
며칠을 넘기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다.”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그 때 주변을 서성이며 먹을 것을 찾아 두리번 거리던 늑대가 쓰러진 꼬마 돼지를 발견했어요. 먹이를 찾은 기쁨에 젖은 늑대를 과장되게 그려넣어  힘없이 쓰러져 있는 자그마한 꼬마 돼지의 모습이 더욱 측은하게 보입니다.

꼬마 돼지를 한입에 잡아먹으려던 늑대는 돼지가 병이 나아 통통해지면 잡아먹어야겠다 생각하고 집으로 데려갑니다. 그런 늑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저승사자는 이번엔 이런 예언을 했어요.

“저 녀석은 아주 교활하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늑대지.
그런데 저 늑대도 앞으로 며칠 지나지 않아 죽을 것이다.
안됐지만 어쩔 수 없다.
흐흐흐흐.”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꼬마 돼지가 건강해지면 바로 잡아먹을 생각에 늑대는 지극 정성으로 간호를 합니다. 하지만 꼬마 돼지의 병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어요. 저승사자의 첫 예언대로 며칠 내로 죽게 될 운명이기 때문일까요?

죽음이란 운명의 그림자가 드리운 꼬마 돼지와 늑대를 살피러 저승사자가 이번에는 작은 화초로 변신했어요. 늑대가 꼬마 돼지를 열심히 간호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저승사자는 둘 다 머지않아 죽음을 맞이할 거라는 말을 나지막이 중얼거립니다.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꼬마 돼지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면서 늑대에게 그동안 돌보아 준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어요. 그러자 늑대는 꼬마 돼지를 향해 이렇게 소리쳤어요.

“왜, 왜 포기하려는 거야!
왜, 왜 낫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왜 살려고 하지 않는 거야!
살아나면 즐거운 일이랑 멋진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
아니, 어서 건강해져야 내가 널 잡아먹을 수 있잖아. 안 그래?
그러니까 어서 빨리 나으란 말이야!”

처음 꼬마 돼지를 발견하고 잡아 먹을 생각에 신나있던 처음 늑대의 표정과는 많이 달라보이네요. 건강해져야 잡아 먹을 수 있다고 소리치지만 어쩐지 늑대의 표정은 진심으로 꼬마 돼지가 건강해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어떤 병이라도 낫게 한다는 빨간 꽃을 찾아나선 늑대는 낭떠러지 아래 위태롭게 피어있는 빨간 꽃을 발견합니다. 이제 늑대는 꼬마 돼지를 잡아먹겠다는 생각은 잊은지 오래예요. 그저 꼬마돼지를 살려야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빨간 꽃을 따기위해 낭떠러지 아래로 내려갔죠. 그 모습을 본 저승사자는 쓸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요.

“이봐, 늑대. 거기서 멈춰.
이 낭떠러지를 내려간 어느 누구도 살아 돌아가지 못했어…….”

늑대도 꼬마 돼지도 얼마 가지 않아 죽을 거라 예언했던 저승사자가 늑대를 멈추게 하고 싶어합니다. 잡아먹으려던 꼬마 돼지의 병이 꼭 낫기를 바라는 늑대처럼 말이에요.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하지만 안타깝게도 늑대는 빨간 꽃과 함께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어요. 병든 꼬마 돼지와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늑대. 저승사자의 예언이 바로 이런 상황이었군요. 늑대가 꼬마 돼지를 데리고 가지 않았더라면 늑대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었을까요?

“흐흐흐흐. 내가 말한 그대로 그 늑대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었고,
꼬마 돼지는 병이 낫지 않아 죽었다,
고 생각하겠지?
그게 아니라면, 대체 둘은 어떻게 되었냐고?
흐음, 지금 고 녀석들은 말이지-

고 녀석들은… 고 녀석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고 녀석들의 운명이 궁금해집니다. ^^

줄곧 이어지던 긴장의 끈이 극에 달한 순간 차분한 어조로 시작되는 저승사자의 멘트는 고 녀석들의 운명에 궁금증을 남기며 마지막 장면을 독자가 직접 페이지를 넘겨서 확인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라는 사실입니다! ^^ 꼬마 돼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던질 수 있는 늑대의 위대한 사랑을 위해 이들의 모진 운명을 바꿔놓는 마음 따뜻한 저승사자와 고 녀석들이 함께하고 있는 마지막 장면을 꼭 확인해 보세요.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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