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꾸는 밤

꿈꾸는 밤
책표지 : Daum 책
꿈꾸는 밤

(원제 : Nuit de Rêve)
글/그림 로랑 모로 | 옮김 박정연 | 로그프레스
(발행 : 2016/09/20)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글은 최소한으로, 감각적인 색감과 그림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 로랑 모로의 그림책 “꿈꾸는 밤”입니다. 불꺼진 방 안에서 다시 시작되는 환상의 모험, 그것은 아이의 한바탕 꿈일까요? 아니면 맘껏 놀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든 아이의 아쉬운 마음에서 피어난 환상일까요?

꿈꾸는 밤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아이의 즐겁고 행복했던 하루를 이야기해주듯 방안 가득 어지럽혀있는 각종 장난감들을 보면 무엇을 가지고 놀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포근하게 자리 잡고 누운 아이를 향해 좋은 꿈꾸라고 엄마 아빠가 인사를 하는데, 아이 눈은 여전히 말똥말똥 쉽사리 잠자리에 들 것 같아 보이지 않네요.

꿈꾸는 밤

스위치가 꺼지고 난 방에 짙푸른 밤이 찾아왔습니다. 살짝 열어둔 방문 틈 사이로 새어든 환한 불빛은 아이 혼자 고립된 감정을 갖지 않도록 가족과 연결된 작은 끈, 엄마 아빠의 배려입니다.

꿈꾸는 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방안이 서서히 밝아옵니다. 짙푸른 색으로 어둠만이 가득했던 방 안에 스멀스멀 검은 실루엣이 나타나고 그 선이 조금씩 더 또렷해집니다. 어둠 속에 적응한 눈에 사물의 그림자가 조금씩 나타나다 모든 것이 또렷하게 보이는 그런 느낌이네요. 아이 방 안에 걸려있던 액자 속 노란 나비가 깨어났어요. 그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던 아이도, 잠든 듯 얌전히 앉아있던 사물들도 깨어납니다.

꿈꾸는 밤

덩굴무늬 벽지는 나무로 되살아 나고 침대 위 매달려 있던 둥글고 하얀 등은 보름달로 변신했어요. 달빛 아래 푸른 밤이 살아납니다. 아이 마음처럼 이 밤이 즐겁고 행복한 장난감 친구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이 곳에서는 사납게 구는 짐승도, 두려움에 떠는 짐승도 없어요. 즐겁게 놀기에도 너무나 짧은 밤이니까요. ^^

어두웠던 방안이 조금씩 밝아지고 검은 실루엣의 그림자들이 또렷해 지며 방안의 모습도 조금씩 변해갑니다. 아주아주 조금씩 변해가는 그 모습을 들여다 보면서 앞페이지와 뒷페이지를 분주히 비교해 보는 눈길이 바빠집니다. 오직 변치 않는 것은 살짝 열린 문 사이로 스며드는 불빛, 노란 나비, 아이의 빨간 볼 뿐이네요.

꿈꾸는 밤

자신의 방을 떠나 도착한 새로운 세상, 이곳은… 낮 동안 놀았던 작은 블록으로 만든 세상이에요. 어쩌면 아이의 집일지도 모르겠네요. 나비가 살짝 열린 문틈으로 쏘옥 들어간 순간! 다시 캄캄한 어둠이 찾아왔어요.

꿈꾸는 밤

그리고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엄마 아빠의 인기척이 느껴지는 순간 여지껏 신나게 놀던 아이와 장난감 친구들은 후다닥 자기 자리로 돌아가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마치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하고 노랫소리에 맞춰 숨을 멈춘 채 튀어나오는 웃음을 꾹 참고 있는 것 같은 순간입니다.

꿈꾸는 밤

어느새 아이가 혼자서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하러 온 엄마 아빠가 조심스레 방 안으로 들어섭니다. 방금 전까지 벌어졌던 한밤의 축제를 엄마 아빠는 조금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작은 블록 하나, 공 하나조차도 모두 제자리인 걸 보니 이렇게 즐겁게 놀아본 게 하루 이틀이 아닌 솜씨인 듯 보이네요.^^

“어머, 귀엽게 자는 모습 좀 봐요!”

흐뭇하게 웃는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 가족은 지금 이 순간 서로의 깊은 사랑을 주고받습니다. 캄캄한 방에서 홀로 잠든 밤이지만 언제나 푸근한 엄마 아빠의 눈길이 자신을 지켜봐 주고 있음을 느끼는 아이의 마음엔 따스한 사랑이, 한없이 귀여운 모습으로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 아빠의 마음엔 가슴 벅찬 행복이 피어납니다.

“꿈꾸는 밤”은 시작 부분과 끝부분이 짧게 대구를 이룹니다. 블록으로 이루어진 집 안으로 들어선 순간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캄캄해진 방, 아이들은 보통 밤을 무서워합니다. 하지만 이 그림책 속에서는 내가 있는 세상을 모두 연결해 놓음으로서 아이에게 밤의 세계를 꿈의 세계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어둠에 예쁜 파랑색 옷을 입혀준 그림책, 로랑 모로가 그려낸 멋진 푸른 밤 “꿈꾸는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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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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