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책표지 : Daum 책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원제 : There Is A Tribe Of Kids)
글/그림 레인 스미스 | 옮김 김경연 | 문학동네
(발행 : 2017/01/02)

※ 2017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작


“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로 1992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 1993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 “할아버지의 이야기 나무”로 2011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 2012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했던 레인 스미스의 최신작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는 2017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최종 후보에 올라있는 작품입니다.

개성 강한 그림과 참신한 스토리로 그간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온 레인 스미스의 이번 그림책은 친구를 찾아 길을 떠나는 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혼자일 때 불완전한 존재인 우리에게 던지는 커다란 응원이자 격려를 담은 그림책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성큼 한 발 앞으로 내딛고 나가는 아이를 따라 우리도 나서 볼까요?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산양 가족 무리에 아이 한 명이 껴있습니다. 절대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듯이 마지막 남은 산양을 아이는 꼭 끌어안고 있어요. 하지만 그 산양마저도 친구들 무리를 따라 바위산을 훌쩍 넘어가 버렸어요. 혼자 남겨진 아이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이내 자리를 뜨면서 말합니다.

친구들이 있었어.

‘있었어’라고 쓴 과거형의 문장에서 아이가 현재 느끼고 있는 외로움이 보입니다. 미련을 던져버리듯 아이는 산양처럼 보이려고 달고 있던 뿔을 던져 버렸어요. 어차피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자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으니까요.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길을 걷던 아이는 이번에는 펭귄을 만났어요. 그들과 잠시 행복했지만 만남은 오래가지 않아요. 잠시 어울렸던 무리들이 떠나자 이번에도 아이는 혼자 남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는 이별 때문에 다가올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펭귄과 만나면 펭귄처럼 놀고 해파리를 만나면 해파리처럼 놀고 고래를 만나면 고래와 놀고 까마귀를 만나면 까마귀와 어울립니다. 그 순간만큼은 가장 행복하게 가장 즐겁게 그들과 함께합니다.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높고 뾰족한 돌탑 꼭대기에 혼자 남겨진 아이에게서 두려움과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이곳은 어디일까, 또 혼자 남겨진 걸까? 다시 나아갈 수 있을까? 아이의 마음처럼 흔들흔들 흔들리는 돌탑이 아슬아슬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남겨진 자리에서 두려움에 떨고만 있지 않아요. 떠난 친구들을 원망하며 주저앉아 버리지도 않아요. 씩씩하게 다시 길을 나서고 그 길에서 또 다른 친구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합니다. 그렇게 앞으로 앞으로!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뿜뿜 빰빰 유쾌한 음악이 연주될 것 같은 풍경입니다. 외롭고 힘든 길을 가면서도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잠시라도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기 때문이에요. 차가운 빙판 위에서도 뜨거울 수 있고, 칠흑 같은 어두운 곳에서도 빛날 수 있고, 녹음이 우거진 정글 속에서 초록보다 더 푸를 수 있는 마음 가득한 열정과 사랑, 누구와 있든 그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즐기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누구나 가족이 있고 오랜 시간을 함께할 친구가 있는데, 모두가 반짝반짝 화려하고 빛나고 있는데 혼자만 검고 어두운 곳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막막하고 두려운 날들도 있었어요. 두려움 속에서 밤새 꿈을 꾸고 깨어난 어느 날 아침, 아이는 화려한 오색빛깔 조개껍질이 어디론가 인도하듯 자신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 길을 따라 아이는 묵묵히 걸었어요. 뚜벅뚜벅 앞으로 앞으로!

친구가 있어, 앞으로 앞으로!

그리고 드디어 만났어요. 그를 인도한 그 길을 따라 간 곳에서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을, 그를 똑닮은 그들을,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즐겁고 행복한 그들을……

모두 다 친구들이야.

이제 여기서 그만할까 싶은 순간 아이 앞에 마술처럼 나타난 반짝반짝 조개껍질 길, 어쩌면 이미 그 길은 오래전에 존재했던 길일지도 몰라요. 수많은 경험치가 쌓이고 쌓여 커다란 내공을 지니게 된 이들에게만 보이는 길일지도……

삶을 살다 보면 어둡고 깊은 수렁에 빠질 때도 있어요. 높고 위태위태한 곳에서 흔들릴 때나 가슴 졸일 때도 있고요. 미로 같은 길에 들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마냥 울고 싶어지는 날도 있고, 나 혼자만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조마조마한 날도 있어요. 누구에게나 후회되는 일이 있고 이제 그만할까 하는 순간이 다가올 때도 있기 마련이죠.

레인 스미스는 그림책 속에서 다양하게 변하는 장소와 색상의 변화로 길 위에 선 아이의 심리를 절묘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마침내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진실하게 꾸준히 가다 보면 내일이 보인다고. 행운과 행복이 바로 네 눈앞에 있다고……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