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책표지 : Daum 책
엘리베이터

글/그림 경혜원 | 시공주니어
(발행 : 2016/09/30)


엘리베이터처럼 세로로 길쭉하게 생긴 그림책입니다. 열린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보이는 공룡의 튼실한 꼬리와 가냘픈 다리, 어쩌다 공룡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것일까요? 그림책 속에 와글와글 시끌시끌 떠들썩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엘리베이터

공룡 천국인 방에서 공룡책에 몰두해 있는 오동통 깜찍한 윤아의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윤아의 관심사는 온통 공룡인 모양입니다. 방바닥에 널린 공룡 책부터 벽에 걸린 공룡 화석 포스터, 이불 무늬도 공룡이구요. 장난감 모형들도 온통 공룡 뿐이네요. 저 멀리 쇼파에도 공룡 인형이 숨어있어요. 책꽂이에는 경혜원 작가의 “특별한 친구들”이 꽂혀있군요.^^ 엄마가 윤아에게 도서관에 책 돌려주는 날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엘리베이터

띵-

참 익숙한 소리입니다. ^^ 띵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이 스륵- 열리자 20층에서 윤아가 도서관에 반납할 책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작은 윤아는 통!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에 탔어요.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쿠오오와아~’ 소리를 내며 나 혼자 공룡 놀이…^^

엘리베이터

18층에서는 쿵!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머리가 뾰족뾰족하게 부푼 트리케라톱스가 탔구요. 17층에서는 조금 불편한 기색의 테리지노사우루스가 ‘끙’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오릅니다.

이어서 층마다 모두 다른 각양각색의 공룡들이 자신만의 특징을 담은 짧은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에 탔어요. 동그란 어항을 뒤집어 쓴 수장룡의 대표 공룡 플레시오사우루스 , 꿱꿱 장난스러운 소리를 내는 벨로키랍토르 세 마리를 데리고 탄 이구아노돈,  오비랍토르, 시크한 표정의 타르보사우루스, 목이 길어서 슬픈 브라키오사우루스, 5층에서 탄 뾰족뾰족 등비늘을 가진 스테고사우루스는 엘리베이터가 만원이라며 삐———– 하고 경고음을 울리는 바람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야만 했죠.

엘리베이터

좁디 좁은 한 공간 안에 공룡들과 엘리베이터를 타고있던 윤아는 오비랍토르의 깃털 때문에 재채기를 하고 말았어요. 윤아가 에취!하고 커다랗게 재채를 하면서 날아가는 순간, 좁은 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넓디 넓은 곳으로 공간 이동을 해요.

엘리베이터

어디선가 나타난 프테라노돈이 공중으로 날아간 윤아를 업고 하늘로 날아올랐어요.(아마도 윤아 방에 걸려있던 그 프테라노돈 아닐까요?) 다양한 공룡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평화로운 공룡 마을 모습이 참 아름답네요. 그 풍경을 윤아도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어요. 목이 긴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날아간 윤아의 공룡 책을 찾아다 주었어요. 윤아의 재채기 때문에 흩어졌던 공룡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띵- 하고 다시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습니다. 문이 열리고 공룡들이…… 아니 사람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다들 아무 일 없었다는 표정이에요. 그런데 가만 보니 어딘가 낯익은 느낌, 아하! 엘리베이터에 탔던 공룡들은 사람들의 생김과 행동에 맞춰 공룡 매니아 윤아가 떠올린 상상 속 공룡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윤아는 어디로 갔을까요?

윤아는 티라노로 변신했어요. 맨 뒤에서 책을 들고 내리는 익살스런 표정의 티라노사우루스, 고동색 원피스에 줄무늬 타이즈를 신었던 윤아가 분명하죠?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모두들 제모습으로 돌아갔지만 윤아만 상상의 세계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모양입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누가 어떤 공룡이었는지를 다시 떠올려 보세요. 특징이 너무 잘 살아있어 웃음이 터져나온답니다. 경혜원 작가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관찰하면서 공룡의 특징과 연관 시켜 보았을지 생각해 보아도 재미있네요. (경혜원 작가가 보았다면 우리는 어떤 공룡으로 보였을까요? ^^)

무언가에 통달해 남달리 그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을 우리는 달인이라고 부릅니다. 공룡에 푹 빠진 윤아 역시 공룡 달인이죠. 무언가에 푹 빠지면 온 세상이 달라보입니다. 바로 윤아처럼요. 빌린 책을 돌려주러 가는 길,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들을  자기가 좋아하는 공룡으로 변신 시킨 윤아의 즐거운 상상으로 가득찬 엘리베이터 여행, 환상과 현실이 교차되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윤아의 상상이 참으로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 “엘리베이터”입니다.

아, 중간에 만원이 되는 바람에 엘리베이터에 타지 못한 스테고사우루스는 누구였는지 잊지 말고 그림책에서 찾아 보세요~


※ 함께 읽어 보세요

공룡 친구 다 모여라!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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