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부호
책표지 : Daum 책
문장부호

글/그림 난주 | 고래뱃속
(발행 : 2016/11/21)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 2017 한국출판문화상 후보작


쓰윽 훑어보고는 분명 생태 그림책이라 생각했는데 “문장부호”라는 그림책 제목이 참 의아했어요. 왜일까 궁금한 마음에 다시 한 번 찬찬히 그림책을 살피던 제 마음 가득 새겨진 ‘.(마침표) ,(쉼표) ?(물음표) !(느낌표)’ 아름다운 문장부호들! 점묘법으로 그린 세밀한 그림만큼이나 섬세하고 치밀하게 구성된 그림책 “문장부호”, 따뜻한 봄날에 찾아올 새 희망을 기다리면서 읽기 좋은 그림책입니다.

문장부호

문장부호

문장부호

문장부호

연속 된 글과 그림 속에 숨어있는 문장 부호 모두 찾으셨나요? ^^

부드러운 흙 위에 떨어진 작은 씨앗 한 알에서 시작된 생명의 시작, 그 속에 담긴 긴긴 사연을 대신할 문장 부호가 숨어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그림 속에……

작은 씨앗 하나가 떨어져 흙 속에 숨어 잠시 숨을 고르며 세상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초록빛 싹이 쑤욱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어요. 초록빛 싹에서 움튼 작은 꽃봉오리가 천천히 꽃잎을 벌리면……

문장부호

잔잔한 꽃향기와 함께 세상에 봄이 찾아옵니다. 들판에 거리에 피어난 보라빛 작은 제비꽃! ‘겸양’이라는 꽃말을 가진 제비꽃에는 작디 작은 씨앗의 눈물 어린 도전이 숨어있어요.

문장부호

나비가 잎사귀 위에 작은 알을 하나 낳았어요. 그 알에서 나온 꼬물꼬물 애벌레는 어느새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를 찢고 나온 나비는 애벌레가 되었어요.

번데기를 찢고 나온 나비는
어디로 날아갈까요
?

문장부호

팔랑팔랑 꽃향기 따라 제비꽃밭으로 날아들었네요. 생명을 가진 것들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생명이야말로 가장 경이로운 대상입니다.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작은 씨앗 하나와 작은 알 하나에서 시작된 제비꽃과 나비의 만남을 난주 작가는 낱낱히 찍어서 완성한 섬세한 점묘화로 한장 한장 묵묵히 보여줍니다. 각자 다른 듯 보이지만 우리는 모두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고,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문장부호

꽃잎이 진 자리에 동글동글 씨앗 주머니가 맺히고(.) 씨앗 주머니가 익어 가더니(,) 씨앗이 팡팡 터져 나왔어요(!)

조르르 모여든 개미들은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

스러진 나비의 날개, 제비꽃 진 자리에서 터져나와 알알히 흩어진 씨앗들. 여기서 끝일까 생각하는 순간 부지런한 개미들이 물고간 제비꽃 씨앗은 다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문장부호

개미들은 제비꽃 씨앗을 제 집으로 조심조심 옮겼어요.
작은 알갱이를 쏙 떼먹고 씨앗을 버리자,
그 자리마다 새로운 제비꽃이 피어났어요!
또다시 나비들이 날아오겠죠?

깨어나고 자라고 피고 지고 끊임없이 지속되는 생명들의 순환, 그 축제의 장 속에서 끝없이 생겨나고 또 바뀌어 가는 문장부호들, 그것이 생명들이 온몸으로 지키고 그려온 역사의 모습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어떤 문장부호를 삶에 수놓으며 살고 있을까요? 열심히 달릴 땐 달리더라도 때론 마음 푹 놓고 쉬어갈 수도 있고 감사할 일 많은 그런 정상적이고 평온한 2017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과 경외감 가득한 문장부호로 일상을 수놓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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