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책표지 : Daum 책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원제 : Archie Snufflekins Oliver Valentine Cupcake Tiberius Cat)
글/그림 케이티 하네트 | 옮김 김경희 | 트리앤북
(발행 : 2017/04/14)


당당하면서도 도도한 눈빛을 지닌 이 고양이의 이름은 ‘아치 스너플킨스  올리버 발렌타인 컵케이크 티베리우스’’ 입니다. 고양이 한 마리의 이름치고는 꽤나 긴 이름이죠? ^^ 고양이를 아는 이들이 고양이를 부를 때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러주었기 때문이에요. 이웃들에게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린 블로섬 거리의 어느 고양이 이야기, 마음 활짝 열고 들어 보세요.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블로섬 거리에 사는 얼룩 고양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틈 없이 바빴어요. 집집마다 들러서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았기 때문이에요. 아침에는 그린 아저씨네에, 오후에는 호스킨스 할아버지 집에 들렀고 이따금 베티 여사 집에도 들렀어요.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때로는 페르난데스 누나 집에서 그림 모델이 되기도 했고, 아이들과 탐정 놀이를 할 때도 있었죠. 산책을 할 때도 있었고 텃밭 가꾸는 일을 도울 때도 있었어요. 가끔 아이들과 춤을 추기도 했구요.

사람들은 그런 얼룩 고양이에게 각자 붙인 이름을 불러주었어요. 그린 아저씨는 아치로 불렀고 페르난데스 누나는 밸런타인으로 불렀어요. 베티 여사는 스너플킨스, 스누컴스, 스위티 파이, 컵 케이크 등 내키는 대로 고양이의 이름을 바꿔 불렀답니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면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거리의 고양이.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이름으로 불러주며 아낌없이 애정을 나눠주었고 고양이는 그들 각자에게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베풀며 함께 살아갔어요.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그런 고양이가 딱 한군데 가보지 못한 집이 있었어요. 바로 11번지 머레이 할머니 집이었죠. 블로섬 거리 곳곳을 누비느라 늘 바쁜 고양이와 달리 11번지에 사는 할머니는 바쁠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저 뜨개질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난로 불빛을 쬐며 시간을 보낼 뿐이었지요.

늘 굳게 닫혀있는 문, 창밖으로 보이는 검은 실루엣만으로도 할머니의 외로움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그런 할머니의 외로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절만 무심히 오갈 뿐입니다.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어느 날, 아주 특별한 일이 생겼어요.

소포 왔다는 말에 살포시 문을 연 할머니는 ‘어머나!’하고 작은 탄성을 질렀어요. 배달된 상자 위에 우리의 주인공 고양이가 앉아 있었거든요. 굳게 닫혀있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머레이 할머니네 집 문을 여는 고양이만의 특별한 방법인 모양입니다. 그나저나 고양이 표정이 너무나 비장하죠? 마치 ‘난 당신의 얼굴을 오늘 기필코 확인하고야 말겠어’라는 것 같습니다. ^^

야옹아, 안녕!

커다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와 고양이는 만났어요.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그 뒤로 며칠 동안 고양이가 보이지 않자 걱정이 된 마을 사람들은 고양이를 찾아 나섰어요. 프레드, 밸런타인, 컵케이크, 올리버, 아치, 티베리우스, 키티… 각자가 붙여준 이름을 애타게 부르면서요. 한참만에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애타게 부르고 있는 고양이가 같은 고양이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 중 유일하게 보이지 않는 머레이 할머니 집을 찾아가 보기로 했어요.

고양이는 그곳에서 할머니와 모든 것을 함께 하며 지내고 있었어요. 할머니도 고양이도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인 것을 본 이웃들은 드디어 고양이가 제 집을 찾은 모양이라면서 기뻐했어요.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머레이 할머니와 고양이는 행복했어요.
친구들도 자주 놀러왔어요.
이제 11번지는 블로섬 거리에서 가장 북적북적 바쁜 곳이 되었어요.

조용했던 머레이 할머니 집이 이웃들로 떠들썩해졌네요. 모두 모여 북적북적해진 할머니 집 한쪽 구석에 행복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고양이. 이 모든 것을 예상한 것처럼 보이는 그 표정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누구의 고양이도 아니면서 또 모두의 고양이이기도 한 어느 떠돌이 고양이가 가져온 사랑과 평화, 존중과 나눔, 진정한 소통이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책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 그림책이 전해준 따뜻한 여운을 즐겨보세요.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마음도 둥글둥글 몽글몽글해지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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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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