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책표지 : Daum 책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원제 : My Dog Thinks I’m A Genius)
해리엇 지퍼트 | 그림 바루 | 옮김 이상희 | 상상스쿨
(발행일 : 2013/11/10)


얼굴이 길쭉한 개 한 마리가 벽에 있는 그림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꼬리를 세우고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이는데요. 개는 그림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다섯 살 때, 내가 말했어요.
“난 화가야. 날마다 색칠하고 그림을 그려야 해.”

그렇게 다짐 한 후 나는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여덟 살입니다. 우리 집 개 뭉치는 내가 그림 그리는 걸 지켜봅니다. 가끔은 나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나는 높은 건물을 그립니다. 먼저 커다란 종이에 회색을 칠하고, 그 다음엔 창문을 그리고, 다음엔 문과 손잡이를 그립니다. 건물 양쪽에는 수풀을 그리고, 아래쪽은 그냥 비워 두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뭉치야, 어때? 그림이 다 된 것 같아?”하고 뭉치에게 물어봅니다.  그럼 뭉치는 멍멍 짖으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니!”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아~ 그러고 보니 표지에 있던 그림은 바로 이 꼬마 화가가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던 강아지 뭉치는 그림이 아직은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네요.)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나는 뭉치가 원하는 걸 알고 있습니다. 뭉치는 그림 속에 자기도 넣고 싶은 겁니다. 뭉치를 그려 넣고 나서 다시 뭉치에게 “이제 됐지?”라고 물어 봅니다. 뭉치는 이제야 그림이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멍멍 짖으며 화실을 깡충깡충 뛰어다닙니다. 나는 그림에 제목을 써넣습니다.

우리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이른 아침부터 작품을 하나 완성하고 나니 어느새 학교에 갈 시간입니다. 뭉치는 내가 학교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혼자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웬일일까요? 학교를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은 뭉치가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다. 보통은 매일 창가에서 나를 기다리거든요. 뭉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내가 “뭉치야, 뭉치야. 어디 있니?” 불러도 대답이 없습니다. 나는 뭉치가 화실에 있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내 그림을 망쳐 놓았으면, 마당으로 쫓겨날 줄 알아!” 나는 황급히 화실로 내려갑니다.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와우, 뭉치가 정말 바빠 보이는 걸요? ^^)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뭉치가 화실 벽에 굉장한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뭉치, 너한테 재능이 있구나, 너도 화가야. 바로 나처럼 말야.”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나는 뭉치의 그림에 반해 버렸습니다. 나는 뭉치의 그림에 제목을 써 넣고 뭉치를 꼭 안아줍니다.

우리 집 개는 천재예요.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는 꼬마 화가와 애완견 뭉치의 우정을 다룬 애정 어린 그림책입니다. 어린 꼬마 주인공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다섯 살 때부터 여덟 살이 된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립니다. 재능이 아니라 시간이 작품을 만든다는 걸 어릴 때부터 알고 있는 영특한 친구인 모양입니다. 그런 주인공에게는 작업 보조도 있는데요. 바로 아이의 영원한 단짝 친구 뭉치입니다. ‘뭉치’라는 이름은 사고뭉치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걸까요? 좀처럼 문제를 일으키는 법이 없는 얌전한 뭉치가 어느 날 대형 사고를 치고 마네요. 바로 꼬마 화가의 화실에 커다랗고 멋진 그림을 그려 넣은 것입니다. 뛰어난 꼬마 화가의 조수 역시 굉장한 화가였네요.

뭉치가 그린 그림은 19세기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로 유명한 폴 세잔‘바구니가 있는 정물’입니다. 인상파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지 않고 자기만의 느낌을 담아 표현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벽에 커다랗게 그린 뭉치의 그림에서 자유롭고 활발한 뭉치의 세계가 느껴집니다. 시원시원하게 뻗은 선과 붓터치, 다채롭고 화려한 색상이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자유롭게 해 줍니다. 정말 그림은 그리는 사람 뿐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움직이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그림을 그릴 때 마다 자신의 반려견 뭉치와 소통을 합니다. “그림이 다 된 것 같아?”라고 묻기도 하고 “그림이 마음에 드니?”라고 묻기도 합니다. 자신의 그림에 뭉치를 그려 넣기도 하고요. 뭉치는 아이의 친구이면서 그림의 등장인물이기도 하고, 꼬마작가의 보조이면서 가장 가까운 관객이기도 합니다.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그림을 그리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함께 전해 주는 그림책 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꼬마 작가의 얼굴에는 즐거움과 열정이 가득하고, 그 모습을 보는 독자들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아집니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와 그 아이의 곁을 떠나지 않는 반려견, 그 둘의 소중한 우정과 더불어 예술을 통한 공감과 소통까지… “우리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라고 하던 꼬마 작가가 “너도 화가야, 바로 나처럼 말야”라고 뭉치의 재능을 인정하고 ‘우리 집 개는 천재예요’라고 제목을 써 넣는 모습에서 아이의 성숙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해리엇 지퍼트는 일요일 오후마다 화랑에 그림을 보러 다니곤 했는데, 토드 맥키(Todd McKie)‘My Dog Thinks I’m a Genius.’란 제목의 작품을 보고 그 그림을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해요. 이처럼 어떤 작가의 그림 한 장은 또 다른 작가의 작업에 직접적인 영감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신선한 영감을 제공해주길 바래봅니다. 여러분도 열정 가득한 꼬마와 뭉치 두 천재 예술가와 함께 환상적인 미술의 세계에 흠뻑 빠져보시길!


도원

도원

객원 필자 | 아프리카에 있는 산 속 공방에서 도자기를 배웠습니다. 현재는 그림책을 쓰고 만들고 나누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2016년 4월 | Facebook | dowont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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