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꿈은 뭐이가?

니 꿈은 뭐이가?
책표지 : Daum 책
니 꿈은 뭐이가?

박은정 | 그림 김진화 | 웅진주니어
(발행 : 2010/03/15)


한복에 파란 머플러를 두르고 비행기를 바라보고 있는 소녀, 그녀가 올려다보고 있는 비행기 조종석에 탄 인물 역시 파란 머플러를 두르고 있습니다.  “니 꿈은 뭐이가?”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의 일대기를 그린 인물 그림책입니다. 1901년에 태어나 대한민국 독립운동가이자 한국 최초 여성 비행사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권기옥,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인물입니다.

니 꿈은 뭐이가?

“에잇! 또 딸이가? 아들이 아니고?”
아버지는 화가 난다고 나를 ‘갈례”라고 불렀어.
나는 아버지의 둘째 딸 기옥인데,
‘갈례’는 얼른 가라, 죽으라는 뜻이야.
사람들이 모두 다 아들만 좋아하니까
참말로 이상했어야.

남아선호 사상이 뚜렷했던 시절에 태어난 아이 권기옥을 아버지가 부르던 이름은 ‘갈례’, ‘얼른 가라, 죽으라’는 그 뜻이 정말 충격적입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기옥은 어린 나이에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공장에서 일을 해 쌀을 구해오고, 동생들을 돌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공부했어요.

니 꿈은 뭐이가?

열일곱 살 때 기옥은 스미스라는 미국인이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달구지를 얻어타고 비행기를 보러 갑니다. 자동차도 흔히 보지 못했던 시절, 구름처럼 몰려온 사람들 사이에서 구름을 뚫고 날아오른 쇳덩이를 발 동동 구르며 지켜본 그녀는 그날 밤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여자라고 못하겠어?
조선 사람이라고 왜 못하겠어?
얼른얼른 커서 꼭 비행사가 될 거야.’

니 꿈은 뭐이가?
나는 하늘을 훨훨 날고 싶었어야.

여자이기에 조선인이기에 억눌린 삶을 살아야 했던 답답하고 암울했던 시절, 비행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은 어린 소녀는 이미 비행기를 타고 창공을 자유롭게 날고 있었어요.

니 꿈은 뭐이가?

1919년 3· 1운동에 참여했던 권기옥은 일본 경찰에 붙잡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됩니다. 그녀는 무기를 나르고 돈을 모으는 일을 하다 일본 경찰에 다시 붙잡혀 잔인한 고문을 받고 결국 조선을 떠나 중국으로 가는 배를 탔어요. 다시는 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조국 땅을 바라보면서 권기옥은 생각합니다.

‘그래! 진짜로 비행사가 되는 거야.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서 일본과 싸우는 거야!’

니 꿈은 뭐이가?
나는 하늘을 훨훨 날고 싶었어야.

니 꿈은 뭐이가?

하지만 중국의 비행 학교는 여자를 받아주지 않았어요. 그녀는 중국 땅을 가로질러 운남성 당계요 장군을 찾아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어요.

“여자가 왜 비행사가 되려 하나?”
“내 나라를 빼앗아 간 일본과 싸우려고요!”

쫓기는 몸이 되어 조국을 떠난 권기옥, 머나먼 타국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간 그녀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녀는 입학을 허락하라는 편지를 받아 다시 비행 학교를 찾아갑니다.

니 꿈은 뭐이가?

내 나라를 자유롭게 만들겠다는 꿈을 가슴에 품은 그녀는 비행 학교의 힘들고 위험한 훈련을 모두 감내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배웠어요. 비행기 조종 훈련부터 비행기를 고치는 기술까지 고단한 훈련 속에서도 그녀는 꿈을 따라 산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는 꿈같은 날이 다가왔지요.

수년 전 발 동동 구르며 지켜봤던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게 된 기옥, 그녀의 푸른 꿈이 푸른 창공에서 머플러와 함께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나는 하늘을 훨훨 날고 싶었어야.
온 세상이 너더러 날 수 없다고 말해도
날고 싶다면
이 세상 끝까지 달려가 보라.
어느 날 니 몸이 훨훨 날아오를 거야.
니 꿈을 좇으며 자유롭게 살게 될 거야.

빼앗긴 나라에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  꿈조차 꾸기 힘들었던 시절을 살아낸 그녀, 권기옥이 묻습니다.

보라, 니 꿈은 뭐이가?

잃어버린 조국의 두 날개를 되찾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날아간 권기옥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씨앗으로 자라고 있을 작은 꿈들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권기옥이라는 인물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사람이 품을 수 있는 꿈의 크기와 열정, 무한의 도전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니 꿈은 뭐이가?”, 사진과 일러스트를 합성한 독특한 입체적 표현 방식이 실존 인물 이야기를 좀 더 현실감 있게 보여줍니다.


니 꿈은 뭐이가?

그림책 뒷면에는 그녀의 일대기를 사진과 함께 좀 더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요. 1901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4녀 1남 중 둘째 딸로 태어나 비행사가 되어 하늘을 나는 꿈과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다는 꿈을 품었던 권기옥은 임시정부 사람들과 폭탄을 만들어 일본 사람이 일하던 도청에 터뜨렸고 여자 전도대를 만들어 온 나라를 떠돌며 연설을 했다고 합니다. 일본 경찰에 쫓겨 중국으로 떠나 중국 비행학교를 마친 후 임시정부에서 비행기를 구해 일본과 싸우기도 했던 그녀는 광복 후 우리나라로 돌아와 장군들과 함께 공군을 만들었고 그 뒤 출판사를 차려 “한국연감”을 발행했습니다.

꿈으로 가득찬 열정 가득한 삶을 살아간 권기옥의 삶이 멋지게 담긴 그림책 “니 꿈은 뭐이가?”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2 Replies to “니 꿈은 뭐이가?

  1. 언제나 좋은 그림책을 소개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가 “출판사 시리즈”에서 다양한 출판사들의 다양한 책들로 채워지고 있어요.

    1. 삐딱냥이님 반갑습니다~ ^^
      한가한 주말 삐딱냥이님 블로그에서 한참 머물다 왔습니다.
      서울은 봄이 성큼 다가온 듯 하네요.
      딸아이와 함께 그림책 보며 행복한 봄 맞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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