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와 메이
책표지 : Daum 책
몰리와 메이

(원제 : Molly & Mae)
대니 파커 | 그림 프레야 블랙우드 | 옮김 공경희 | 웅진주니어
(발행 : 2017/09/29)


나란히 앉아 이야기 나누고 있는 두 아이의 정감 어린 모습이 햇살처럼 따스하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무슨 이야기를 저리 다정히 나누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이젠 안녕” 으로 2010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수상한 작가 프레야 블랙우드의 신작 “몰리와 메이” “행복해 행복해 정말 행복해” 로 멋진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대니 파커와 함께 만든 그림책입니다.

몰리와 메이

몰리와 메이가 처음 만난 곳은 기차역이었어요. 몰리가 엄마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을 때 메이는 기차를 기다리며 지루해하고 있던 참이었죠.

몰리는 벤치 아래에서 메이를 처음 보았어요.
두 아이는 깔깔 웃었어요.

깔깔 웃는 것 하나만으로 두 아이는 바로 친구가 되었어요. 그리고 그 순간부터 조용했던 기차 승강장은 두 아이의 즐거운 놀이터로 변신합니다. 술래잡기를 하고, 함께 풍선껌을 불고, 듣는 이 아무도 없지만 속닥속닥 비밀 이야기도 나누면서 까르르 웃는 아이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두 아이에겐 너무나 즐거웠어요.

몰리와 메이

드디어 기다리던 기차가 도착했습니다. 덜컹덜컹 기차가 출발을 하고 두 아이도 엄마와 함께 기차에 오릅니다. 장소만 바뀌었을 뿐 기차 안에서도 몰리와 메이는 무엇이든 함께였어요. 인형 놀이도, 엄마 놀래 주기도, 심심하게 앉아있을 때도 모두 함께였죠.

목적지를 향해 순탄하게 달려가는 기차처럼 두 아이의 관계도 순탄하게 지속됩니다. 이제 처음 시작한 둘 사이는 호기심으로 넘치고 기쁨으로 가득 차 있어요.

몰리와 메이

하지만 얼마쯤 지나 몰리와 메이 사이에 불화가 쏘옥 고개를 내밀고 나타났어요. 몰리가 메이더러 바보 같다고 하자 메이는 몰리의 잘난 척이 싫다고 말했죠. 결국 몰리가 돌아앉아 버렸고 메이는 이제 혼자 남았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영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이 존재할까요? 친구 관계나 연인 관계, 부모 자식 관계처럼 가까운 사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사이에도 사소한 오해로 인해 갈등이 생겨나기 마련이죠. 몰리와 메이 역시 아주 사소하게 시작된 다툼이 결국 두 아이를 갈라놓아버렸어요.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안 될 것처럼 꼭 붙어 다니던 두 아이는 돌아앉아 각자 생각에 잠겼어요.

몰리와 메이

각자 다른 창을 통해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몰리와 메이. 두 아이의 마음처럼 창밖에 비가 내려 들판이 뿌옇게 번져 보입니다. 비가 오거나 말거나 두 아이 마음이 침울하거나 말거나 덜컹덜컹 기차는 제 갈길 갈 뿐이라는 듯 앞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야속하게 흐르는 시간처럼 말이에요. 한참을 그렇게 가다 보니 몰리와 메이는 서로가 보고 싶었어요.

몰리와 메이

메이에게 했던 심한 말을 떠올린 몰리가 먼저 용기를 내어 메이에게 다가갑니다. 처음 만났을 때 의자 밑에 웅크리고 있던 메이를  찾아냈던 몰리가 이번에는 의자 밑에서 메이 앞으로 고개를 내밀었어요. 그때까지 풀 죽어 시무룩하게 앉아있던 메이가 몰리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두 아이 얼굴에 미소가 사르르 번져갑니다. 잠시 멀어졌던 둘 사이에 다시 다리가 놓였어요.

닫혀버린 상대의 마음을 여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실하게 다가가는 것 아닐까요? 몰리처럼 말입니다. 두렵고 떨리더라도 용기 내어 먼저 다가가 손 내미는 순간 상대도 분명 마음의 문을 열거예요.

몰리와 메이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이 이어졌어요.
언덕, 계곡,
굽은 길, 곧은 길,
다리, 터널을 지나……

기차는 달리고 또 달렸어요.

두 아이는 어느새 차분한 모습으로 나란히 앉아 어두워진 창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다 알고 있는 오랜 친구처럼 말이죠. 기차가 종착역에 도착하자 두 아이는 서로를 도와 짐을 챙겼어요. 두 손을 꼭 잡고 기차역을 나서는 두 아이 모습에 괜스레 마음이 찡해지네요. 오랜 시간 같은 곳을 향해 같은 기차를 타고 달려온 두 아이, 이제 서로 각자의 길을 향해 갈 시간입니다.

뜻밖의 만남, 예기치 못한 작은 사건과 사고들,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면서 변하는 창 밖 풍경들, 기쁨과 슬픔, 만남과 이별…… 다양한 상황을 만나면서도 한 번 올라탄 순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끝없이 달려가는 기차 여행이 마치 우리의 인생 여정처럼 느껴집니다. 대니 파커의 간결하면서도 의미심장한 글과 연필선을 살린 서정적이면서 따뜻한 프레야 블랙우드의 그림이 돋보이는 “몰리와 메이”, 기차 여행을 하는 동안 만난 몰리와 메이 이야기를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 인생의 여정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잔잔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