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입을거야!
책표지 : Daum 책
안 입을 거야!

(원제 : Nakid!)
마이클 이안 블랙 | 그림 데비 리드패스 오하이 | 옮김 김미선 | 나무상자
(발행일 : 2016/08/24)


그림책을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웃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혼자 활짝 웃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리고 또 한 번 웃곤 하죠. 매일같이 이렇게 그림책을 읽으면서 혼자서도 웃고, 책 이야기를 하다가도 웃고, 그림책 리뷰글을 쓰다가도 웃으니 아무래도 저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것 같습니다.^^

“안 입을 거야!”는 처음 읽을 때도 소리 내서 깔깔 웃었는데 그림책 이야기로 소개를 하면서도 자꾸만 웃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아기가 옷을 홀랑 벗고 온 집안을 활보하는 귀여운 모습이 마치 눈앞에서 그대로 펼쳐지는 것만 같아요.

안 입을 거야!

목욕을 마친 아이가 발가벗고 뛰기 시작합니다. 옷을 홀라당 벗고 완벽한 자유인이 된 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표정으로 말이에요. 엄마의 당황스런 표정과는 딴판인 천진난만한 아이 표정 너무 귀여워 웃습니다.

우우웅!
홀딱
홀라당
발가벗었어!

안 입을 거야!

홀딱 벗고 집 안 여기저기 마구 뛰어다니기, 홀딱 벗고 계단으로 미끄럼 타기, 홀딱 벗고 과자를 와작 와작 먹기, 홀딱 벗고 학교 가기(부끄러움은 친구들의 몫이네요.^^), 홀딱 벗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 홀딱 벗고 폴짝폴짝 춤추기. 어떤 일이 가장 즐거울까요? 제가 보기엔 홀딱 벗고 과자 먹기, 폴짝폴짝 춤추기가 제일 재미있어 보이는데요.^^

안 입을 거야!

옷을 입으라는 엄마의 성화를 꼬마는 다 필요없다 뿌리쳤지만 망토 하나 걸치는 것은 왠지 괜찮을 것 같았어요. 맨몸에 망토를 걸치고 나니 이젠 하늘까지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인 모양입니다. 빨간 망토에 ‘N’은 그림책 원서 제목 ‘Nakid’를 상징하는 글자겠죠. ‘Nakid Man’ 으로 변신했으니 악당과 신나게 한바탕 싸워야 할 것 같은데 표정을 봐서는 어째 꼬마가 완벽한 악당처럼 보이는군요.^^

안 입을 거야!

홀딱 벗으면 무지 좋은데 망토를 하나 걸치면 더 좋다는 꼬마 아이 말이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이 패션에는 딱 한 가지 안 좋은 점이 있어요. 추워서 자꾸만 자꾸만 몸이 덜덜덜 떨리거든요. 벌거 벗고 먹어도, 망토 하나만 달랑 걸치고 먹어도 맛난 과자, 마지막으로 남은 과자 하나를 벌벌 떨면서 먹는 모습에서도 웃음이 나오네요. 자, 남은 과자 하나를 다 먹고 나면 꼬마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요?

안 입을 거야!

드디어 Nakid Man이 엄마와 타협을 시도합니다. 바지를 입고 윗도리도 입고 슬리퍼도 신고, 하지만 망토는 양보할 수 없어요. 입은 옷 위에 망토를 걸치고 나니 이제 춥지도 않고 더 멋져보이기까지 합니다. 옷을 모두 갖춰 입고 나서 꼬마는 다시 예전의 그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아이를 따라다니느라 엄마도 지쳤지만 꼬마 역시 졸음이 쏟아졌어요. 온 집안을 들쑤시고 뛰어나디면서 위대한 활약을 펼쳤으니 지칠만도 하겠죠.^^
안 입을 거야!

하루 종일 뛰어놀았으니 코~ 잠자리에 드는 것은 금방입니다.  아이가 꼭 안고 잠든 토끼 역시 이 역할 저 역할 해주며 아이랑 놀아주느라 피곤했던 모양이네요. 토끼 인형의 표정이 지친 엄마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포근하게 잠든 아이 볼에 살며시 뽀뽀해 주는 것을 엄마는 잊지 않습니다.

그림책 속 꼬마처럼 알몸으로 뛰어보지 못한 아이들도, 또 그림책 꼬마처럼 목욕만 했다하면 옷 입기 전에 줄행랑을 치는 아이들도 깔깔 웃으며 즐거워 할 수 있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있을 법한 소소한 이야기로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목욕하고 옷 안 입으면 감기 걸려’, ‘저렇게 뛰어다니다 넘어지면 다쳐’ 하고 무언가를 억지로 가르치고 깨닫게 하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가 아닌 그저 보면서 즐겁고 유쾌한 마음이 들게 하는 그림책 “안 입을 거야!”. 밝고 천진난만한 아이 마음을 보여주듯이 원색을 사용해서 단순하면서도 선명하게 그린 그림이 유쾌한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줍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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