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엑스레이
책표지 : Daum 책
공룡 엑스레이

글/그림 경혜원 | 한림출판사
(발행 : 2017/03/23)


“공룡 엑스레이”는 공룡과 병원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어 보자마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를 만큼 흥미로운 그림책입니다. 여기저기 불편하고 아픈  공룡들이 병원을 찾아와 엑스레이를 찍고 공룡 의사 선생님이 내린 처방대로 치료를 받은 후 돌아간다는 재미난 설정을 갖춘 이 그림책은 병원놀이 좋아하는 아이들, 공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좋아하는 아이들 모두 단번에 쏘옥 빠져들만큼 재미있게 만들어졌어요.

스테고사우루스 님,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병원 대기실에 공룡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앉아있어요. 그 때 닭 간호사가 스테고사우루스의 이름을 부르며 안내를 해주었어요.

공룡 엑스레이

너무나 익숙한 병원 진료실 풍경이죠. ^^ 다소곳한 자세로 진료실 의자에 앉은 스테고사우루스에게 의사 선생님이 어디가 불편한지 물었어요. 다른 공룡들이 자신을 느리고 답답하다고 바보라 놀리는 것이 불편하고 등에 주르륵 붙어있는 골판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는 스테고사우루스의 말에 의사 선생님은 엑스레이로 머리와 골판을 찍어 보자고 제안했어요.

실제 병원에서 상담하는 것처럼 본문을 대화체로 구성한 것이 눈에 띕니다. 병원놀이하는 것처럼 역할을 정해 아이와 주거니 받거니 읽기 놀이를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공룡 엑스레이

진짜 스테고사우루스 엑스레이 사진을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실감 나네요. 병원은 무서워해도 병원놀이는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판형 가득 펼쳐지는 공룡 엑스레이는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엑스레이 사진 앞에서 의사 선생님은 스테고사우루스의 몸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주었어요. 머리뼈가 몸에 비해 아주 작고 뇌가 있는 공간도 좁지만 풀을 먹는 초식 공룡이기 때문에 날쌔게 사냥할 필요가 없고 꼬리에 있는 뼈로 된 날카로운 가시 덕분에 누군가 함부로 덤비지 못하니 스테고사우루스는 굳이 머리를 많이 쓸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설명. 스테고사우루스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고 했던 골판에는 핏줄이 지나가 체온 조절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절대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의사 선생님의 친절하고 상세한 답변에 진료를 마친 스테고사우루스는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검사 후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만큼 만족스러운 진단은 없지요.

공룡 엑스레이

성별과 식성, 길이, 무게, 증상을 적은 진료 기록 카드 뒷장에는 진료를 받은 공룡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적혀있어요. 병원에서 간호사가 환자에게 안내를 하는 것처럼 공룡 병원 닭 간호사는 스테고사우루스에 대해  의사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 외에 공룡의 습성이나 특징, 학계에서 연구하고 보고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정보 코너는 아이들에게 자칫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공룡 엑스레이”는 에피소드처럼 첨가된 코믹한 그림이 정보를 좀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공룡 엑스레이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따라 높은 나뭇가지의 풀을 먹으려고 무리해서 고개를 올리다 목을 다친 디플로도쿠스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서 의사 선생님은 두 공룡의 뼈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두 공룡의 사진을 비교해가며 자세히 설명해 주었어요. 디플로도쿠스는 긴 목이 뻣뻣하고 견고한데다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짧아 목을 어깨 높이 이상으로 올리기 어렵지만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목뼈 사이사이 빈 공간이 있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나뭇가지의 풀을 먹기 좋은 구조라는 설명을 한 후 목을 다친 디플로도쿠스에게 목 보호대를 해주었어요.

공룡 엑스레이

진료를 마친 공룡이 나가면 다음 번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와 자신의 증상을 이야기합니다. 모성애가 강한 마이아사우라는 새끼들을 돌보느라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렸어요. 애들도 중요하지만 엄마가 건강해야 애들을 계속 돌볼 수 있다면서 영양제를 맞고 가라는 장면에 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허약해진 몸으로 영양제 맞으면서도 마이아사우라는 아이들이 배고플까 봐 걱정이에요.

박치기 공룡으로 알려진 스테고케라스의 엄마는 사춘기 아들의 머리뼈에 이상이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고요. 알 때문에 싸움이 난 오비랍토르와 프로토케라톱스는 공룡 병원 엑스레이 사진 덕분에 누구의 알인지 판별할 수 있었어요. 너무 짧은 앞발이 불편하다는 티라노사우루스에게는 수술대신 짧은 앞발을 보조해 줄 등긁개를 선물했어요.

찾아보면 다 방법이 있기 마련이지요.

의사 선생님은 고민 많은 공룡들을 향해 진솔한 조언도 아끼지 않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상담을 하는 동안 아픈 몸과 마음을 치유받고 돌아가는 공룡 병원은 공룡들에게 사랑방 같은 장소예요.

공룡 엑스레이
원장 명패의 물음표는 필자가 집어넣었습니다. 원작에는 명패에 이름이 드러나 있습니다.

보람찬 하루를 마치고 공룡 의사 선생님이 퇴근할 시간입니다. 하얀 가운을 벗으니 의사 선생님도 여타 공룡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요. 공룡을 치료하는 의사 선생님의 이름은 과연 뭘까요? 뇌의 크기가 몸에 비해 커서 머리가 좋았을 거라 여겨지는 공룡입니다. 날렵한 몸과 긴 다리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고요. 새끼도 자상하게 돌본 공룡이기도 했대요. 일부 공룡 학자들은 이 공룡이 멸종하지 않고 진화했다면 인간 수준까지 발전했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대요.

그렇다면 공룡 천지인 이 병원에 왜 닭을 간호사로 그렸을지 궁금해집니다. 그것 역시 근거를 가지고 있어요. 학계에서는 새가 공룡에서 진화했다고 생각한대요. 그러고 보니 티라노사우루스와 닭이 서 있는 모습이 비슷해 보이지 않나요?

공룡들의 특징과 공룡 연구 자료, 학계에서 찬반이 분분한 주제까지 그림책 소재로 끌어들여 디테일하게 구성한 그림책 “공룡 엑스레이”,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불만을 가진 공룡, 모성애 강한 공룡, 좌충우돌 사춘기 아이를 닮은 공룡 등등 인간 사회에서 있을 법한 다양한 이야기가 그림책을 읽는 내내 친근함을 느끼게 합니다. 방대한 정보를 담아 지식 그림책이 갖추어야 할 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그림책 속에 재미와 유머까지 담아내 그동안 꾸준히 공룡 그림책을 선보여온 경혜원 작가의 역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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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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