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할아버지 오신 날
책표지 : Daum 책
왕할아버지 오신 날

이영미 | 그림 오승민 | 느림보
(발행일 : 2016/10/26)


너른 바위 위에 큰대자(大)로 누워있는 아이들의 온몸에 햇살이 한가득입니다. 그림책 표지의 노란색 배경이 햇살처럼 따뜻해 보이면서도 아련해 보이는데요. “왕할아버지 오신 날”은 증조할아버지의 제삿날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간 민호가 그곳에서 처음 만난 또래 친구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왕할아버지 오신 날

왕할아버지의 제사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시골 할아버지 댁에 모였습니다. 부엌에서 할머니가 왕할아버지 드릴 음식이라며 슬쩍 입에 넣어주시는 제사 음식을 맛 본 민호가 물었어요.

“왕할아버지? 왕할아버지가 누구예요?”
“할아버지의 아버지야.”

할아버지에게도 아빠가 있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한 민호에게 할아버지는 왕할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셨어요.

왕할아버지 오신 날

강아지가 짖는 소리를 따라 감나무 아래로 뛰어간 민호는 나뭇가지에 걸터 앉아있는 낯선 아이를 만납니다. 두 아이는 처음엔 왕구슬을 가지고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지만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친해집니다. 한참을 놀다보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어요. 민호가 건네준 생선전을 먹은 아이는 이렇게 말했어요.

역시, 전은 너희 엄마 솜씨가 최고야.

아이는 민호 엄마의 전 솜씨를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요?^^

왕할아버지 오신 날

밤이 깊어지자 왕할아버지의 제사가 시작되었어요. 그런데 희한한 일입니다. 제사상 위에 익숙한 왕구슬 하나가 놓여있었거든요. 낯에 만났던 아이와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던 왕구슬. 그 왕구슬은 대체 누가 제사상 위에 올려놓은 것일까요? 민호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사진 속 왕할아버지가 민호를 향해 미소를 지었어요.

이정도면 왕할아버지의 제삿날 만난 민호 또래의 아이의 정체, 이미 눈치들 채셨겠죠?

할아버지에게도 아버지가 있었고 지금은 돌아가신 증조 할아버지에게도 민호 또래만한 어린시절이 분명 있었겠죠. 아이들에게는 쉽게 와닿지 않을 시간의 간극을 주인공 아이 또래의 아이였던 모습으로 만나게 한다는 설정으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그림책 “왕할아버지 오신 날”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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