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책표지 : Daum 책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원제 : Motor miles)
글/그림 존 버닝햄 | 옮김 이상희 | 비룡소
(발행일 : 2016/10/30)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푸른 들판을 쌩쌩 달리는 빨간 자동차가 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표지 그림만 봐도 편안한 마음이 앞서는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는 존 버닝햄의 최신작입니다. 마일즈는 자동차를 몰고있는 강아지의 이름이에요. 실제 존 버닝햄이 키우고 있는 몹시 까다로운 강아지 마일즈를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언제나 편안하면서도 엉뚱한 이야기와 그림으로 심오한 주제를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게 들려주는 존 버닝햄 할아버지, 이번엔 또 어떤 기발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까요?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마일즈는 몹시 까다로운 개였어요. 이름을 불러도 오지 않았고 산책도 좋아하지 않고, 밥 먹는 것도 안 좋아하는 그런 개였죠. 비 맞는 걸 싫어하고, 귀를 틀어 막아야 할 정도로 심하게 짖어대고, 다른 개들조차 안 좋아하는 개였어요.

사랑은 ‘그래서 사랑하는 것’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라던가요. 사랑 받을 수 있는 개의 조건(?)을 하나도 갖추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앨리스 트러지와 아들 노먼은 마일즈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좋아해 주었어요.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몹시 까다롭고 새침하고 좋아하는 일이 거의 없는 마일즈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일은 자동차를 타고 카페에 가는 일이었어요. 그런 마일즈를 위해 옆집 허디 아저씨는 마일즈가 운전할 자동차를 만들어 주기로 약속합니다. 하루 빨리 자동차가 완성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노먼과 마일즈 앞에 허디 아저씨가 만든 멋진 자동차가 드디어 모습을 나타냈어요.

열심히 운전 연습을 한 마일즈는 어느 날 엄마 앨리스 트러지 대신 노먼을 학교에 데려다 주었어요. 그 뒤로 노먼과 마일즈는 자동차를 타고 아무도 몰래 여행을 다녀오곤 했답니다.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둘은 이른 아침 바닷가를 자동차를 타고 씽씽 달리기도 했구요.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기도 했어요. 가을 날엔 나뭇잎을 헤치며 달렸고, 겨울날엔 자동차를 타고 나가 눈 속에서 즐겁게 놀았죠. 자동차를 타고 사계절을 보내는 노먼과 마일즈의 세상이 화사하고 따뜻한 색감으로 가득 넘쳐납니다.

존 버닝햄은 글은 최소화하고 그림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그림책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그가 묘사하는 환상의 세계는 현실 세계 보다 훨씬 더 화사하고 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됩니다. 환상의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온 주인공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고 현실에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을 가장 많이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노먼과의 행복한 드라이브를 즐긴 강아지 마일즈 역시 그런 시간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죠.

이제 마일즈는 산책을 좋아하고 밥도 잘 먹고 다른 개들도 좋아하게 되었어요. 비 맞는 것도 싫어하지 않고 덜 짖고 이름을 부르면 기쁘게 달려왔어요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그러는 사이 노먼은 마일즈의 자동차에 탈 수 없을 만큼 훌쩍 자랐어요. 그래서 마일즈는 더 이상 자동차를 몰지 않아요. 한때 노먼과 마일즈가 타고 다녔던 멋진 자동차는 창고에 들어앉았죠.

그런데 어느 날 이들은 허디 아저씨 작업장에서 들리는 요란한 소리를 들었어요. 허디 아저씨는 이제 비행기 만드는 일을 시작했대요.

누구한테 주려고 비행기를 만드는 걸까요?

달빛 고요한 밤 빨간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이 비행기에는 누가 타고 있는지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더욱 다양한 상상을 해 볼 수 있어요. 노먼과 마일즈가 타고 있다면 또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고 상상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 일수도 있겠지요.

노먼, 그리고 엄마 앨리스 트러지, 이웃집 허디 아저씨까지 깐깐하고 고집 센 강아지 마일즈를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 주고 배려해주고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을 키우는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이면서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세상을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이겠죠.

현실과 환상 세계의 조화를 꿈꾸는 존 버닝햄의 따뜻한 마음이 잘 녹아있는 그림책 “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역시~ 존 버닝햄이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드는 멋진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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