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셋 꽃다발 셋
책표지 : Daum 책
아빠 셋 꽃다발 셋

글/그림 국지승 | 책읽는곰
(발행 : 2017/11/15)

2017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그림책 제목에 들어있는 ‘아빠’라는 글자만 봐도 괜스레 가슴이 찡해집니다. 그림책을 읽고 나면 더욱 가슴이 찡해집니다. 세상 모든 아빠들의 마음이 그림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겠죠. “앗! 따끔!”이라는 그림책으로 아이들의 장난기 가득한 상상력을 재치 있게 보여주었던 국지승 작가가 오랜만에 선보인 신작 “아빠 셋 꽃다발 셋”입니다.

아빠 셋 꽃다발 셋

속표지에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 세 명의 아빠가 간단하게 소개됩니다. 수줍음이 많아 얼굴이 잘 빨개진다는 오케이 택배 김 기사님은 수줍음 때문인지 거울 앞에서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어요. 아이들 우는 게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는 튼튼 소아과 김 원장님은 비장한 표정으로 출근 준비를 하고 있고요. 아침잠이 많은 탄탄 건설 김 과장님은 칫솔질을 하면서도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오늘도 긴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출근하는 이들로 분주한 아침 8시, 김 기사님이 타고 있는 파란색 OK 택배 차, 김 원장님이 타고 있는 초록색 승용차, 만원 버스에 타고 있는 김 과장님도 기나 긴 출근 행렬에 동참한 이른 아침입니다.

아빠 셋 꽃다발 셋

바쁜 하루가 지나갑니다. 처리할 서류가 산더미 같이 쌓이고 전화는 쉴 새 없이 걸려오고 진료해야 할 환자는 끝도 없이 밀려옵니다. 또 배달해야 할 물건은 얼마나 많은지요.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면서도 세 아빠는 잊지 않고 다들 꽃다발을 하나씩 샀어요. 바쁜 와중에도 각자 꼼꼼히 챙긴 꽃다발, 누구에게 주려는 걸까 궁금해집니다.

세 아빠는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비슷비슷한 장소에서 스치듯 지나칩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출근을 하고 택배를 배달하러 간 사무실에서 마주치기도 하죠. 비슷한 시각 꽃다발을 사러 나가면서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요.

아빠 셋 꽃다발 셋

결재를 기다리는 산더미 같은 서류, 진료를 기다리는 어린 환자들, 배달해야 할 수많은 물건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아빠들의 일상이 그림책 속에 애잔하게 펼쳐집니다.

그런데 세 아빠들 근처에 공통으로 보이는 물건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소중하게 챙겨놓은 꽃다발 근처에 놓인 작은 액자 속에는 세 아빠의 아이들이 빙그레 웃고 있어요. 운전 중에도 액자 속 딸아이 사진을 바라보며 싱긋 웃는 김 기사 아저씨의 뒷모습은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는 엄마 아빠에게 우리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피로회복제겠지요. 생각만 해도 불끈 힘을 솟게 하고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그런 존재가 바로 우리 아이들입니다.

아빠 셋 꽃다발 셋

어제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낸 세 아빠들의 퇴근길, 잿빛 하늘에 눈이 펑펑 쏟아지는 저녁 시간입니다. 긴 하루를 무사히 마친 아빠들이 일을 마치고 서둘러 간 곳은……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이었어요.

하나 유치원 작은 음악회가 막 시작되었습니다.

아빠 셋 꽃다발 셋

무대 위에서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제자리를 찾지 못한 친구도 보이고, 다른 곳에 시선을 빼앗긴 친구도 보이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 친구들도 보이네요. 김 원장님은 별님이 된 민재를, 김 기사님은 토끼 서영이를, 김 과장님은 사자 정혁이를 금세 찾아냈어요. 흠, 찬찬히 관찰해 보니 민재도 서영이도 정혁이도 아빠를 쏘옥 빼닮았군요. ^^ 열세 명의 천사들 재롱을 보는 것으로 오늘 하루 아빠들의 어깨를 짓눌렀던 피로가 한방에 싸악 가셨을 것 같습니다.

아빠 셋 꽃다발 셋

김 원장님도 김 과장님도 김 기사님도 웃음이 절로 납니다.
민재도 정혁이도 서영이도 활짝 웃습니다.

아주아주 특별한 밤입니다.

아빠 품에 안긴 아이들 너무나 행복한 표정입니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 역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아 보이네요. 흰 눈이 펑펑 내리는 차가운 겨울날이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이기에 더욱 따뜻하고 든든한 힘이 되어 보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여서 더욱 행복한 오늘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아빠들의 일상을 특별한 느낌으로 그려낸 이 그림책은 우리 가족 이야기면서 이웃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내 아이 이야기면서 동시에 어린 시절 우리들과 우리 아버지들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평범한 하루 속에 특별함, 특별함 속에 사랑을 가득 담은 따스한 그림책 “아빠 셋 꽃다발 셋”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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