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파스가 뚝
책표지 : Daum 책
크레파스가 뚝

(원제 : Snap!)
헤이즐 허친스 | 그림 듀산 페트릭 | 옮김 정명숙, 이진영 | 아이위즈
(발행일 : 2016/10/20)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크레파스가 뚝”은 뚝!하고 부러진 크레파스로 갖가지 새로운 그림 그리기를 창조해 내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즐거움에 푸욱 빠져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해 자신만의 놀이에 몰두하는 아이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크레파스가 뚝

그림책 표지를 넘기면 제일 먼저 나오는 면지 그림입니다. 똑같은 그림이 거울에 비춘 것처럼 대칭되어 양쪽 면지를 가득 채우고 있어요. 철길도 보이고 팡팡 터지는 폭죽도 보입니다. 보랏빛 괴물들도 보이구요. 동전이나 빗을 새긴 그림들도 보이네요. 이 그림은 오늘 하루 에반이 새 크레파스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흔적입니다.

에반에게 새 크레파스가 생겼어요.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새 크레파스였죠. 그런데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마자 그만 갈색 크레파스가 ‘뚝!’하고 부러졌어요. 이제 막 선을 조금 그었을 뿐인데, 에반은 얼마나 속상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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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가 뚝

아하!
한 개의 크레파스가 부러지면
두 개의 크레파스가 되잖아!

에반은 양손으로 파도를 그리고
호랑이 줄무늬를 그리고
불꽃놀이도 그렸어요.

한 개가 부러지면 두 개가 된다는 원리를 스스로 알게 된 긍정소년 에반입니다.^^ 양손으로 부러진 크레파스를 쥐고 온 몸으로 그림 그리기 삼매경에 빠져있던 에반은 이번에는 크레파스를 밟고 말았어요. 그 바람에 크레파스가 와자작 으스러졌죠. 그러자 으스러진 크레파스를 손가락으로 문질러 털 무늬를 만들어냅니다. 에반은 부러지고 으스러지고 포장지가 벗겨진 크레파스로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면서 하얀 종이 위를 빼곡하게 채워나갔어요.

크레파스가 뚝

그렇게 그림 그리기 놀이를 하다 연두색 크레파스 하나를 계단 아래로 떨어뜨렸어요. 계단의 빈 공간으로 쏘옥 빠진 크레파스를 꺼내기 위해 이런 저런 궁리를 해보았지만 크레파스를 꺼낼 수 없었어요. 별 수 있나요? 잃어버린 연두색을 제외하고 남은 크레파스로 색칠을 하고 놀 수 밖에요.

크레파스가 뚝

남은 크레파스로 색색깔 칠을 하던 에반은 자기가 칠한 색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됩니다. 노란색과 파란색이 겹쳐진 곳에 잃어버린 연두색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제 에반은 그리기 놀이에서 벗어나 색을 섞어 그리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빨간색과 노란색을 섞으면 주홍색을 만들고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어 만든 보라색으로 괴물 그림을 그리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그렇게 놀다 보니 빨강, 노랑, 파랑색 크레파스만 남게 되었어요. 하지만 에반은 이제 남은 삼원색으로도 충분히 일곱빛깔 무지개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답니다.

크레파스가 뚝

남은 세 가지 색깔의 크레파스로 무지개를 만들고 나니 이제 크레파스는 아주아주 작아졌어요. 작아진 이 크레파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놀이 천재 에반도 아주 조그맣게 변한 크레파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거예요.

에반은 크레파스 조각들을
옆에서도 보고 뒤에서도 보고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다가…
… 마지막으로 거꾸로 서서 보았어요.
그러자 갑자기 에반의 생각도
거꾸로 뒤집혔어요.

남은 크레파스로 어떻게 놀까 이리저리 뒹굴뒹굴 고민하던 에반에게 떠오른 새로운 아이디어는 무엇이었을까요? ^^

크레파스가 뚝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야.
끝을 거꾸로 하면…

… 시작이 되는 거잖아!

에반이 자신이 그린 그림 위에 서있습니다. 그리고는 끝을 거꾸로 하면 시작이 되는 거라면서 빙긋 웃고 있네요. 그는 또 어떤 놀이를 꿈꾸고 있는 걸까요? 에반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창의 놀이는 그림책이 끝나는 순간 다시 시작됩니다.

네덜란드의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요한 하우징아(Johan Huizinga)놀이는 인간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며 문명을 창조하는 중요한 덕목 중 하나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놀이하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라 불렀죠.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라고 성장합니다. 스스로 자유롭게 탐구하고 즐기면서 놀이하는 에반은 놀이를 즐기면서 자라는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뚝!’ 하고 크레파스가 부러진 자리에서 ‘딱!’ 하고 떠오른 다양한 아이디어들 속에서 즐겁고 행복한 에반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을 꼭 닮아있습니다. 놀이를 하는 중에도 진지하게 사고하고 관찰하고 탐닉하는 아이들 세상을 신나고 유쾌하게 그려낸 그림책 “크레파스가 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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